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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토지제도 문란이 주는 의미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5월 30일(월) 15:57
↑↑ 선석열 문학박사
ⓒ 경북연합일보


인간에게 있어 땅 즉 토지는 생존을 위한 곡물 등을 생산하는 기반이다. 신석기시대부터 인간은 땅을 경작하여 얻은 농산물을 먹고 살게 되었다. 청동기시대부터 국가가 출현하면서 가장 먼저 관리한 것이 토지였으며, 철기시대 이후 국가 통치제도가 갖추어지면서 토지제도가 마련되었다.
 토지제도는 인간이 생산한 곡물 직물 등을 세금으로 받기 위한 목적도 바탕에 깔려 있었다. 국가는 세금으로 받은 생산물로서 재정의 기반으로 삼아 국가를 운영하였다.
 신라에는 대개 세 가지 토지제도가 있었다. 첫째는 국가유공자에게 주는 식읍(食邑)이 있었으며, 둘째는 귀족이나 관리들이 국가에 봉사한 대가로 주었던 녹읍(祿邑)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민전(民田)은 국가가 세금을 거두어 정치를 시행하고 전쟁을 수행하여 영토를 지키는 재정의 원천이었다. 

 삼국을 통일한 후 문무왕은 오랜 전쟁으로 야기된 국민들의 참상을 목격하고 이를 경계하는 유조(遺詔)를 남겼다. 이후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해 몇 년간 세금을 크게 감면해주어 전쟁의 막대한 피해를 복구하게 되어 신라사회는 안정을 구가하였다. 그리고 또 하나의 조치를 내려 새로운 토지제도를 마련하였다. 그것은 바로 백성정전과 문무관료전이었다.
 민전인 백성정전(百姓丁田)은 국민들이 조상대대로 농사를 지어왔던 땅을 권력자가 빼앗지 못하도록 국가가 법적으로 소유권을 인정해준 것이다. 

 문무관료전은 녹읍을 폐지하여 그 대안으로 마련된 것으로 귀족이나 관료들의 경제적 기반을 삭감하여 왕권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그러나 혜공왕 때에 이르러 문무관료전은 폐지되고 녹읍으로 다시 환원되었다.
 성덕왕대 이후 적자가 일찍 사망함으로써 왕위계승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자 외척이 발호하기 시작하였다. 여덟살에 즉위한 혜공왕 때에 외척들은 권력을 독점하고 민전을 탈취하여 부활된 녹읍을 크게 확대해 나가자 다른 귀족들이 반발하여 반란이 끊이지 않았다. 신라 하대에 이르러서도 왕위계승은 적자계승이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자 방계 세력들 사이에 왕위계승 쟁탈전이 격화되었다. 

 이로 인해 왕권은 여러 계파의 협조가 없이는 유지되기가 어려웠다. 왕권이 약해지자 계파 간의 경쟁이 심해지고 세력을 키우는 과정에서 녹읍을 불법적으로 확대해 나갔다.
 원래 녹읍과 백성정전은 서로 충돌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국가의 정치질서가 문란해지면 질수록 녹읍을 가진 귀족이나 관리들이 고리대나 권력 남용 등의 방법으로 국민의 땅을 빼앗던 일이 발생하였다.
 더욱이 땅을 빼앗기고 살아갈 길이 막막한 국민들은 귀족의 노비가 되어 어려운 삶을 연명하였다. 결국 국가가 국민의 보호를 통한 세금 확보가 어려워지고 재정이 파탄되어 멸망의 길로 가게 되었다.

 현재 토지 소유의 불균등이 점차 심화되어 가고 있다. 그 중 일면을 보면 1980년대 이후 주택난 해결을 위한 조치가 시행되면서 대기업이 대단위 아파트를 건설하게 되어 이 현상이 일상화되었다. 도시 근교의 야산이나 농지를 값싸게 매입하여 도시계획사업을 통해 비싼 가격으로 막대한 부가가치를 올렸다.
 심지어 대기업은 아울렛 시설을 마련하면서 주차편의시설의 명목으로 광대한 땅을 사유화하여 부가가치를 얻고 있다. 이러한 토지 투기방식은 영국의 산업혁명기에도 만연하였다. 이에서 얻은 동기일지도 모른다.

 반면에 서민의 가계부채는 날로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며 도시에서 맞벌이로도 내 집 마련이 매우 어렵다. 한국의 미래 비전이라 할 자녀들은 취업도 인턴이라는 미명 아래 더욱 힘들어지고 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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