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김종현 논설위원 | | ⓒ 경북연합일보 | |
북한이 1964년 핵 개발에 착수한 이후 50여년 만에 결국 절대무기를 손에 넣었다. 북한은 핵 개발에 나선 이후 단 한 순간도 무기화를 향한 노력을 포기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으려 했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하고 본격적인 핵 개발에 나선 1993년 이후 지금까지도 그런 '신앙'은 요지부동이었다. 북한이 핵무기 보유를 선언(2005년)하고, 핵무기 1차 실험(2006년)에 돌입했는데도 우리 정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실패', '규모가 너무 작다', '북한이 의도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 '엄포용', '아직 무기급 단계로 발전시키지 못했다', '소형화는 멀었다' 등으로 북한의 기술을 폄하했다. 북한은 이번 핵실험 직후 핵무기연구소 명의 성명에서 "전략 탄도로켓에 장착할 수 있는 표준화 규격화된 핵탄두의 성능과 위력을 최종적으로 검토 확인했다"고 했다. 또 "핵탄두가 표준화, 규격화됨으로써 우리는 소형화, 경량화, 다종화된 보다 타격력이 높은 각종 핵탄두를 마음먹은 대로 필요한 만큼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선언했다. 우리가 북의 핵 능력을 평가절하하며 대화나 제재로 국면을 바꿀 수 있다고 낙관하고 있을 때 북한은 초지일관의 집념으로 핵의 전력화에 성공했다. 이젠 김정은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전문가 3천 명이 달라붙어 핵무기를 개발해낸 북한의 과학능력을 인정하고 어떻게 대응할지에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아쉽게도 현시점에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확고한 대책은 없어 보인다. 외교적인 면에서는 포용정책도, 고립화 정책도, 대북 제재도 효과가 의문시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은이 중국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게 명백해졌다. 방어전략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한 방에 수십만 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파멸적 무기 앞에 아무리 성능이 좋다 한들 재래식 무기로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 자동소총을 화살로 대적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우리 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기존의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와 함께 대량응징보복인 KMPR(Korea Massive Punishment & Retaliation)를 합한 '한국형 3축 체계'를 발전시키겠다고 했지만 어느 것도 현재 완성된 게 없다. 엄청난 돈을 들여 3축 체계가 완성된다 해도 핵무기 대응수단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핵은 핵으로만 견제할 수 있다는 '핵 보유론'이 분출하고 있다. 여당 대표가 핵무장론을 들고 나왔다. 그 근저에는 핵우산을 제공하겠다는 미국을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깔린 듯하다. 북한이 하와이를 때릴 수 있는 정도의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개발할 경우 미국 정치인들이 유사시 한국에 핵 제공을 하리라고 바라는 게 멍청하다는 것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한미동맹의 '확장억제전략'을 발전시켜 미국이 보유한 전술핵을 다시 들여오거나 나토(NATO) 회원국처럼 북의 핵 공격이 현실화했을 때 우리가 전술핵을 운용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고 이를 문서로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문가들은 그나마 핵 개발보다는 이 게 현실성이 있다고 본다. 독자 핵 개발론은 주변국에 대고 북핵 문제를 해결하라는 시위 효과는 있겠으나 비현실적이다. 우리가 NPT를 탈퇴하고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견딜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국가 경제에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하다. 전술핵의 재도입 역시 미국이 호응할지 의문이다.
다만 핵무기를 갖자는 국민 여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정부로서도 이를 무시할 수만은 없게 됐다. 내년 대선에서 이 문제는 핫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안고 있는 가장 심각한 문제의 본질은 '망각'이다. 핵무기가 당장 서울 한복판에 떨어질 듯 호들갑을 떨다가 며칠 지나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무심한 그 대책 없는 무감각 말이다. 우리는 안보 위에 '님비(NIMBY)'가 있다. 군사시설 얘기만 나오면 주민들은 머리에 띠부터 두르고 '결사반대'다. 실천이 생명인 안보가 시장에서 물건 거래되듯 흥정의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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