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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척 김옹과 혜공왕, 그리고 구름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6월 20일(월) 15:04
↑↑ 선석열 문학박사
ⓒ 경북연합일보

「삼국사기」에 의하면 김옹(金邕)의 경력에 대해 경덕왕 19년인 760년에 이찬으로 시중이 되었으나 763년에 면직되었다고만 간단히 전해지고 있다.
 그런데 혜공왕 7년인 771년에 성덕대왕신종(속칭 에밀레종)의 명문에 의하면 김옹은 상재상(上宰相) 및 대각간(大角干)으로 나타나고 있다. 거기에다가 '병부령 전중령 사어부령 수성부령' 외에 왕실사원 담당의 장관직을 여럿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재상회의의 수반으로서 군사권뿐만 아니라 왕실 업무도 총괄하고 있었다. 그 다음의 권력자인 김양상(金良相)도 수성부령과 숙정대령을 겸직한 점과 비교하더라도 김옹은 혜공왕 때의 최고의 정치적 실권을 장악했던 것이다. 어떻게 해서 막강한 권력을 가진 인물이 정사 기록에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을까?
 성덕왕신종의 명문이 새롭게 해석되면서 김옹의 족보도 낱낱이 밝혀졌다. 할아버지는 김순정이고 아버지는 김의충이며 아들 김옹은 만월왕후와 남매간이었다. 

 할아버지인 김순정과 아버지 김의충은 33대 성덕왕부터 35대 경덕왕까지 대를 이어 왕비를 납비하여 근친혼을 통해 김옹 집안은 명실상부한 외척이 되었던 것이다. 요즘의 지식으로서 멘델의 유전법칙에 의하면 근친혼이 문제였으나 그 당시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혜공왕이 765년에 8세의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올랐으므로 모후 만월태후가 섭정하게 되었다. 이때 김옹은 혜공왕의 외숙부로서 왕실의 원로회의인 재상의 우두머리가 되고 김유신 김인문만 가졌던 대각간이 되었으며, 왕권과 직결된 요직을 독점하여 권력을 독점화하였다. 

 당시 혜공왕이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삼국유사」에 잘 드러나 있다. 표훈 스님의 설화에 의하면 천제(天帝)가 딸을 낳아야 할 경덕왕이 아들을 낳으면 나라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경고대로 원래 여자가 되어야 했으나 남자로 태어난 혜공왕은 어려서부터 여자의 놀이를 즐겼으며 치장하기를 좋아하고 도사들과 어울려 정사를 돌보지 않았다고 한다. 외척 세력은 국왕을 구름처럼 감싸서 현실을 가리고 왕실의 운영마저 독차지하였다. 그런 다음 거대한 성덕대왕신종을 만들 수 있을 만큼 부정축재를 하였으며, 요직을 독점하여 다른 귀족들과 권력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남명 조식 선생이 말하듯이 '구름 낀 볕뉘도 쬔 적이 없건마는'이라는 시조의 의미는 조선시대 선조의 측근이 태양을 가리는 구름처럼 되어 국왕이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한 실정을 은근히 비판한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임진왜란이라는 비극적인 전쟁을 초래하게 되었다. 그 후의 경제적 변동은 극심해져 사회계층의 양극화 현상으로 국가체제가 위태로워지고 민생은 도탄에 빠졌다.

 천제가 경덕왕이 아들을 낳으면 나라가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의미는 아들을 낳기 힘든 왕실이 딸의 남편인 부마를 왕으로 삼으라는 것이었다.
 아들을 낳을 경우 외척이 발호하여 나라를 어지럽힐 것이라는 보다 깊은 뜻이 있었다. 당시에 경덕왕을 이어 왕이 될 귀족은 성덕왕의 외손인 김양상이었다. 만약에 혜공왕이 아니라 김양상이 왕이 되었다면, 외척세력이 발호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표훈 스님은 그 구름을 뚫고 바로 이것을 경덕왕에게 충고를 한 것이다.
 황건적의 반란 때문에 멸망한 중국 후한왕조의 근원적인 병폐도 황제 측근에서 구름과 같은 외척과 환관의 권력독점에 있었다.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가 국민의 심판도 받았음에도 현실을 구름처럼 가리고 자신들의 이해에 맞도록 정당정치에 간섭해대는, 민주주의의 상식적인 원칙인 삼권분립마저 무색케 하는 이기적인 당리당략의 작태가 아직도 되풀이되고 있다. 역사는 이를 경계하고 있으며 국민들도 훤히 들여다보고 있음을 부끄러워하고 이를 바로잡는 정당정치가 이루어지기길 바란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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