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 2026-08-07 01:15:00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행사알림
회사알림
 
뉴스 > 칼럼
환상의 빛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9월 18일(일) 13:29
↑↑ 현경숙 연합통신 논설위원
ⓒ 경북연합일보

담담한 묘사로 긴 여운을 끌어내는 데 탁월한 일본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는 한국에 적잖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데뷔작'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그의 첫 작품 '환상의 빛'(1995)은 일본의 어느 가난한 기찻길 옆 동네와 바람이 몰아치는 어촌, 2곳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주인공 유미코와 남편 이쿠오는 갓 태어난 아들을 키우며 가난하지만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쿠오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졸지에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유미코는 상실의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다 7년 후 타미오와 재혼한다. 유미코는 일상의 행복을 되찾는 듯 하는데 어느덧 이쿠오의 자살이 자신 때문일 것이라는 자책에 다시 빠져 괴로워한다. 

 새 남편 타미오는 유미코에게 말한다. "아버지가 전에 배를 탔는데, 바다 위에 있으면 저 멀리 빛이 보였대. 반짝반짝 빛나면서 아버지를 끌어당겼대.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이쿠오가 자살한 이유는 알 수 없되 유미코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환상의 빛'은 자살 유가족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과 죄의식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그렸다.
 일본은 자살률이 높기로 유명하다. 지난해 일본의 자살자 수는 2만4천25명으로 집계됐다. 매일 66명가량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셈이다. 성인 4명 가운데 한 명은 자살을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4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넷 여론 조사에서 25.4%가 "과거에 진지하게 자살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과거 1년 이내에 자살을 시도했다가 미수에 그친 경우가 있다는 응답도 남성 0.5%, 여성 0.6%에 달했다. 이를 환산하면 일본 전역에서 남성 26만4천 명, 여성 27만1천 명 등 53만5천 명이 과거 1년 사이에 자살을 기도했던 셈이 된다.
 이처럼 자살 문제가 심각한 일본보다 자살률이 높은 나라가 한국이다. 한국은 12년 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10만 명당 자살자는 2010년 31.2명에서 2014년 27.3명으로 그나마 줄어들었지만, 2위권인 일본, 핀란드보다는 10명가량 많다. 자살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연간 6조4천억 원에 이른다.
 자살 유가족은 국내에서 자살자 한 명에 6~10명, 한 해 평균 9만 명 넘게 발생한다. 이들은 오랫동안 심리적, 신체적, 사회적 고통을 겪는다.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심리부검센터의 조사를 보면, 국민의 31.8%는 가족, 친척, 친구, 선·후배 등 가까운 사람의 자살을 경험한 적이 있었다. 

 자살 유가족은 상실의 고통에 더해 막연한 죄책감, 자기 비난, 분노 등 복합적인 심리적 고통을 겪게 된다. 자살 유가족은 자살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다.
 자살 유가족의 자살위험이 일반인의 8.3배나 된다는 연구도 있다.
 정부는 OECD 1위 자살 오명국의 불명예를 벗기 위해 2020년까지 자살률을 인구 10만 명당 20명까지 낮추려 하고 있다. 인본주의적 유교전통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자살률이 높아진 것은 우리 사회가 병리 현상을 보일 정도로 살기 팍팍해졌음을 말해준다.
 직접적 자살 원인은 우울증 등 정신질환, 경제문제, 질병 등이다. 이 원인들은 전체 자살 이유 중 각각 20% 정도를 차지한다. 이런 원인의 근저에는 빈곤과 실업이 자리 잡고 있다. 

 따라서 자살을 줄이기 위해서는 예방 캠페인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절대 빈곤을 해소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자살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유가족들이 2중, 3중으로 고통을 겪고, 더 큰 자살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또 우리 사회의 생명존중 사상과 전통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는 국제자살예방협회(IASP)와 함께 매년 9월 10일을 자살예방의 날로 정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지만, 생명존중 사상은 힘을 얻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경제적 부는 빠르지는 않지만,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런데도 살기 편해지기는커녕 갈수록 힘들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Copyrights ⓒ경북연합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영덕 고래불역서 철도관광 축제 열린다
안동 월영열차·와룡빛터널 첫선
군위군의회 산경위 의정활동 돌입
경북소방, AI 기반 재난대응 강화…신고접수시스템 고도화
대구시, 제조기업 AX 전환 가속화 돕는다
경주시, 공공기관 유치전 돌입…원자력·에너지안전 분야 공략
청송사랑화폐 할인율 15%로 조정…안정 공급 강화
포항에 동북권 ICT콤플렉스 개소…AI·SW 인재 양성
어린이 문화체험 프로그램 확대 운영
민선 9기 경북도 투자유치특위 발족
최신뉴스
408억원 규모 ‘경북 혁신 벤처펀드’ 결성  
대구경북 말산업 특구 활성화 채찍질  
노지 밭작물 스마트 관수기술 도입  
안동시 착한가게 400호점 탄생  
예천군, 지역 환경리더 양성 나섰다  
영양군, 고추 재배 종합 평가회 개최  
영주서 대만 복싱 선수단 350명 전지훈련  
‘부적합 방폐물 반입, 케리(KAERI)’ 엄중 처벌해야  
달성군 찾아가는 장애인식개선 문화예술교육 호응  
군위군, 폭염 속 농작업 안전 지킨다  
대구서 조수미 세계무대 데뷔 40주년 기념공연 열린다  
볼거리 많은 대구과학관, 대구 인기 공공기관 1위  
냉방기기 사용·전력 수요 급증…화재위험경보 ‘심각’ 상향  
경북도, 민·관 합동 독도 연안·수중 정화행사 개최  
경북도, 자연재해저감 종합계획 추진 본격화  

신문사소개 편집규약 윤리강령 고충처리인제도 개인정보취급방침 제휴문의 광고문의 구독신청 기사제보 저작권 문의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경북연합일보 / 사업자등록번호: 505-81-82281/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화랑로 32 (성건동)
발행인.편집인: 정진욱 / mail: sp-11112222@daum.net / Tel: 054)777-7744 / Fax : 054)774-3311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가0003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진욱
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27,778
오늘 방문자 수 : 3,336
총 방문자 수 : 41,756,2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