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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청소년의 행복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5월 08일(일) 15:33
↑↑ 최재석 연합통신 논설위원
ⓒ 경북연합일보

우리나라 청소년은 행복한가. 참 한가하다 싶을 우문(愚問)을 새삼 던지는 것은 한국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라는 뉴스를 며칠 전 접했기 때문이다. 우리 청소년이 뭐 그리 행복할까 싶었지만 막상 그렇다고 하니 씁쓸하고 언짢은 기분을 숨길 수 없다. 청소년을 자녀로 둔 부모로서 자괴감이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염유식 교수팀은 한국방정환재단의 지원을 받아 2009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유니세프의 어린이·청소년(초등 4학년∼고등 3학년) 행복지수를 모델로 한 국제비교연구를 해왔다. 

 스스로 생각하는 행복의 정도를 나타내는 주관적 행복지수를 OECD 평균(100점)과 비교해 점수화한 결과 한국이 올해는 82점으로 22개 회원국 중 가장 낮았다.
 2014년까지 6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하다 작년에 90.4점(23개국 중 19위)으로 약간 순위가 올랐다가 다시 꼴찌의 불명예를 안은 것이다. 주관적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는 한국보다 경제 수준이 낮은 스페인(118점)이었다. 행복감이 지극히 주관적인 개념이다 보니 충분히 가능한 결과일 수 있다.
 이 연구에서 주목되는 건 우리나라 청소년이 성적이나 경제 수준보다 부모와의 관계에서 행복감을 느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성적이 똑같은 중간 수준이더라도 아버지와 관계가 좋은 경우 청소년의 75.6%가 삶에 만족한다고 답한 반면 관계가 좋지 않은 경우 47.7%가 만족한다고 말했다. 

 경제 수준이 상위더라도 어머니와 관계가 좋지 않으면 49%만이 삶에 만족한다고 느꼈지만 관계가 좋은 경우 81%가 삶의 만족감을 표했다. 청소년이 느끼는 행복의 정도는 부모의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얘기다. 어른들이 각자 가정을 되돌아보게 하는 대목이다.
 우리 집 고3 수험생은 입시를 앞둔 학생이라면 다들 그렇듯이 요즘 말수가 부쩍 줄었다. 대입 수험생의 생활을 알기에 '열심히 공부하라'는 말을 할 수가 없다. 학교와 학원을 쳇바퀴 돌 듯 오가야 하는 한국의 고교생에게 어떤 즐거움이 있겠는가 싶어 옆에서 지켜보는 마음도 안타깝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몇 년간 미국에서 다녔던 아이는 가끔 그때를 그리워한다. 한국에서 공부하기 힘들고 우리나라 교육 자체에도 불만이 많으니 그 시절 생각이 당연히 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에서 학교 다니기 힘들다고 너나 할 것 없이 다들 한국을 떠나면 이 나라는 어떻게 되느냐. 한국의 교육제도가 잘못됐다면 나중에 커서 고치면 되지 않느냐. 이놈아 이 정도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는 걸 고마워해야지. 안 그런 애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말이 입속에서 맴돌지만 하지 않았다. 공부를 독려하기보다 되레 역효과가 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청소년은 어른이 만들어 놓은 틀에서 경쟁할 수밖에 없다. 교육·입시 제도가 그렇고 취업구조도 마찬가지다. 더욱이 태어날 때 금수저를 물지, 아니면 흙 수저를 물지도 그들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게 없다. 이런 현실을 감당하기 힘드니 불만이 커지게 마련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6년 청소년 통계'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 있다. 2015년 기준 청소년의 94.0%는 '모든 사람은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응답했다는 것이다. 남학생(91.6%)보다 여학생(96.6%) 비율이 더 높았다.
 특히 이 비율은 2013년 90.8%, 2014년 93.4% 등 증가세를 보였다. 또 청소년의 82.8%가 '청소년도 사회문제나 정치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또한 남학생(78.7%)보다 여학생(87.1%) 비율이 훨씬 높았다. 통계청이 기준으로 하는 청소년 범위는 청소년 기본법에 따른 9∼24세 인구이며, 전체 인구의 18.5%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도 선거권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요구가 여러 차례 있었다. 번번이 '청소년은 정치적 의견을 가질 만큼 성숙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좌절됐다.
 2014년 4월 29일 헌법재판소는 '19세 미만 선거운동·정당 가입 제한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미성년자는 아직 정치적·사회적 시각을 형성하는 과정에 있고 경험·적응능력의 부족으로 인해 의사 표현이 왜곡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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