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최종편집: 2026-08-08 01:54:09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
전체기사
커뮤니티
공지사항
자유게시판
행사알림
회사알림
 
뉴스 > 칼럼
구조조정의 괴로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5월 02일(월) 14:47
↑↑ 김종현 연합통신 논설위원
ⓒ 경북연합일보


정부가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선언했다. 20년 전 환란을 떠올리게 한다. 그때는 나라 경제가 통째로 무너지는 상황이었다. 언론은 온통 퇴출되는 기업이나 금융기관의 부음으로 도배됐다. 실업자가 양산되면서 거리로 나앉은 가장의 자살이 속출했다. 차가 줄어든 거리는 황량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식민지가 된 1997년 겨울과 이듬해 봄의 풍경이었다.
 IMF 구제금융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금융과 기업 부실을 청소하는데 무려 170조 원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그런데 또 좀비들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정부는 그동안 구조조정은 빚을 준 채권단 중심의 시장 자율로 해야 한다고 발을 빼고 있었지만 상황이 다급해지자 직접 나섰다. 

 대기업 구조조정에서 시장 자율이 작동한 적은 별로 없었다. 빚의 규모가 큰 대마(大馬)는 은행이 함부로 다룰 수 없다. 재벌공화국에서 대기업의 부실은 국가의 위기다. 과거 한보와 기아차그룹의 부실은 환란의 도화선이 됐다. 1999년 말 인류 역사상 최대 파산이라는 대우그룹의 해체 때는 나라가 흔들렸다. 약 30조 원의 공적자금을 쏟아부어야 했다.
 환란 이후 구조조정을 게을리한 핑계는 수십 가지라도 댈 수 있다. 기업 오너들이 경영권을 박탈당할 수 있는 구조조정을 왜 하려 들겠는가. 은행이 대출 부실화 때문에 부도를 낼 수 없었던 것도 당연했다. 역대 정부가 실업 등의 사회경제적 파장을 우려해 은근히 부실기업의 연명을 도운 것도 어쩔 수 없었다. 각각의 입장에서는 모두 그럴듯한 그 부조리한 '당연들'이 쌓여 해운업과 조선업의 부실이라는 폭탄이 됐다. 구조조정의 타이밍을 놓치고, 환부가 곪아 터졌다. 

 더 문제가 되는 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대우조선해양, STX조선 등 구조조정 대상 대기업들이 죄다 국책은행에 빨대를 꼽고 있다는 것이다. 물색 모르는 낙하산 CEO가 이끄는 국책은행들은 기업을 감시하거나 개혁할 능력이 안 된다. 적당히 정부 눈치나 보면서 귀찮은 일을 회피하고, 부실이 발생하면 정부에 앓는 소리를 해 혈세로 때운다.
 기업에 이런 봉이 어디 있나. 이렇게 해서 산업은행의 해운사와 조선사 여신은 8조4천억 원, 수출입은행은 12조8천억 원으로 불어났다. 어마어마한 돈을 대주고도 관리는 엉망이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이 대규모 적자를 내고 분식회계로 장부를 조작했는데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정부가 구조조정의 칼을 빼 들었지만 제대로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분위기가 좋지 않다. 환란 당시의 구조조정은 나라가 거덜 난 상황이어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IMF와 미국이 국가부도를 내겠다고 협박하는데 개혁을 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김대중 정권 초기여서 돌파력이 있었고 헌신적인 관료들이 몸을 던졌다.
 지금은 대통령의 임기가 후반으로 넘어간다. 다수당이 된 야당과 정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 벌써 구조조정을 위한 재원 문제를 놓고 갈등이 불거졌다. 내년은 대통령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대우그룹이 수술대에 올랐을 때 총 부채는 약 89조 원이었다. 현재 해운과 조선업에 대한 은행권의 총여신은 약 88조 원이다. 결코 만만한 덩치가 아니다. 물론 지금은 환란 때와는 여건이 다르다. 당시는 보유 외환이 거의 고갈돼 IMF와 미국에 달러를 구걸했지만, 지금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은 3천700억 달러에 육박한다. 재정여건도 탄탄하다. 금융기관의 건전성도 양호하다. 저금리 시대다. 그래도 제대로 구조조정을 한다면 그 충격은 엄청날 것이다. 

 김대중 정부 때 5대 그룹 빅딜 실패의 트라우마 때문인지 모르지만, 당시는 개개의 기업 현실에 대한 고려 없이 정치적 업적에 급급했기에 좌초했다. 채권단이 관련 산업에 대한 충분한 분석과 정보를 토대로 전면에 나서고 정부가 지원책으로 뒷받침함으로써 기업들이 움직이도록 유도해야 한다.
 환란 당시 은행·기업 퇴출로 '저승사자'라는 별명이 붙은 이헌재 당시 금융감독위원장은 "개혁을 하면 사방이 적이다. 죽을 각오로 해야 한다"고 직원들을 다그쳤다.
 "일이 많은 때 한가한 시절의 수단을 쓰는 건 지혜로운 사람의 준비가 아니다"는 한비자의 말도 자주 인용했다.
 오늘 구조조정을 맡은 공무원들에게 이런 절실함과 각오가 있는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Copyrights ⓒ경북연합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전 페이지로
실시간 많이본 뉴스
 
경북소방, AI 기반 재난대응 강화…신고접수시스템 고도화
청송사랑화폐 할인율 15%로 조정…안정 공급 강화
대구시, 제조기업 AX 전환 가속화 돕는다
경주시, 공공기관 유치전 돌입…원자력·에너지안전 분야 공략
포항에 동북권 ICT콤플렉스 개소…AI·SW 인재 양성
민선 9기 경북도 투자유치특위 발족
어린이 문화체험 프로그램 확대 운영
군위군, 로컬푸드 출하농가 역량 강화 교육 마무리
대구시, 찾아가는 돌봄행정 강화…통합돌봄 추진 점검회의 개최
달성 드림스타트 소방안전교육 실시
최신뉴스
408억원 규모 ‘경북 혁신 벤처펀드’ 결성  
대구경북 말산업 특구 활성화 채찍질  
노지 밭작물 스마트 관수기술 도입  
안동시 착한가게 400호점 탄생  
예천군, 지역 환경리더 양성 나섰다  
영양군, 고추 재배 종합 평가회 개최  
영주서 대만 복싱 선수단 350명 전지훈련  
‘부적합 방폐물 반입, 케리(KAERI)’ 엄중 처벌해야  
달성군 찾아가는 장애인식개선 문화예술교육 호응  
군위군, 폭염 속 농작업 안전 지킨다  
대구서 조수미 세계무대 데뷔 40주년 기념공연 열린다  
볼거리 많은 대구과학관, 대구 인기 공공기관 1위  
냉방기기 사용·전력 수요 급증…화재위험경보 ‘심각’ 상향  
경북도, 민·관 합동 독도 연안·수중 정화행사 개최  
경북도, 자연재해저감 종합계획 추진 본격화  

신문사소개 편집규약 윤리강령 고충처리인제도 개인정보취급방침 제휴문의 광고문의 구독신청 기사제보 저작권 문의 청소년보호정책
상호: 경북연합일보 / 사업자등록번호: 505-81-82281/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화랑로 32 (성건동)
발행인.편집인: 정진욱 / mail: sp-11112222@daum.net / Tel: 054)777-7744 / Fax : 054)774-3311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북, 가00039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진욱
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
방문자수
어제 방문자 수 : 39,860
오늘 방문자 수 : 2,802
총 방문자 수 : 41,795,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