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문무학 문학박사 | | ⓒ 경북연합일보 | |
9월 12일 강도 5.8의 지진이 일어나고, 복구할 겨를도 없이 100mm가 넘는 폭우가 내리고, 19일 밤 또 규모 4.5의 여진이 발생한 경주, 걱정이 태산이다. 정부는 모든 행정력을 경주에 집중, 피해 복구와 시민 불안을 달래야 한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정치권에서 논의도 있어야 하고 정부도 철저한 조사를 해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결정하는 것이 바른 순서이긴 하다. 그러나 이번 경주의 지진 피해를 단순히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야 할 만큼 많은 피해를 입었느냐, 아니냐를 조사하여 그 피해가 75억 원 이상이 되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그 이하면 하지 않는다고 하면 매우 곤란한 일이 된다. 정부는 철저히 조사를 해야 하고, 정치권은 여야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 같은 데, 이번 경주 지진 피해는 금전적으로만 계산해서 안 될 특별한 이유들이 있다.
그 이유의 첫째는 경주가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역사문화 도시라는 점이다. 우리는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민족이지만 그 긴 역사에 걸 맞는 많은 문화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우리가 가진 문화재는 더 소중하고 더욱 잘 보존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우리가 세계에 자랑하는 여러 문화재가 경주에 산재하고 있기 때문에 경주는 대한민국에서 대단히 특별한 곳이다. 그것이 특별재난지역 선포의 요구 조건이기도 하다. 둘째, 경주의 지진 피해를 단순히 돈으로만 환산해서는 안 된다. 경주에서 지진 피해를 입은 모든 것은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들이다. 이 땅에 아니 이 지구상에 하나밖에 없는 문화재들이 훼손되었다는데 단순히 그걸 복구하는 데 드는 돈만 계산하여 재난 지역이니 아니니 구분하는 것은 우리 역사와 문화재에 대한 정당한 대접이라고 볼 수 없다. 돈으로는 계산되지 않는, 계산될 수 없는 우리 조상들의 훌륭한 지혜와 정신이 배어 있는 것 아닌가. 정부는 경주를 그야말로 특별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야 한다. 셋째 특별재난 지역으로 선포되지 않으면 안 될 또 하나의 이유는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문화재는 당연히 경주시민들의 것만은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의 것이다. 따라서 훼손된 문화재를 복구하고 정비하는 것은 우리 국민 모두의 몫이고, 당연히 정부가 복구의 책임을 져야 한다.
평소 우리 역사를 자랑해야 할 때는 경주를 들먹이고 문제가 생기면 모른척하는 국민이 되어서는 안 된다. 경주의 문화재는 당연히 국가의 돈으로 복구되어야 한다. 넷째, 정부는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복구 자금을 조속히 지원해야 한다. 지금 경주시민들은 9월 12일 지진 이후 계속되는 여진으로 불안에 떨고 있다. 그런 국민들에게 빠르게 지원을 약속하는 것이 위로하는 길이기도 하다. 경주는 고도 보존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을 적용받는 도시다. 시민들은 재산권 행사에 상당한 제한을 받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의 보상도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그 어디에서도 지진이 일어나선 안 되겠지만, 하필이면 우리 민족 역사의 흔적이 많은 경주에서 일어났는가 원망스럽다. 이런 어리석은 안타까움의 표현도 경주는 그야말로 여느 도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지만, 경주 지진 피해 복구를 경주시민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관련해서 책임 있는 모든 사람들이 경주가 지닌 특별함에 주목해야 한다. 피해 상황을 보더라도 천년 고도의 기와집 2천여 채 이상이 피해를 입었다. 이런 곳을 꼭 법적 기준 따져야 하고,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겠는가? 특별재난지역은 돈이 아니라 특별함이 그 기준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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