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김영호 교육학박사 | | ⓒ 경북연합일보 | |
벼슬이라는 말은 과거의 관직을 지칭하는 것으로 국가기관에서 나라의 통치나 운영을 담당하는 직위나 직무를 통틀어 일컫는 말이며, 영어로는 가버먼트 포스트(government post)로 표현된다. 직위가 높은 벼슬을 현질(顯秩) 혹은 현사(顯仕)라고 하고 낮은 벼슬을 소관(素官)이라 칭한다. 지난 시대에는 과거에 급제하여 출사하거나, 조부모가 충신, 효자 등으로 백성들의 모범이 되었을 때 그 후손들이 과거를 거치지 않고 임금으로부터 벼슬을 받아 음사(蔭仕)가 되었다.
국가 기관에서 나라의 통치나 운영을 담당하는 직위를 맡아 직무를 수행하게 되는 것은 개인과 가문에 큰 영광이었다.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그 능력을 인정받아 삼정승이나 육판서의 직위로 승진하는 것은 만인이 부러워하는 큰 영광이 되었지만 그 만큼 책임과 역할이 소중하였던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직무를 잘못 수행하여 귀양을 가게 되거나 혹은 사약을 받고 불명예로 관직을 마치기도 한다. 그러나 백성의 심부름꾼으로 위민 보국하는 직위라고 스스로 다짐하면서 청렴하게 직무를 수행한 벼슬아치는 청백리라는 포상을 받아 그 명예가 유방백세의 영광이 되기도 하였다. 벼슬아치는 직무수행의 방법에 따라 탐관(貪官)과 염관(廉官)으로 구분의 평을 받았으며, "탐관 밑은 안반(安盤) 같고 염관 밑은 송곳 같다"는 평가의 말이 있어 왔다.
탐관은 관직을 이용해 백성들을 수탈하여 치부한 탓으로 엉덩이가 살이 쪄서 그 모양이 넓적하여 안반 같고, 염관은 직위를 이용해 치부를 하지 않고 청렴하게 수행한 탓으로 적은 녹봉으로 어렵게 살아오다보니 살이 빠져 그의 엉덩이가 야위어서 송곳 같다는 뜻으로 회자되어 온 말이다. 그만큼 벼슬아치에게는 복무정신과 방법에 따라 부(富)를 축적할 수도 있고, 청렴하게 복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도 국가공무원으로 채용 되어 직위를 부여 받는 것은 매우 어렵고 힘든 일이다. 국가공무원이나 지방공무원을 선발하는 채용고시의 경쟁률을 보면 안구가 돌출할 정도의 높은 비율이다. 그 높은 비율이 보여주는 의미는 그만큼 공직의 영예를 뜻하기도 하지만 봉급의 고하를 막론하고 직업의 안정성이 보장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반 회사원의 경우는 요즈음 대우가 많이 좋아졌기는 하지만 경기여하에 따라 운영이 어려울 때는 본의 아니게 구조조정이라는 해임을 피할 수 없게 되어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을 더 선호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공무원이든 회사원이든 하루 여덟 시간이라는 법이 정한 시간 동안 근무를 하는 직장인들은 지난 시대의 벼슬아치의 권한은 누리지 못할지라도 무직자나 실직자의 위치에서 볼 때 자랑스러운 벼슬아치라 할 것이다. 신문을 펼쳐보니 '벼슬'이라는 용어가 눈길을 당긴다. 지난달 26일 '국민의당 당선자 워크숍'의 모두발언 중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국회의원은 벼슬이 아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에게 직접 고용된 국민의 직원이다. 국회의원은 국민 세금으로 세비를 받는 국민의 대리인이다"라는 발언을 하였다.
이 발언에서 국회의원이 국민의 직원이며 대리인이라고 그 개념을 나름대로 밝히고 있으나, '국회의원은 벼슬이 아니다'라는 조작적 정의가 더욱 주목된다. 어떤 의미로 '국회의원은 벼슬아치가 아니다'라고 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국회의원이라는 특수신분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여 탐관처럼 부를 축적하면서 국민을 지배하는 지난시대의 벼슬아치가 아님을 밝힌 것 같다. 국회의원들이 자리다툼으로 사시(斜視)의 대상이 되기보다 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국민의 대표이며 국회의 구성원이라는 명예를 소중히 생각하며 역할을 바르게 수행하라는 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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