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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주인장의 손맛, 행복한 손님들의 입맛
-한방 생오리 전문점 '고미정'-
오리로스·한방백숙 등 주메뉴
부화 후 30일 인증된 오리만 써
식재료는 지역농가와 직거래
원칙 지키며 '건강 식단' 대접
원근 각지의 단골 발길 어어져
이웃 위한 기부활동 지속 실천
"형편 맞게 베풀 뿐" 환한 미소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8월 16일(화)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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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경주시 보건소 인근에 위치한 한방 생오리 전문점 '고미정'을 찾으면 환한 미소를 머금은 한경란 사장이 반갑게 맞이 한다. 한경란 사장은 "손님들이 음식을 맛있게 즐길 때 보람이 넘쳐난다"고 말했다. | | ⓒ 경북연합일보 | |
경주시보건소 맞은편에 위치한 '고미정'은 경주시장이 보증하고 보건소장이 추천하는 '한방생오리' 요리 전문점이다. 고미정은 오리로스, 오리양념불고기, 한방백숙을 주메뉴로 해 경주시청과 보건소 직원들은 물론 원근 각지의 단골 고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다. 큰길가에 위치한 고미정에 들어서면 환한 미소의 한경란(55)사장이 시원하고 담백한 미숫가루 차를 내오며 단골들을 반긴다. 김천에서 태어난 한씨는 26세에 경주에 와 이듬해에 결혼해 28년째 시집살이(?)를 하고 있는 살림꾼이다. 한씨가 이곳에서 고미정을 연 때는 7년 전이다. 처음에는 산채한정식 전문점을 열었다고 한다. 그녀는 이듬해 외동아들 최성빈군의 권유로 생오리전문점으로 바꿨다. 올해 고3이 된 최군은 6년전 한씨에게 "현대인들이 저렴하며 영양을 고루 갖추고 있으면서도 건강한 식단을 서비스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그녀는 어린 아들의 제안이 일리가 있어보였다. 한씨는 경주만큼이나 산이 좋은 김천에서 평생 식당을 운영해 온 어머니에게서 요리를 배웠다. 그런 만큼 그녀의 아들도 요리와 영양, 그리고 식단에 대해서는 3대째 가계에 흐르는 유전자가 꿈틀댄다. 아들의 제안은 주효했다. 한씨는 경주에 시집 온 이후에도 꾸준히 요리를 해왔다. 한식요리사자격도 독학으로 한 달만에 취득했다. 그녀에게는 요리가 제일 재미있고 쉬운 일이다. 더욱이 자기가 만든 음식을 가족들이 먹고, 똑같은 음식을 손님들이 맛있게 즐길 때는 보람이 넘쳐난다. ◇ 건강식의 비결은 천연재료와 '손맛'에서 "집에서 만들어 먹는 똑같은 음식을 손님들에게 내놓고 있습니다. 손님들을 나와 내 가족처럼 생각하다보니 단골들도 꾸준합니다." 고미정 음식 맛의 특장점은 한씨의 '손맛'에서 나온다. 다섯가지 이상 기본 반찬을 한씨가 직접 만든다. 재료는 경주에서 2천평 밭농사를 하는 농가와 직거래를 통해 확보한다. 무와 양파 등은 껍질을 제거하지 않고 깨끗이 씻어서 쓴다. 껍질에 들어있는 영양을 최대한 살려야 균형식이 된다. 주재료인 오리는 부화된 지 30~32일 사이의 인증된 오리만을 쓴다. 재료의 신선함과 균일은 대중음식점의 성패가 달려 있다. 생오리는 불포화지방산으로 다이어트에 용이하고, 소화도 잘돼 보양식으로 말할 나위가 없다. 가격도 다른 육류에 비해 매우 저렴해 서민 식단으로 손색이 없다. 불고기용 양념에는 19가지 한방과 야채로 구성된 천연재료가 들어간다. 액상으로 만들어지는 양념은 4~5일치를 만들어두는데, 회전이 빨라 더 자주 만들 때가 많다. 별미로 곁들여지는 가래떡도 한씨가 인근 방앗간에서 직접 뽑아와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로스구이용 야채로는 양파, 단호박, 버섯이 곁들여진다. 한방 백숙에는 한방 재료로 황귀, 당귀, 오가피, 인삼, 밤, 대추가 들어가 여름철 보양식으로 먹는 이의 힘을 돋우고, 해독작용에 좋은 찹쌀과 녹두로 죽을 쑨다. 오리 한 마리를 고객의 상에 올리기까지 이처럼 손이 많이 간다. 하지만 가격은 3만원으로 두세 사람이 반주와 곁들여 먹기에 참으로 넉넉하다.
◇ 미래는 더 베풀고 더 세련된 삶으로 "제2의 삶을 산다는 생각입니다. 남편도 주방에서 같이 땀을 흘려주고 있고, 하나뿐인 자식도 잘 커주었는데, 달리 욕심이 없습니다." 한씨는 10년 전 난치병을 앓았다가 완치됐다. 중년 여성들에게 나타나는 이 병은 한씨의 인생관을 많이 바꿔놓았다. 봉사활동이나 자선활동을 하느냐고 물었으나 한 씨는 그것이 선행이라고 생각지도 못한 듯 주저했다. 그저 월 5만원을 소녀소녀가장에게 수년간 기부했고, 사랑의 열매와 동국대 장학후원회 등에 꾸준히 참여해온 것을 선뜻 내놓기 부끄러운 모양이다. 그녀는 "형편에 맞게 베풀고, 그저 돕고 싶었다"며 "앞으로 형편이 더 나아지면 더 많이 하겠다"고 환히 웃음 짓는다. 그녀의 이런 평범하면서도 성실한 생활은 최양식 경주시장도 인정해 주었다. 지난해 2월5일 경주시는 한씨에게 '시정발전에 꾸준히 협조하고, 좋은 식단으로 외식산업 발전에 애를 썼다'는 표창을 주었다. 전점득 보건소장도 고미정의 단골이다. 전 소장은 고미정이 가격이 비싸지 않은데다 신선한 천연재료로 맛을 내는 점을 높이 사, 중식 시간에 자주 들른다고 한다. 한씨는 더 나은 식당 운영을 위해 생각도 많이 한다. 지난번 해외여행에서도 그 나라의 맛과 서비스 등 음식문화를 꼼꼼히 살피고 배우고 왔다. "우리나라가 좀 고칠 점은 버려지는 음식을 더 줄여야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음식이 입맛에 다 맞을 수는 없습니다. 필요한 음식을 덜어서 먹는 식문화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평생을 요리와 함께 생활해 온 한 씨의 말은 소박하지만 우리 사회가 고쳐야할 가장 중요한 음식철학이다. 강병찬 기자 jameskang65@kby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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