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문무학 문학박사 | | ⓒ 경북연합일보 | |
바야흐로 '로봇(Robot)'의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인간이 일하는 많은 영역에 로봇이 투입되는 건 과학의 발달이라고 생각하면서 크게 놀라지 않았다. 그렇지만 생각하는 로봇, 이른바 인공지능 로봇은 우리를 놀라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이미 알파고와의 바둑 대결에서 그 위력을 드러냈다. 로봇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니까. 인간은 편리해서 좋겠다는 생각도 없지는 않지만 두려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로봇'은 '인간과 유사한 모습과 기능을 가진 자동 기계' 로 풀이된다. 이 로봇의 고향은 어디인가? 로봇의 고향은 문학이다. 지금부터 꼭 96년 전 체코슬로바키아의 작가 카렐 차페크(Karel Capek) 가 1920년 발간한 「R.U.R(Rossum' s Universal Robots)」이라는 희곡에서 출생 신고를 했다.
로봇의 어원이 체코어의 노동을 의미하는 단어 '로보타(Robota)'인 만큼, 로봇의 역할은 인간의 노동을 대신 수행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차페크는 1890년 오스트리아? 헝가리 제국, 말레 스바토뇨비체에서 태어나 1938년 체코슬로바키아 프라하에서 48세를 일기로 작고했다. 프라하에서 철학 학부를 마치고 베를린과 파리 등에서 철학 석사 학위를 받고, 문학의 전 영역에서 활동했다. 소설 '도룡뇽과의 전쟁', '로봇'이라는 단어를 최초로 도입한 희곡 'R.U.R'을 통해 SF 작가로 많이 알려졌다.
'R.U.R'은 유토피아적인 희곡이다. 이 작품에서 '로봇'은 현대 기술 문명의 비인간화 위협을 상징하고 있다. 로봇은 권력을 잡고 인간을 말살한다. 그러나 로봇은 생식이 불가능하였는데, 기적이 일어나서 두 로봇이 사랑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기계문명의 위협 속에서도 인간은 살아남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후 'R.U.R'의 속편으로 로봇이 파괴해 놓은 세계를 제거하는 인간을 그린 '창조자 아담(1927)' 도 썼다. '로봇'이라는 용어를 처음 만들면서 카렐 차페크는 로봇을 거의 인간에 가깝게 설계했다. 그 어떤 영역보다도 미묘하고 섬세한 감정이 필요한 연애하는 로봇을 만든 것이다. 이렇게 로봇은 진화의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희곡 속에서도 로봇이 사랑하는 일은 기적이 일어난 것이라고 하긴 했지만, 어떻게 처음부터 연애하는 로봇을 생각할 수 있었는지 작가의 상상력이 끝닿을 데가 없을 듯하다. '로봇'의 고향이 문학의 희곡이라는 사실은 암시하는 바가 많다.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인간의 이기들이 문학의 상상력에서 출발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렇지만 로봇은 지금까지의 그 어떤 변화보다도 크고 근원적인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가 과학과 자본에 눈멀어 세상을 삭막하게 만들고 있는 가운데, 예술 특히 문학적 상상력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 준다.
문학은 잡담놀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작가의 상상력이 우리의 미래가 된다는 사실을 참 많이도 경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학에 관한 인류의 관심이 줄어드는 것은 그 이유가 어디 있는지 알기 어렵다. 새로운 세기에 들어와서 이러한 점에 대한 반성이 일어나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니까 인문학을 여기 찍어 붙이고 저기 찍어 부쳐, 인문학 아닌 것이 없는 얄궂은 세상을 만들어 놓고 있기도 하다. 이 또한 냉정히 돌아볼 일.
문학은 인문학의 중심이고 인류의 꿈이다. 그 꿈 하나가 차페크의 로봇처럼 수십억 인류의 밥이 될 수도 있다. 문학은 인간의 삶에서 무엇이 중요한가를 가르쳐준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고 사람이다. 이것이 문학의 출발이고 또 가 닿아야 할 종착지다. 그런 문학은 책에 있다. 책으로 세상을 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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