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박정웅 논설위원 행정학박사 | | ⓒ 경북연합일보 | |
"삼복지간(三伏之間)에는 입술에 붙은 밥알도 무겁다"는 속담처럼 만사가 귀찮은 여름 폭염이 기승이다. 온 나라가 가마솥을 달구어 놓은 듯 찜통더위로 며칠째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는 나날이 계속되어 이 여름을 모두가 힘들어 하는 꼴이 안쓰럽다. 오늘처럼 햇살이 뜨거운 날 시원한 소나기라도 한줄기 퍼부어 준다면 괜찮은 여름 선물일터인데…, 그것마저도 올해 여름에는 드문 꼴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리시설이 일천했던 시절, 농사일에 전념하는 농부들의 입장에서는 타들어 가는 논바닥을 보면서 한 순간에 복(伏)철의 가뭄을 씻어주는 소나기라도 한줄기 퍼부어 준다면 좋으련만, 그래서 농촌 사람들은 초복 소나기는 세간에 꽉 찬 구슬보다도 나을 만큼 절실하다고들 하였다.
바야흐로 세상은 절기(節氣)의 변화를 이 더위엔 여름휴가로 가름하는 시절이 되었다. 저마다 바다로, 계곡으로 피서를 하면서 더위를 즐기는 시절이다. 다행히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그래도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해변에서 이 지긋지긋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천혜의 바다가 있고, 산악의 계곡마다 시원한 계곡물이 있어 참으로 복 받은 땅이다. 그러나 생활에 찌들어 여름휴가조차 챙기지 못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자연환경은 언제나 인간의 뜻대로 맞추어 주는 경우가 드물다. 다만 사람들 스스로가 그 자연환경에 순응하거나 잘 이용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인간이 아무리 위대하다고 하지만 기후를 변화시킬 수는 없는 것이 인간의 한계다.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순간적인 대기현상(大氣現象)이 기상(氣象)이고, 그리고 장기간의 대기현상을 종합하여 기후라고 한다. 즉, 둥근 지구의 기울기에 따른 태양과의 관계에서 태양에너지의 투사에 따른 자연현상이다. 일정지역에서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는 대기현상의 평균치를 종합한 의미의 기후 개념과 태양의 황도상(皇圖上)의 위치에 따라 계절적인 구분의 24절기(節氣)로 달의 위성 변화를 기준으로 하여 역일(曆日)을 정한 입기일 즉, 24절기로 나타낸다.
올해처럼 무더운 복(伏)철은 오행설(五行說)에서 가을의 서늘한 금기(金氣)가 여름의 화기(火氣)를 두려워하여 복장(伏藏) 즉, 엎드려 감추는 것을 세 차례로 초복(初伏), 중복(中伏), 말복(末伏)을 한다는 서기별복(暑氣別腹)으로 여름 더위를 꺾는다는 의미로 피서가 아니라 정복한다는 것의 계절 변화를 이르는 말이다. 이는 중국 후한(後漢)의 사서(辭書)의 기록으로 처서(處暑)가 지나면 더위가 멈추고,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속담이 있는 것처럼 더위가 누구려진다는 것이다. 올해는 입추가 8월 7일이고, 말복이 8월 15일이라 당분간 늦더위까지 인내해야 함이 어쩌면 인간 스스로의 자업자득이다. 인간은 자신의 편리를 위해 과학기술을 이용한 자연환경을 해손하고 있다.
즉, 이산화탄소의 증가, 자연개조에 따른 영향, 대기 혼탁도의 심화, 고공비행에 의한 운량(雲量)의 변화 등, 인간 스스로 야기한 재해로 오존층의 심각한 감소 등에 따라 지난 100년간의 지구에 대한 인위적 변화로 기후변화의 폭이 더욱 커짐은 돌이킬 수 없는 재해로서 인간은 자연이 부여하는 해택을 저버린 대가를 스스로 감내해야 하는 자업자득의 결과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기후변화를 방치한다면 2050년경에는 13억 명이 자연재해에 노출되고, 158조 달러의 손실이 예상된다는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자연에 대한 재앙의 대가는 당장 이 혹독한 더위를 참아야 하는 어려움은 곧 인간이 저질러 논 기후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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