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김영호 교육학박사 | | ⓒ 경북연합일보 | |
오두(五蠹)는 나무를 갉아 먹는 다섯 종류의 좀벌레를 말한다. 오(五)는 ‘一’과 ‘x'가 결합되어 있는 낱말로서, ‘一’은 천지를 의미하고 ‘X'는 교차를 가리키며, 천지간에 번갈라 작용하는 다섯 원소 ‘木・火・土・金・水’의 뜻에서 수의 ‘다섯’을 뜻을 나타낸다. 이 다섯 원소가 서로 작용하여 만물은 상생과 상극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數) 오(五)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며, 잘못 작용하면 오적과 같은 인물이 대의를 저버렸지만 잘 지키면 오상과 같은 덕목이 인륜의 근간이 되어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두(蠹)’는 ‘곤(虫虫)’과 ‘탁(橐)’으로 이루진 글자이며, ‘곤’은 벌레, ‘탁’은 주머니를 뜻한다. 두는 나무속에 기생하는 굼벵이, 목두충(木蠹蟲)이며 좀벌레이다. 다섯 종류의 좀벌레인 오두는 한비의 <오두>편에 나오는 것으로 이 좀벌레가 거목을 갉아 먹어서 천년 노목도 고사하기 때문에 그것을 잡지 않고는 나무를 잘 자라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황폐했던 산에 나무를 심어서 반세기가 되기도 전에 금수강산이 정글이 되어 하절기에 빈번했던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 시민들은 푸른 산을 오르내리며 건강증진과 친교를 돈독히 하면서 여가를 선용하게 된 것도 청산이 있기 때문이다. 묘목이 크고 두꺼운 그늘을 드리우는 거목으로 자라려면 많은 시간과 보살핌이 필요하다. 정성을 드려서 키운 나무가 좀벌레로 인해 죽어간다면 그것을 방치하지 말고 힘이 들더라도 마땅히 잡아야 할 것이다.
한비가 여기서 말한 '좀벌레'란 나라를 갉아 먹어 황폐하게 만드는 사람을 비유한말이다. 오두와 같은 사람을 배제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고 그대로 둔 다면 나라는 개혁할 수 없다고 했다. 법 제도를 개혁하려면 관련되는 사람을 바꾸는 것이 먼저이다. 그래서 한비는 고법(古法) 가운데 고쳐야 할 것이 있다면 어느 누구의 눈치를 보지 말고 바꾸라고 했다. 특히 그는 나라가 어지러운데도 쓸모없는 고법을 고치지 않는다면 그것은 마치 휘발유를 들고 불속으로 뛰어든 것과 같아서 결국 망국이라는 한을 남기게 된다고 충고하였다. 그래서 군주는 신하나 백성의 눈치를 보지 말고 개혁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법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 송나라 농부가 밭을 갈고 있었다. 그 밭 가운데에 그루터기가 있었다. 어느 날 토끼기 달려가다가 그루터기를 발견하지 못하고 부딪혀서 목을 다쳐 죽었다. 그러자 이 농부는 밭을 가는 일을 중지하고 토끼가 또 와서 부딪치기를 기다렸다. 토끼가 나타나지 않아서 다시 토끼를 얻을 수 없었다. 그래서 토끼를 기다린 것이 송나라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됐다.”
이 이야기는 수주대토(守株待兎)라는 고사성어의 유래다. ‘주(株)’의 자의(字意)는 ‘木’과 ‘朱’가 합해진 글자로 나무를 벤 자리가 붉다는 뜻으로 나무를 벤 ‘그루터기’를 나타낸다. 그래서 수주대토는 ‘나무의 그루터기를 지키며 토끼를 기다린다.’의 뜻으로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이 옛것만 고수하는 행동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비는 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정의 책임자가 개혁이 필요한 중요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그 역할을 수행하는데 가장 적합한 인사를 등용하여야 한다는 것을 역사적인 사건을 통해 이야기 하고 있다. 국가 사회의 여러 요직에 발탁되는 인재들이 모두가 그 직에 적합한 인물로 선택되었겠지만 혹여 융통성이 없고 오두와 같은 인재가 오택(誤擇)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그것은 오두가 나무를 갉아 먹어 거목을 서서히 고사 시키듯이 국가 사회의 개혁과 발전을 저해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