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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내 옆에 있어줘서"
-62년 해로…경주 괘릉동 김진환·김유선 부부가 말하는 참사랑-
1955년 얼굴도 모른채 혼례
생활고에도 서로간 존중·배려
"남편·아내 의무 지키며 살아와
부부가 깨지면 가정은 해체 돼
소중한 존재임을 깨달아야"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5월 23일(월)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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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안방 대청마루에서 두 손을 꼭 잡고 정답게 미소 짓고 있는 김진환·김유선 부부는 서로가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하루도 잊은 적이 없다. | | ⓒ 경북연합일보 | |
아침이면 할머니는 '잘 주무셨어요', 할아버지는 '예, 잘 잤어요' 두 부부가 62년 동안 나눈 아침인사이다. 가정의 달 5월에 둘이 하나가 된다는 21일 '부부의 날' 경주시 괘릉동에 62년째 부부로 살고 있는 김진환(81), 김유선(82)씨를 만나 부부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 결혼은 언제 어떻게 했는지? 1955년 11월 15일 결혼했다. 그때는 중매로 결혼을 했다. 전통혼례 방식이 그대로 남아 있어 어른들의 뜻에 따라 서로 얼굴도 모르고 혼례를 올렸다. 우리도 집안어른들이 매파를 처녀집에 보내 의견을 묻고 사주단자를 보내 허락을 구했다. 사모관대와 쪽두리를 갖추고 혼례를 올리고 합환주를 마시고야 서로의 얼굴을 보았다. 지금의 젊은이들처럼 연애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짝으로 인정해 결혼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무슨 감정을 느끼겠나. 다만 서로에 대해 귀동냥을 했을 뿐이다. 남편과 아내로 받아들이고 의무감과 가풍에 따라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 부부의 의미와 예의는? 人(인)이다. 불교에 좌별위정(左?爲正)이요, 우불위진(右?爲眞)이다. 직역하면 남자는 정직하고 여자는 진실해야한다는 뜻이다. 그러할 때 참사랑이 이루어지고 올바른 부부가 된다고 배웠다. 우리는 지금까지 어른들의 가르침에 따라 큰소리가 담장 밖을 넘지 않았다. 서로를 깊이 신뢰하고 존중하면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다. 서로가 잘못을 하면 용서하는 마음이 부부간의 사랑이다. 우리는 62년 동안 서로 반말을 하지 않았다. 아내는 존대말을 하고 나는 반존대를 한다. 서로가 존중할 때 사랑도 가정도 지킬 수 있다. 62년 동안 부부로 살다보니 이제는 일심동체(一心同體)이다. 모든 부부들이 그러하겠지만 지금껏 한결같이 내 옆에 있어준 아내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건강하게 곁에 있어 주어 고독하지 않고 의지가 된다. 이것도 늙어 복이다. 죽는 날까지 남편으로 아내로 책임을 다하며 살아갈 것이다.
◇ 현대사회의 가정해체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해? 화복무문(禍福無門)이요, 유인소소(惟人所召)이다. 화복(禍福), 다시 말해서 행복(幸福)과 불행(不幸)은 특별한 문이 있어서 그리로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모두 당사자가 불러들이는 것이다. 그러므로 행복해지기를 원한다면 스스로 꾸준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불행한 상태에 있더라도 그 원인을 만든 것은 자기 자신이다. 남을 원망해서는 안 된다. 불행한 상태가 되면 자기 자신의 책임은 생각하지 않고 흔히 남을 원망하게 된다. 그런 태도로는 불행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행복은 자신의 땀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어른들의 가르침을 헛되어 생각하지 않았다. 6·25전쟁과 경제 복원을 위해 지독한 생활고를 거쳤지만 서로간의 믿음과 신뢰는 깨어지지 않았다. 남편으로서의 의무와 아내로서의 책임감을 제일로 생각하고 살아왔다. 믿음을 가지고 서로의 잘못을 따지지만 말고 기다려주고 용서해주는 마음이 필요하다. 옛 어른들의 말씀에 따라 분수껏 살고 남에게 이기려 하지 말고 양보하면 특별히 싸우거나 다툴 일이 없다. ◇ 젊은 부부들이 가정의 불화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조언? 가정은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조직이다. 그 조직의 핵심은 부부이다. 부부가 깨어지면 가정이 해체된다. 그러니 서로가 소중한 존재임을 알고 존중해야한다. 우리 부부는 정월초하루날 서로에게 세배를 한다. 그 의미는 첫째가 서로 존중한다는 의미다. 둘째가 신뢰와 사랑의 표현이다. 셋째가 가정의 화목을 위해서다. 이제는 2남 3녀의 자식들이 이러한 가풍을 이어 받아 서로 존중하며 아끼고 살고 있다. ◇ 앞으로 소망과 젊은이들에게 하고픈 말은? 이제 인생의 마지막을 잘 정리해야 한다. 특별히 아픈데 없이 서로 믿고 의지하며 살다가 요양병원에 안가고 자면서 세상을 떠나는 복을 누리고 싶다. 나는 늘 농사를 지어며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래서 풍수지리학과 예(禮)특강을 동국대, 위덕대 등과 지자체단체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이제는 아내도 노인대학에서 글을 배워 틈만 나면 글을 쓴다. 나도 늘 글을 쓰고 읽기를 즐긴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우고 익혀야 한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부분에 대해 공부를 하고 깊어지면 이 또한 삶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어른들은 젊은이들의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노력하고 베풀기를 개을리 하지 않고 열심히 여생이 허락하는 날까지 살아갈 뿐이다. 권민수 기자 kms@kby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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