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조기현 시인 | | ⓒ 경북연합일보 | |
무엇보다도, 경주는 한국 문학사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지녔습니다. 경주는 신라 시대 향가와 설화의 고장이며 한국 문화의 본향과 같은 곳입니다. 삼국유사에 실려 전해오는 향가와 설화는 한국 문화의 '뿌리'이자 상상력의 원형입니다. 이두와 향찰을 고안하여 우리말의 기록문학이 시작된 곳이 바로 경주입니다. 일찍이 신라시대에 최치원은 중국에까지 문명을 떨쳤으며, 조선시대에 경주 남산에서 김시습이 창작한「금오신화」는 한국 고전소설문학의 효시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통에 이어 근현대문학사에서 경주는 박목월과 김동리와 같은 한국문학의 인재를 배출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국 정신사의 골간을 이루는 많은 사상들이 경주에서 배태되었습니다. 원효의 불교 <화쟁사상>, 회재와 망기당의 유교 <태극무극 논쟁>, 최제우의 <동학사상>은 한국의 대표적인 철학사상으로서 우리 한국문학에 사유를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이처럼 한국문화의 '뿌리'가 되는 경주가, 현실적으로도 다른 도시에 비해 월등한 명분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지난 근대화 과정에서 경주는 국가가 제정한 특별법에 근거해서 '역사문화도시'로서 역할하면서 한국 관광의 보루로서 한국 발전에 기여하여 왔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에서 경주는 산업화를 미루고 많은 역사 유물 유적들을 보존하면서 경제적으로나 도시 발전에서 상대적 정체를 감내하여야 했습니다. 이러한 경주를 21세기를 맞이한 현시점에서도 단지 유람과 관광을 위한 유적지요 박물관으로 마냥 머무르게 해서는 아니 됩니다. 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한국 문화를 새로이 창조하고 국제적으로 선양하는 열린 마당으로 경주를 활용해야 합니다. 국내의 유수한 대도시와 산업도시들이 경주를 활용하여 문화적 소통을 이루고 창조적 역량을 충전해야 합니다. 그럴 때 한국문화의 역량이 최대화 되고, 경주도 역사문화도시로서 제 역할을 구현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경주는 한국 문화의 화합과 융성을 가져올 '열림'의 도시입니다. 일찍이 경주는 해양문화와 내륙문화가 만나는 곳이자 실크로드의 극동 축발지로서 유구한 역사 속에 세계와 교류해온 국제도시입니다. 그러기에 세계인들이 한국의 경주를 유럽의 그리스와 비견하여 인식하고 있습니다. 한국근대사에서 경주는 역사문화관광 도시로 한국 발전에 기여해 왔고 앞으로도 그런 맥락에서 육성되어야 할 곳입니다.
이상에서 살핀 바와 같이 [국립한국문학관]은 경주에 세워져야 합니다. 유력 도시들이 패권주의적 갈등을 피하고, 역사문화도시 경주를 공유하며 살려나갈 때 한국 문화는 더욱 풍성해지고 국가적 발전의 동력도 커질 것입니다. 경주가 [국립한국문학관]을 유치하면 그 내부에 각 지역 문학관을 설치하여 열림과 화합을 구현할 것입니다. 이로써 유치 경쟁에 참가했던 유력 도시들도 함께 그 뜻을 성취하게 되어 모든 도시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비록 다소 때늦은 감은 있지만 경주시가 유치 계획을 수립하고 25일 신청서를 경상북도에 제출하였습니다. 경주시는 보문단지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공원 내 부지 1만 5000여 m2의 시 소유의 부지를 예정지로 제공하기로 하고 있습니다. 경주가 유치지역으로 확정된다면 여기에 2019년까지 문화체육관광부가 국비 450억 원을 투입해 국립한국문학관을 조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인천과 서울을 거쳐 KTX와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그리고 인근의 공항(울산·대구)과 항구(부산·포항·울산)를 통해 전국 각지의 문학인과 문학을 사랑하는 시민들, 그리고 지구촌의 문학인들이 모두 경주로 몰려들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세계인들이 경주에 와서 천년의 역사를 배경으로 새로운 천년을 꿈꾸게 된다면, 우리가 함께 세운 [국립한국문학관]은 그 자랑스러운 모습을 더욱 빛내게 될 것입니다. 한국문화의 뿌리이자, 모든 지역과 열려있는 역사문화도시 경주가 [국립한국문학관]을 설립하는 데 최적지임을 우리 국민 모두가 깊이 공감하고 호응하여 경주 유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앞으로 우리 시민들께서 경주시의 유치 활동에 적극 동참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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