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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NGO컨퍼런스와 세계시민교육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5월 30일(월) 15:56
↑↑ 이희용 연합통신
ⓒ 경북연합일보


고대 인도의 베다 신화에는 하늘에서 비와 천둥을 부리는 신 인드라(인타라·因陀羅)가 등장한다. 불교 화엄경에서는 제석천으로 이름이 바뀐다. 제석천이 사는 궁전에는 인드라망, 혹은 인타라망(산스크리트어의 한자 음역)이라는 이름의 그물이 드리워져 있다.
 인드라망에는 수없이 많은 투명 구슬이 달려 있는데, 구슬마다 서로를 비추며 끝없이 이어진다. 온 세상이 촘촘한 하나의 그물로 엮여 있고, 모든 사물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뜻을 담고 있어 불교의 핵심 원리인 연기론(緣起論)을 상징하기도 한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전 세계가 하나의 생활권이 되고, 인터넷과 SNS로 온 인류가 이웃으로 엮이기 수천 년 전에 이미 성현들은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 폭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다. 페이스북을 통해 수십억 인류가 친구가 되고, 브라질 공장의 매연이 북극의 얼음을 녹이는 오늘날 현실을 떠올리면 옛 신화나 경전이 담고 있는 심오한 진리와 탁월한 혜안에 무릎을 치지 않을 수 없다.
 금세기 전 세계인은 인류 탄생 이래 최고의 풍요를 구가하면서도 기아와 질병과 전쟁과 자연재해의 공포에 휩싸여 있다.

 남보다 더 많이 갖고 싶고 더 풍족하게 쓰고 싶다는 욕심과, 남이야 어찌 됐든 나면 잘 먹으면 되고 편하면 된다는 단견이 낳은 불행이다.
 온 세상이 모두 인드라망으로 엮여 있는데 어찌 나만 잘살 수 있겠는가. 테러와 납치, 각종 감염병,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과 폭우, 난민의 발생과 유입 등은 이제 선·후진국을 가리지 않고 엄습하고 있다. 

 유엔은 2000년부터 20015년까지 빈곤과 질병 퇴치, 교육 보급, 성 평등 등 새천년 개발목표(MDGs)를 추진한 데 이어 올해부터 2030년까지 17개 지속가능 개발목표(SDGs)를 실천하기로 했다. 모든 형태의 빈곤 종식, 양질의 교육 보장, 양질의 일자리 증진, 국가 간 불평등 완화 등이 그것이다. 어느 것 하나 쉬운 과제가 없지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 없을 만큼 모두 절박하다.
 여기에 온 인류의 힘을 모을 수 있게 하는 것은 바로 세계시민교육이다. 우리는 모두 지구촌의 한가족이라는 자각이 있어야 문제 해결에 나설 수 있고, 인류의 문제가 무엇인지 깨달아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12년 교육우선구상(GEFI)을 제안한 것도 이러한 판단 때문이다.

 30일부터 6월 1일까지 경주에서 전 세계 100여 개국 500여 개의 NGO 대표, 대학·국제기구 전문가 등 2천5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세계시민교육-SDGs 이행을 위한 협력'이란 주제로 제66차 유엔 DPI(공보국) NGO 콘퍼런스가 열린다.
 GEFI의 주창자이자 SDGs의 설계자인 반기문 총장도 참석해 기조연설에 나선다. 세계시민교육 교재 개발과 교사 양성 등에 앞장서고 있는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APCEIU)의 정우탁 원장은 지난달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인류의 고질병을 해결하는 데 강대국이 나서면 제국주의적으로 비칠 수 있고 저개발국가는 능력이 부족하므로,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탈바꿈한 유일한 나라인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맡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우리가 과연 그 역할을 감당할 충분한 준비가 돼 있는지는 의문이다. 우리는 외국인들이 금속활자나 측우기의 발명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독도와 일본군위안부의 역사를 모른다고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그런 우리가 정작 동남아나 남미, 아프리카의 역사와 문화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일이다.
 불교 선사들은 '천지와 내가 한 뿌리이고[天地與我同根] 만물과 나는 하나[萬物與我一體]'라고 설파했다. 결국 '너와 나도 둘이 아니다[自他不二]'라는 것이다.
 공자는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남에게 베풀지 말라[己所不欲勿施於人]'고 일렀고, 예수는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고 가르쳤다. 세계시민교육의 시작과 끝이 바로 여기에 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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