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문무학 문학박사 | | ⓒ 경북연합일보 | |
'기침'은 의학적으로 목이나 기관지의 점막이 자극을 받아 갑작스럽게 거친 숨과 함께 목구멍에서 큰소리가 터져 나오는 것을 가리킨다. 그래서 사람이 하고 싶을 때 하고, 해서는 안 될 때에 그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래전에 P. N. 오비디우스가 "사랑과 기침은 감출 수가 없다"고 설파했다. '기침에 재채기'라고 하여 일이 참 공교롭게 되었을 때를 가리키는 우리 속담이 있는데 클래식 공연장에서 기침이 바로 그렇다.
기침을 하지 말아야 할 곳에서 기침을 하게 되어 곤란한 경우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개인적인 경우야 그것이 곤란함 그것으로 그칠 수도 있겠지만 이 기침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곳이 있다. 바로 클래식 공연장이 그런 곳. 기침은 공연에 정말 큰 영향을 준다. 기침하는 사람이 당황하는 것은 그렇다 치고, 많은 관객이나 특히 공연자들이 공연과 연주에 집중하는 것을 방해하게 된다.
휴대폰 꺼달라고 부탁하듯이 '기침을 하지 마십시오' 라고 해서 될 일도 아니고, 하지 않겠다고 해서 되는 일도 아니니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그래서 민원을 야기하기까지 한다. 그러니 공연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기침을 줄일 수 있을까 고심하지 않을 수 없다. 악장과 악장 사이에 누군가가 헛기침을 하게 되면 객석 여기저기서 기침소리가 나고, 감기가 유행하는 계절이나 환절기가 되면 아주 심각해진다. 그런 사태를 방지하기 위하여 세계의 유명 공연장인 미국 카네기홀이나 스위스 루체른 페스티벌 홀 등에서는 로비에서 사탕을 나눠준다고 한다. 공연 중에 기침을 없애보자는 의도다. 사탕을 주면 기침 소리가 아주 없어지는 것은 아니겠지만 줄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탕을 주면 사탕을 싼 봉지를 뜯는 소리가 또 만만치 않다고 한다. 그래서 사탕을 안 주면 기침소리가 심하고, 사탕을 주면 봉지 뜯는 소리가 나는 것이다. 해결 방법은 사탕을 주되 봉지 뜯는 소리가 나지 않는 사탕을 주는 것.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이 그런 시도를 해서 주목하게 한다. 6월 초부터 봉지를 뜯어도 소리가 나지 않는 사탕을 준다고 한다. 공연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이런 시도는 그야말로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독일제 엠 오이칼 사탕이 종이 포장으로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수요가 많으면 국산이 나오기도 하겠지만 아직은 없는 모양이다. 서울 예술의 전당은 한국 공연 문화의 1번지다. 여기에서 공연에 애쓰는 이런 정신들이 지역 공연장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사탕을 주는 것도 적지 않은 예산이 드는 모양인데 수입사로부터 1년간 하루에 1100알 연간 6000만원어치를 협찬 받기로 했다니 만만찮은 돈이 든다.
그러나 돈 든다고 해서 하지 않아도 될 일은 아니다. 공연은 아주 예민한 것이다. 기침 소리나 사탕 봉지 뜯는 소리로 해서 좋은 공연이 방해를 받는다면 필수 예산으로 잡아야 한다.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일이 아니다. 서울에서는 그렇게 협찬이라도 할 곳이 있으니까 다행인데 지역은 그런 업체를 구하기도 쉽지 않을 터이니 더욱 걱정이다. 결국은 이렇게 사소한 것 같은 일들이 쌓이고 쌓여서 서울 공연과 지역 공연의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지역 공연장에서는 기업의 협찬을 얻기 어렵기 때문에 아예 연초의 공연장 운영 예산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웬 사탕 값이냐?' 고 할지 모르지만 예술의 예민함을 이해시켜야 한다.
그것이 예술을 사랑하는 일이고, 예술인을 존중하는 일이다. 지역의 클래식 공연장에서도 기침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하는, 그리하여 훌륭한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공연 관계자들이 큰 관심을 기우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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