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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한국 복싱, 거센 외풍과 집안싸움에 침몰
1948년 첫 올림픽 참가 이후 68년 만에 개근사 마감
국제연맹 횡포에서 무기력한 한국 협회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7월 10일(일)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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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올림픽에서 메달 20개를 수확하며 효자종목으로 꼽혔던 한국 복싱이 68년 만에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됐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12체급 전 종목 금메달 석권과 1988년 서울올림픽 김광선(플라이급)과 박시헌(라이트미들급)의 금 사냥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안타까운 일이지만 한국은 더는 복싱 강국이 아니다. 한국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노메달' 수모를 겪었고, 2004년 아테네에서 동메달 2개, 2008년 베이징에선 동메달 1개에 그쳤다. 4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도 1948년 첫 올림픽 참가 이후 역대 최소 인원인 2명밖에 출전 선수를 내보내지 못할 정도로 침체에 허덕였다. 8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결국 참극이 빚어졌다. 한국은 남녀를 통틀어 단 한 명의 올림픽 진출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복싱 관계자들은 이번의 참사를 두고 국제복싱협회(AIBA)의 횡포와 한국 복싱 내부의 모순이 쌓이고 쌓여서 발생한 결과라고 입을 모은다. 한국 복싱은 김호 AIBA 전 사무총장이 지난해 6월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물러난 뒤 국제무대에서 완전히 힘을 잃었다. 김호 전 사무총장 반대 세력이 집권하면서 AIBA 내부에는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흘렀다. 이를 눈치챈 복싱인들은 대한복싱협회 측에 올림픽 지역 선발 대회를 반드시 한국에서 유치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하지만 이 건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올림픽 직행 티켓이 걸린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선발대회는 지난 3월 중국 첸안에서 열렸다. 결국, 애꿎은 선수들만 피해를 봤다. 협회 측에서는 거의 '학살' 수준이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보복성 판정이 난무했다. 한국은 단 한 장의 올림픽 직행 티켓도 따내지 못했다. 이예찬(한국체대·49㎏급), 김형규(보령시청·91㎏급), 오연지(인천시청·60㎏급) 등은 잘 싸우고도 석연치 않은 판정에 울어야 했다. 한 심판은 오연지에게 4라운드 내내 우세했다고 판정했지만 정작 판정승을 거둔 것은 태국 선수였다. 남자 대표팀의 한 선수는 "지금도 내가 왜 졌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올림픽 전 세계 최종선발대회에는 대륙별 지역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선수들이 모인 일종의 패자부활전이었다. 하지만 말만 패자부활전이지 실상은 지역 선발대회보다 더 험난한 무대였다. 파워와 체력에서 앞선 유럽 선수들이 대거 참가한 이 대회에서 한국 복싱은 전원 낙마했다. AIBA의 횡포는 계속 이어졌다. AIBA는 자신들과의 계약을 어겼다는 이유로 2014년 말 1년 6개월의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내린 신종훈(인천시청·49㎏급)에게 돌연 올림픽 선발전 출전을 허용했다. 하지만 시기가 문제였다. 선발전을 불과 사흘 앞두고 갑작스러운 통지를 받은 신종훈은 살인적인 감량에 들어갔다. 하루 만에 2.9㎏을 뺀 신종훈은 기진맥진한 상태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렇게 20시간을 비행했다. 경량급 선수가 불과 사흘 만에 3.5㎏ 이상을 감량했으니 컨디션이 제대로일 리가 없었다. 신종훈은 지난 3일부터 8일까지 베네수엘라의 바르가스에서 열린 2016 APB(AIBA 프로 복싱)/WSB(월드시리즈복싱) 올림픽 선발대회에서 4강 무대까지 진출했으나 4강전에 이어 3~4위전에서 연이어 패해 결국 쓸쓸히 짐을 싸야 했다. 결과적으로는 AIBA의 농간에 놀아난 꼴이 되고 말았다. 대한복싱협회는 AIBA가 신종훈에게 1년 6개월의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을 때 선수를 보호해주지 못했다. 오히려 AIBA의 편에 서는 듯한 모습까지 보였다. 심지어 AIBA 징계를 이유로 신종훈에게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포상금인 1천만원을 지급하지도 않았다. 신종훈은 지난해 12월 협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협회는 지난 2월 장윤석 전 회장이 '국회의원 겸직금지에 따른 사직 권고'를 수용해 사임하면서 회장석이 공석이다. 중심을 잃은 협회는 AIBA의 횡포에 내내 휘둘리며 척박한 환경 속에서 주먹 하나에 자신의 인생을 건 어린 선수들을 보호해주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내부 파벌 싸움과 복싱 단증 팔기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협회는 오는 25일 회장 선거를 앞두고 있다. 각 지방 복싱 관계자 40여 명은 지난 8일 대한체육회를 방문해 회장 선거를 8월 5일로 연기해달라고 건의서를 제출했다. 지금과 같은 촉박한 선거 일정으로는 기존 집행부가 그대로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기 때문이다. AIBA와의 틀어진 관계를 복원하고, 한국 복싱의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라도 헌신할 수 있는 새로운 집행부의 탄생이 절실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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