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첨성대의 내진설계 비밀을 12단까지 흙과 자갈로 채웠고, 19단과 20단에 내부 정자석(井字石)을 배치, 아래는 밖으로 부풀도록 했고, 위쪽은 좁아드는 모습으로 설계한 것으로 꼽았다.
첨성대는 기초가 되는 기단석 위부터 27단까지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서로 엇갈리도록 쌓아올려져 있다. 남쪽 창 바로 아래인 1단부터 12단까지는 자갈과 모래를 채워 넣었는데, 이 공법은 선박 아래에 물을 채우는 것과 같이 균형을 유지해 첨성대가 와르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해준다.
이채경 경주시 문화재과 팀장은 "첨성대 뿐 만아니라 석굴암 천장이나 월정교 교대에도 석축(돌못)이 군데군데 박혀있어 특별한 접착제 없이도 매우 견고하게 원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돼있다"고 덧붙이면서 신라 석조문화재의 우수성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기초이다. 경주시 남산동 탑지 발굴에서 유추해보면, 기초가 매우 넓고 깊으며 흙과 자갈로 층층이 쌓여 있다. 첨성대는 더 큰 구조물인 만큼 기초 작업이 상상 이상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이 밝힌 2012년 자료에 따르면 서기 2년부터 1904년까지 한반도에서는 모두 2천161차례의 지진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사기에는 첨성대 축조 후에도 경주에서는 신라 혜공왕 15년(779년) 3월 민가가 무너지고 죽은 자가 100여 명에 이르는 상당한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기사가 있다. 다만 첨성대 등이 '내진설계'를 했다는 기록은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지난 12일 발생한 경주시 지진과 관련, 경주시와 그 일대의 문화재 피해상황에 대한 점검을 실시한 결과, 18일 현재 60건의 문화재(국가지정 36건, 시도지정 및 문화재자료 24건)에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경주시가 집계한 피해 사례는 19일 현재 50개소로 국가 지정이 30개이며, 경북도 지정은 20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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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번 지진으로 효현리 3층 석탑 기단부에 군열이 발생해 정밀조사를 위해 덮개를 씌워놓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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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은 지난 추석연휴기간 중 주요 문화재에 대한 추가 점검과 함께, 여진과 태풍영향 등으로 인한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주시, 문화재 돌봄사업단 등과 합동으로 기와 정비와 우장막 설치 등 응급조치를 시행했다.
또 19일부터는 문화재청 소속 직영사업단과 전국의 문화재 돌봄사업단, 전통가옥 경상보수단을 피해지역에 긴급 투입해 파손된 기와, 담장 등에 대한 대대적인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피해가 확인된 문화재에 대해서는 긴급보수비(23억원) 지원 등을 통해 조속한 복구가 이뤄 질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특히 2㎝ 가량 기울기 변이가 발생한 첨성대는 과학적 정밀 안전진단과 문화재위원회 등의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적절한 보존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첨성대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전면 해체·복원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밖에 문화재 피해 유형은 지붕과 담장 기와 탈락, 벽체 균열 등이 나타나 민관합동 정비·보수팀의 손을 바쁘게 하고 있다.
이영걸 경주시 문화재과 팀장은 "경주 문화재는 경미한 피해가 대다수라 매우 다행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주요 유물인 만큼 온전히 복구하고 정비하는 것은 매우 전문적인 분야라 상당한 시간과 예산이 필요하다"며 "경주가 지진을 극복하고 세계문화유산들이 국제적으로 더욱 각광을 받을 수 있도록 국민들이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보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병찬 기자 jameskang65@kby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