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문무학 문학박사 | | ⓒ 경북연합일보 | |
미술계에 대작과 위작 그리고 일베의 작품 설치와 파괴 등 일련의 사건들이 국민들을 참 우울하게 하는 요즘이다. 예술이 이 세상에 존재해야 할 궁극적인 목표는 악(惡)과 추(醜)함을 추방하는 것인데, 그것과는 정반대로 예술계에서 악과 추함을 생산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황금만능주의가 부르는 이 짝퉁의 세상,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되돌아보고, 이런 세상을 어떻게 해야 끝낼 수 있을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혼이 들어있지 않은 손재주로만 유명 작품을 위작하고, 그림을 대신 그리게 해서 그 작품으로 전시회를 열고 심지어는 판매까지 했다는 것은 참으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뿐만 아니라 일베를 상징한 홍대 앞의 작품 파손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미술과 관련된 이런 일련의 사태들은 돈과 관련되기도 하고 명예와 관련되기도 하며 또한 사회적 이념과도 관련되는 것 같아 그 씁쓸함이 더 하다.
미술 작품과 관련된 이 모든 사건들은 그림을 그림으로만 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림을 돈으로 보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지만, 그림을 통해 자기의 명예를 더 높이겠다는 허영, 혹은 집단이나 조직의 이익을 위한 일로 악용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야말로 예술품으로만 바라보면 그림 자체는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그 아름다움을 통하여 밝은 생각을 가질 수 있고 그 밝음으로 사회가 밝아지는 것이다. 그것이 미술품의 존재 가치다.
미술품이 졸부나 못난이들의 허영과 관련된 에피소드는 대단히 많다. 외국의 한 예를 들어보자. 영국의 어느 부호가 그림을 많이 사들였다. 그러나 그의 예술적 지식은 매우 유치했으므로 그의 허영심은 자연히 질보다 양으로 메워지고 있었다. 그는 항상 자기가 초대하는 손님들에게 제 딴에는 굉장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는 폭 넓은 갤러리를 보이곤 했다. 그 날도 버나드 쇼를 비롯한 많은 손님들을 청해 놓고 그림 자랑에 열을 띠고 있었다. "저는 이 그림을 어떤 공공기관에 몽땅 기증하고 싶습니다. 다만 어떤 복지 기관에 기증해야 좋을지 몰라서 망설이고 있을 뿐입니다" 그 때 버나드 쇼가 입을 열었다. "아, 좋은 곳이 있습니다. 맹아 학교에 기증하십시오" 라고 한 것이다. 대망신을 당했다.
버나드 쇼가 누구인가? 아일랜드의 극작가이면서 소설가이자 수필가, 비평가, 화가로 활동했다. 그는 1925년 '인간과 초인'으로 노벨문학상을 받기도 했고, 특히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라는 묘비명을 남겨 인구에 회자되는 사람이다. 미술품만이 아니다. 모든 예술 작품은 예술 작품 그 자체로 보아야 한다. 예술 작품에 작품 외에 그 무엇을 첨가하고, 감상 이외의 다른 목적을 추가시키면 추함이 되고 악이 되고 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만 생기는 일은 아니지만 진정으로 문화 국가가 되려면 예술 작품을 믿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예술 작품을 마음 놓고 거래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문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지 않겠는가?
예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이것이 진짜일까? 가짜일까를 생각해야 한다면 그건 정말 얼마나 슬픈 일인가? 이번의 연속적인 사건을 계기로 예술품에 대한 신뢰를 쌓을 수 있도록 하는 조치와 정책이 필요하다. 조치와 정책은 재발 방지이기도 하지만 예술품을 대하는 근본적인 생각들에 변화를 줄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고시조 무명씨의 작품, "내 가슴 슬어난 피로 님의 얼굴 그려내어/ 나 자는 방안에 족자 삼아 걸어두고/ 살뜰히 님 생각 날 제면 족자나 볼까 하노라" 가 있는데 그림을 대하는 근본적인 태도가 이래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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