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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청년들이 맞이한 '성년의 날'의 현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5월 19일(목) 16:43
↑↑ 최형대 논설실장/사회복지학박사
ⓒ 경북연합일보

"난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니예요. / 그대 더 이상 망설이지 말아요. / 그대 기다렸던 만큼 나도 오늘을 기다렸어요. / 장미 스무송일 내게 줘요…" 한때 유행하던 대중가수 박지윤의 '성인식'이라는 노래가사의 일부분이다.
 노래에서는 성인의 날을 맞은 20세의 젊은이가 자유로운 행동의 기대와 성인의 지위에 대한 설레임을 표현하며, 성인됨을 자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16일은 성년의 날이었다. 정부는 1973년을 시작으로 매해 5월의 셋째 월요일을 성년의 날로 정하여 각종 행사를 하고 있다. 

 문화관광부에서는 1999년 전통의 예법을 변형해서 전통 관례 복장을 입고, 어른들의 축사를 듣고, 술을 마시며, 성인이 된 것을 선언하는 선언문을 낭독하는 등 새롭게 행사를 구성하여 실시하고 있다.
 반면에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등의 각종 데이는 강제하지 않아도 우리 생활 속의 보통 문화로 자리 잡았지만 성인의 날은 일부 향교나 학교 등의 기성인이 기획하는 의식적 행사로만 취급받고 있다. 

 성인의 날이 젊은이들의 축제가 되려면 외래종인 각종 데이의 경쟁원천이 무엇인지 잘 분석하여 벤치마킹을 하여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성인의 날은 사실 전통문화 속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매우 의미 있는 날로 자리 잡혀 축제화되어 왔다. 사람은 태어나고, 만나고, 결혼하고, 자식을 낳고, 자식을 출가시키고, 부모와 이별하고 등 등 의미있는 날이 수없이 많이 있다. 

 이렇게 많은 날들 중 공통적으로 함께 꼽는 가장 의미 있는 날이 4례(四禮) 즉, 관례(冠禮), 혼례(婚禮), 상례(喪禮), 제례(祭禮)의 날이다.
 이 중 관례는 4례중 인생에서 맨 처음으로 맞이하는 날로 아이가 교육과정을 마치고 드디어 성인으로 인정받아 사회구성원의 역할을 시작한다는 의미이다. 이런 역할담당을 공표하고, 사회책임을 상기시키기 위해서 상투를 틀고 갓을 쓰고 이름도 아명 대신에 자(字)나 호(號)를 사용 한다.

 관례는 다시 관례와 계례로 나눈다. 남성이 땋아 내렸던 머리를 올려 상투를 틀고 관을 씌우는 례(禮)를 관례라 하고, 여성이 땋은 머리를 올려 쪽을 지고 비녀를 꽂는 례(禮)를 계례라 하였다. 예서(禮書)에 의하면 "관례와 계례를 어른으로서의 책임을 일깨우는 례(責成人之禮)"라 하여 관례는 허용되는 권리에 앞서 책임이 막중함을 지적하고 있다.

 9포세대(친구, 취업, 연애, 결혼, 내집 등 꼭 이루어야할 9가지를 포기한 세대), N포세대(모든 희망과 소유를 포기하여야 하는 세대), 빨대족(30이 넘어도 독립하지 못하고 부모에 의존하는 세대), 이태백(이십대의 태반이 백수인 세대), 낙바족(낙타 바늘귀 통과하는 확률만 취업하는 세대) 등으로 불리는 우리의 젊은이들이 성인이 되어 책임의 연대로 출발하여야 하는 날이다. 

 이런 환경에서 출발하도록 등 떠민 기성세대로서 미안하고 부끄럽기가 한량없다. 성인식이 청년들에게 희망이 아닌 절망으로 다가옴이 슬픈 것이다.
 보호와 육성의 울타리 안에서 국가와 사회의 미래라며, 자란 청년들이 아무 대책 없이 황야로 방출되어야 한다. 절망의 늪으로 팽개쳐지기 위한 관문으로 등 떠미는 기성세대로서 외면과 회피, 책임전가 행위가 부끄럽고 미안할 뿐이다. 

 치열한 소유지분의 다툼 속에서 임금피크제, 성과연봉제 등 상생적 사회적 제안을 고려 없이 거두절미하는 세대, 기득권의 수성과 분배파이(pie)의 확대를 위한 도모적 집단행위를 일삼는 세대, 일자리의 대물림, 변화의 거부 등의 철면피 같은 이기의 칼을 난무하는 세대를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이런 세대들의 보신욕심이 관례를 치른 성인초입자인 이들에게 희망대신 포기를 선물하고 있다. 상생의 원리는 물론 자기 잘못의 인식조차 못하는 한단지몽(邯鄲之夢)같은 세대들이 청년들의 머리를 올려주고, 관을 쉬워주면서 쳐주는 박수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성인의 날이 이렇게 지나고 말았다. 내년에 다가올 5월의 셋째 월요일이 미리부터 걱정이 된다.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성인의 날, 시민들이 축복속에 희망을 가지고 출발하는 축제의 날을 기대할 수 없단 말인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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