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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독서출신과와 현대의 디지털 독서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5월 02일(월) 14:48
↑↑ 선석열 문학박사
ⓒ 경북연합일보

한국의 전통적인 관리선발제도는 과거라고 알려져 있다. 과거제도는 고려시대 이후부터 시행되었다.
 그러나 통일신라시대에는 유교적 소양을 지닌 지식인을 관리로 선발하였다. 이를 독서출신과라고 불렀고 독서삼품과라고도 한다. 독서출신과는 788년 원성왕 때에 마련한 제도로서 국학의 졸업생을 대상으로 시행한 새로운 관리등용방법이었다.
 오늘날의 국립대학인 국학은 통일신라의 예부에 속한 교육기관으로서 682년 신문왕 때에 설치하였다. 삼국 통일 이후 신라는 넓은 영토와 급증한 국민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제도를 마련해야 했다. 국가 통치이념으로 가장 적합한 것은 충효를 강조한 유교사상이었으므로 인재들을 키우기 위해 국학을 설치하였던 것이다. 

 처음에는 박사와 조교가 국학생을 가르쳐 일정한 유교적 소양을 갖추면 관리로 발탁하였다. 그러다가 지식인이 점차 늘어나자 엄격하게 개선하여 관리의 선발을 3등급으로 나누었다.
 먼저 「곡례」와 「효경(孝經)」 정도를 읽을 줄 아는 자를 하품으로 뽑았다. 그 다음 수준을 높여 「논어」·「곡례」·「효경」을 읽을 줄 아는 자를 중품으로, 더욱이 「춘추좌씨전」·「예기」·「문선」을 읽고 그 뜻을 잘 통하고 아울러 「논어」·「효경」에도 밝은 자를 상품으로 뽑았다.
 특히 「주역」·「시경」·「서경」·「예기」·「춘추」 등의 오경과 「사기」·「한서」·「후한서」의 삼사 그리고 제자백가의 사상서를 통달한 자는 순서를 가리지 않고 등용하였다.
 이것은 신라인이 유교적인 소양이 점차 높아지자 4등급으로까지 선발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책읽기는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얻는 것만이 아니다. 「곡례」와 「효경」을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삼아 유교에서 실천도덕의 근본인 효와 일상생활에서의 도덕적인 예의에 중점을 두었다. 그리고 중품에서는 「논어」가 첨가되고 상품에서야 비로소 국가에 충성하는 대의를 강조하는 「춘추」와 문학서인 「문선」이 더해지고 있다.
 특품에서는 더욱 전문적인 지식을 통해 국가를 경영할 수 있는 자질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는 현재 선진국의 명문 대학에서 고수하는 교양교육과 다를 바가 없다.
 한국인들은 일찍부터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였다. 집을 나가서는 천하의 뜻 있는 벗들과 사귀고 집에 들어와서는 옛 성현들의 책을 읽는 것을 미덕으로 여겨왔다. 신라시대부터 관리를 등용할 때에는 그 사람의 독서 범위와 수준을 헤아려 인재를 등용하였다. 

 독서출신과는 이후 한국 전통사회의 학문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21세기에 들어와 독서는 거의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인들은 컴퓨터나 핸드폰을 통해 정보를 얻는 반면에 종이로 된 책은 거의 보지 않는다. 스마트폰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무절제하게 사용하고 있어 그 폐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전자기기에서 발생되는 전자파로 뇌에 안 좋은 영향이 미쳐서 중독현상으로 인한 불안감에 시달린다. 

 이와 같은 중독성을 줄여보고자 디지털 디톡스도 대안으로 나오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독서와 명상이다. 물론 전자책을 통해 독서를 할 수도 있으나 글자를 읽어도 수동적이므로 기억에 오래 남지 못한다. 반면에 '안광(眼光)이 지배(紙背)에 철(徹)한다'는 가르침과 같이 인간이 스스로 눈빛으로 쏘아 글자를 능동적으로 읽어야만 그 지식과 정보를 오롯이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인문학 수업에도 책은 제쳐두고 디지털 화면에 강의 요약을 비추어 수업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있는데 학생들은 기억에 많이 남지 않는다고 푸념한다.
 디지털 화면은 2차원에 불과하여 인간의 사고를 속박하는 반면에 종이책 특히 흑백의 책은 인간의 4차원적인 무한한 상상력을 키워준다는 점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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