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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칼럼> 긴 병에 효자 없다
최재석 연합통신 논설위원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7월 03일(일) 12:03
↑↑ 최재석 연합통신 논설위원
ⓒ 경북연합일보
 아픈 부모를 지켜보는 자식의 마음은 다 같을 것이다. 대신 아파줄 수도 없으니 더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 병상에 누운 노모는 연신 고통을 호소했다. 하지만 손을 꼭 잡아주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 구순을 넘긴 어머니가 낙상으로 한 달째 입원 중이다. 좀체 기력을 회복하지 못한다. 차라리 안 보면 나으려나.
 주말에 어머니를 보고 오면 한 며칠은 영 일이 손에 안 잡힌다. 대학병원에서는 오래 입원을 못 한다고 한다. 상처가 아물고 원기를 되찾아 퇴원하더라도 당장 어디로 모셔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 6남매가 이 문제로 갈등이나 불화를 겪지 않으란 법도 없다.
 어머니 바로 아래 이모도 몇 년째 요양병원에 있다. 입원하기 전 어머니는 집에 가지 못하고 오랫동안 병원에 있는 당신 동생을 무척 안타까워했다.
 속속들이 모르지만 이모를 집에 모실 수 없는 나름대로 가족의 사정이 있을 것이라 짐작한다. 거동이 어려운 환자를 집에서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계속 수발하는 게 보통 힘든 게 아니다. 오죽하면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까지 나왔으랴. 막상 우리 가족에게도 이 문제가 닥쳤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 남녀 평균수명은 82.4세, 건강수명은 65.4세다. 건강수명은 일생 중 질병이나 부상으로 고통받는 때를 제외한 기간을 말한다.
 평균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가 클수록 그만큼 노인 환자가 증가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진료비 증가 속도는 가파르다.
 세브란스병원 김창오 노년내과 교수가 건강보험공단을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2014년 90대 이상 수술 환자는 1만4천200명에 달한다. 2004년의 4.1배로 늘었다고 한다.
 병원에서도 의료기술이 발달해 나이가 많아도 환자가 정정하면 수술을 권한다. 100세가 넘은 환자가 수술받은 사례도 심심찮게 보고된다.
 문제는 갈수록 늘어나는 노인 환자를 누가 돌보느냐다. 노인 간병 문제는 어느 가정에나 닥칠 수 있다. 핵가족화와 여성의 경제활동 증대 등으로 노인장기 요양 문제를 개인이나 가정에 전적으로 맡기기 어려운 세상이다.
 설령 사정이 되는 집이 있다 해도 중병환자 간병을 배우자의 '도리'나 자식의 '효심'에만 의존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다.
 우리나라에도 2008년 7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도입됐다. 혼자서는 일상생활이 곤란한 65세 이상 노인은 물론, 치매와 뇌혈관성 질환 및 파킨슨병 등 노인성 질환을 앓는 65세 미만도 대상이 된다.
 요양 등급에 따라 재가급여, 시설급여, 특별현금급여 등으로 서비스가 나뉜다. 노인 환자 문제를 비로소 국가, 사회적 책무로 인식한 결과다.
 이런 제도에는 여전히 사각지대가 있다. 일부 노인요양시설에서 자행되는 학대와 관련된 언론 보도가 나올 때마다 가족들은 불안과 자책감에 시달린다. 그렇다고 환자를 당장 집에 모실 수도 없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집에서 혼자 지내다 변을 당하는 일도 끊이지 않는다. 최근의 일이다.
 지난 23일 오후 8시께 강원도 횡성군에 사는 '부모님이 전화를 받지 않아 걱정된다'는 A(43) 씨의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 경찰이 A 씨의 부모가 사는 연립주택에 가보니 A 씨의 어머니(76)는 천장을 바라본 채 숨져 있었고, 그 옆에 아버지(77)는 말을 전혀 하지 못한 채 겨우 눈만 뜨고 있었다.
 A 씨의 어머니는 저혈압 등 지병이 있었고 아버지는 혼자 거동이 힘든 상태였다고 한다. 더욱이 A 씨가 이달 14일부터 나흘간 부모와 함께 지내다 상경한 직후 벌어진 변고라니 자식의 마음이 어떠했겠는가.
 가족(부모, 자녀, 배우자, 배우자의 부모)이 질병, 사고, 노령으로 인해 돌봄이 필요할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가족 돌봄휴직제도'라는 게 있다. 연 90일을 사용할 수 있으며 한번 사용 때 최소 30일 이상을 사용해야 한다.
 다만 사업주가 이 휴직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는 사유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가족 돌봄휴직이 정상적인 사업 운영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이를 사업주가 증명하는 경우는 휴직이 안 된다. 허용 여부에 대한 사업주의 재량권이 너무 크다. 실제로도 이런 휴직을 했다는 직장인을 주위에서 찾기는 쉽지 않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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