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김성용 연합통신 논설위원 | | ⓒ 경북연합일보 | |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은 2016 리우올림픽에 출전하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박태환은 2014년 금지 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타나 국제수영연맹으로부터 18개월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받았다. 지난 3월 징계가 풀렸고 리우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출전 자격을 획득했는데 대한체육회 규정에 발목이 잡혔다. 도핑 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뒤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후 박태환은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이의 심판을 신청했고 지난달 CAS는 박태환의 국가대표 자격을 인정해 줬다.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에 CAS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러시아 육상선수들은 리우올림픽에 대거 출전하지 못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조직적인 도핑 행각이 드러난 러시아 육상에 대해 작년 11월 출전 금지 처분을 내린 데 대해 이들은 CAS에 취소 신청을 했으나 기각됐다.
CAS는 스포츠와 관련된 모든 분쟁 사안을 다루는 중재기관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1984년 설립했고 스포츠 업계의 문제를 법원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당시 IOC 위원장이던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가 설치를 주도했다. 1994년 내부 규정의 개정을 통해 IOC로부터 독립했다. 본부는 스위스 로잔에 있으며 뉴욕과 시드니에 지부가 있다. 올림픽 기간에는 개최 도시에 특별중재부가 구성되기도 한다. 주로 도핑(Doping) 결정을 둘러싼 분쟁, 경기 결과 판정에 대한 다툼, 경기 출장 자격 인정 여부에 대한 문제 등을 다룬다. CAS의 결정에 불복할 경우 스위스 연방 법원에 항소할 수 있는데 항소가 받아들여진 사례는 극히 드물다. CAS의 역할이나 결정이 법률적 구속력을 갖는 건 아니다. 그러나 스포츠 단체나 협회 등의 중재자로서 CAS의 결정은 거의 예외 없이 수용되는 게 관례처럼 자리 잡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명 프로축구 구단 사이에 2008년 하계 올림픽 참가 문제를 놓고 벌어졌던 분쟁이 있다. FIFA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독일 분데스리가 구단에 대해 올림픽 출전 자격이 있는 23세 이하의 선수들은 국가를 위해 올림픽에 나가야 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구단 측은 FIFA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며 CAS에 제소, 승소했다. 2008년 하계 패럴림픽 남자 육상 100m 우승을 차지한 남아공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는 당초 비장애인 올림픽에도 참가하려 했지만, 국제 육상경기연맹(IAFF)이 의족을 문제 삼아 제지했다. 피스토리우스는 CAS에 제소, 올림픽에 출전해도 좋다는 결정을 받아냈다.
CAS에 제기되는 분쟁 건수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2000년 76건, 2003년 109건, 2007년 252건 등이며 최근엔 매년 사건이 30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리우올림픽과 관련해선 역대 올림픽 중 가장 많은 중재 신청이 CAS 특별중재부에 접수됐다. 개막 직전까지 중재 신청 18건이 들어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스포츠 관련 분쟁에 대해 특화된 중재 서비스가 없다. 스포츠 분쟁이 발생해도 전적으로 외국 중재기관에 의존하고 있다. 스위스나 미국, 영국, 일본, 뉴질랜드, 캐나다 등 여러 나라가 스포츠 중재에 대해 별도의 중재 규칙이나 중재인 패널, 중재 전담 기관을 마련해 스포츠 산업에 특화된 중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국판 CAS' 창설을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법무부는 지난 11일 스포츠중재 활성화 방안 연구 용역 계획을 공고했다.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국내에 독립적인 형태의 스포츠 중재 전문기관을 설립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에 착수하는 것이다. 오는 11월까지 3개월간의 연구 과정을 거쳐 스포츠 중재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 개발에 나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분쟁을 포함한 각 분야에서의 중재산업은 연간 수천억 원 규모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우리 정부는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중재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통과시켰고 지난주 국회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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