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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경주가 낳은 한국 최고의 화가 손일봉(Ⅲ)
<기고 김봉환 소설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5월 17일(화) 16:40
↑↑ 손일봉 화백
ⓒ 경북연합일보

미술감독 김미희 감독은 손수민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었다. '물이 흐른다. 종이 위에 연필로 그려진 흙빛의 하늘 속에서 유유하고도 장엄히 물이 흐르고 있다. 작가 손수민의 <무한한 순환>은 <무한한 세계>의 연작 시리즈와 함께 무한의 산수를 표현하고 있다.
 바다 혹은 무한의 지평으로 내리 쏟는 물길을 따라 이곳저곳으로 풍경은 이어진다. 관람객은 물길을 따라 이동하며 작가가 소개하는 상상의 풍경 세계로 거닐며 작품을 본다. 태초가 열리는 원시적 풍경, 혹은 우주 어딘가에 존재하는 풍경은 연필 하나로 종이 위에 켜켜이 쌓여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로 접어든 그녀는 한국 서양화의 대표작가 중의 한 분인 손일봉 화백의 후손다운 저력이 숨어 있다.
 손수민은 1992년생이다. 월성초등학교, 계림중학교, 서울예술고등학교를 거쳐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지금은 이화여대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네이버로 들어가 손수민의 홈페이지를 열어보면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 작품에서 필자는 제목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보았다. 무한한 세계, 무한한 순환, 우주적 순환, 순환 등의 제목이 눈에 띈다. 이 제목들을 고찰해보면 모두가 존재와 관련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제 24살밖에 안된 화가는 왜 존재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일까. 일반적으로 예술가가 존재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경우는 살아온 역정이 순탄치 못했을 경우가 많다. 그러나 손수민은 고민을 할 만한 일이 전혀 없었다. 가정은 부유했고 주위로부터도 사랑을 받았고 공부도 잘 했다. 그렇다면 손수민이 생각하고 있는 존재의 문제는 삶을 고뇌하는 가운데 발생하는 것과는 색다른 종류의 존재에 대한 고찰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손수민의 미술적 세계가 어떻게 변모해갈지 지켜보는 것도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 될 것 같다.

 순환은 불교의 윤회 개념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순환의 개념은 윤회의 개념에 비하면 단순하다. 그러나 순환을 천착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윤회의 세계로 흘러들어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너무 철학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미술이란 것이 구태여 어떤 철학을 바탕에 깔 필요는 없을 것이다. 
 감각적인 어떤 느낌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제목에서 보면 심상치 않은 무엇을 느끼게 한다. 제목에 <빛나는 순간>이란 것이 있고 <반딧불>이란 것이 있다. 순간은 바로 영원의 다른 말이고 반딧불은 순간을 상징하는 이미지가 있다는 것을 화가는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또 제목에 <반영>이란 것이 있고 <무중력>이란 것이 있다. 이 두 제목에서 필자는 화가가 근래 새로운 고민을 시작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타협의 냄새를 맡게 한다. 이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좀 더 치열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 필자는 일찍이 화가에게 작가의 길은 형극의 길이라는 것을 말한 적이 있다. 어쩐지 대성을 기대하는 필자의 마음이 즐겁지만은 않다.
 최양식 시장이 오픈 하는 날 손수민 화가를 꼭 만나보고 싶어 했다고 한다. 마침 화가는 지인을 배웅하기위해 잠시 자리를 비웠기 때문에 전시장에서는 만나지 못했다. 시장이 전시장을 떠나기 위해 차를 타려는 순간에 화가를 만나게 되어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화가는 시장이 왜 자기에게 관심을 가지는지 의아했을 것이다. 시장이 펜화의 대가라는 것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펜화는 음양으로 표현하는 것인 만큼 시장이 손수민의 소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것이다.
 손일봉 화백의 천재성이 그의 종손녀를 통해 경주에서 맥을 잇게 되었다는 것을 우리 경주시민은 확인하게 되었다. 시민으로서는 참으로 행복한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경주를 빛낼 인재를 확인했다는 것만큼 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일이 결코 그렇게 흔할 수가 없는 것이다.
 아무튼 손일봉 화백의 탄생 110주년 기념 전시회를 맞아 <경주시립미술관>이 건립되어 경주의 작고 화가들의 작품을 상시로 감상할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다. (끝)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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