|  | | | ↑↑ 김성용 연합통신 논설위원 | | ⓒ 경북연합일보 | |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 인근 러브커넬(Love canal) 지역 주민들은 1970년대 후반 대규모 토양 오염으로 곤욕을 치렀다. 러브커넬 사건으로 불린다. 운하건설 사업이 중단된 뒤 화학폐기물 매립장으로 사용되다 매립이 완료되고 진흙으로 덮어 폐쇄시켰는데 이후 하수도 건설 등 과정에서 진흙 폐쇄층이 파괴됐다. 발암 성분 등이 포함된 화학물질이 스며 나와 토양을 오염시켰고 주민들이 건강 이상 증세로 고통받았다. 러브커넬은 불모지로 변했다. 당시 미국 행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들을 대거 이주시켰으며 이 사건을 계기로 미국에선 '슈퍼펀드(superfund)법'이 제정됐다. 오염 책임 소재를 규명할 수 없거나 정화 비용을 지불할 수 없을 때 미국 연방 정부가 보유한 자금(슈퍼펀드)으로 오염 정화를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1970년대 초반 발표돼 인기를 끈 대중가요 '흙에 살리라'는 '초가삼간 집을 지은 내 고향 정든 땅'으로 시작해 고향에 대한 애틋한 정을 담았다. 가사 속에 등장하는 고향과 흙은 동의어처럼 들린다. 우리 모두에 가깝고도 살가운 대상이다. 흔하고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언제부터인가 흙을 밟고 살기 힘들다는 얘기를 자주 듣게 된다. 최근 일부 지방의 관광 명소에선 흙길을 맨발로 걷는 행사를 크게 홍보하기도 하는데 흙길 다니는 게 특별한 이벤트나 프로그램이 돼 버린 셈이다. 흙은 지구 표면의 바위가 부스러져 생긴 무기물과 동식물에서 생긴 유기물이 섞여 이뤄진 물질로 정의된다. 한자어로 토양(土壤)이다. 한자 토(土)는 육상 식물이 자라고 있는 상태를 표현한 상형문자이고 양은 부드러운 흙을 뜻한다. 영어 Soil은 고대 라틴어의 'Solum'에서 유래했다는데 지면을 의미한다. 토양의 맨 아래층은 대부분 암반이다. 암반 위에는 모래 같은 작은 알갱이가 있고, 이 것이 더 잘게 쪼개져 표토가 형성된다. 토양은 생물의 터전이라고 할 수 있다. 거의 모든 식물은 토양에 뿌리를 박는다. 양분의 저장고이면서 유입된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기능을 가진다. 식량 생산기지나 물 저장고로서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토양의 고유 기능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물과 바람 등에 의해 토양이 자연적으로 유실되는 경우도 있지만 급격한 도시화가 주요인 중 하나다. 건축물과 도로 등이 늘어나면서 토양이 빠르게 사라진다. 아스팔트 같은 불투수층 재료와 포장으로 토양의 표면이 덮어지는 '차폐' 현상은 토양의 소실을 가속화시킨다. 환경부가 최근 공개한 '토양의 재발견' 소책자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경지 면적이 1975년 224만㏊가량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14년에는 169만㏊ 수준을 보였다. 50년 만에 25%가 줄었다. 같은 시기 총인구는 3천500만 명에서 5천만 명으로 43% 늘었다. 과도한 토지 개발이나 산업활동을 통한 토양 훼손이나 오염 현상은 지속하고 있다. 토양이 생성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1㎝ 두께의 토양이 만들어지기까지 수백 년이 소요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토양은 생성된 자리에서 그대로 보존될 때 생태계 본연의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토양의 유실이나 이동이 불가피하다면 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만 할 것이다. 도시의 지면이 인공 구조물로 뒤덮이는 현상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 아스팔트를 깔더라도 불투수성 포장 재료 대신 투수성 재질로 교체하는 게 바람직하다. 비가 내리면 토양으로 흡수되도록 침투 시설을 설치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만 하다. 미국뿐 아니라 주요 국가들은 토양을 보존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유럽연합은 토양 유실 방지, 유기물 함량 유지, 오염 정화 등 부문별로 토양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독일의 경우 도시 지역의 차폐 정도를 조사해 2030년까지 토양의 차폐 면적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토지 이용과 개발에 대한 인증 시스템을 만들어 운영하는 방식이 동원된다. 오스트리아는 도시 확산과 부지의 이용, 토양의 차폐 현상을 10분의 1 수준으로 저감하는 것을 목표로 토양 보호 정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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