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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양남면'주상절리 파도소리길'> 너울 감기는 태고의 속살… 동해서 꽃 피우다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부채꼴 주상절리는 세계적으로도 드물어
사방으로 펼쳐진 모습이 곱게 핀 한 송이 해국(海菊) 같아서 '동해의 꽃'으로도 불려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4월 17일(일)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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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부채꼴 주상절리의 장엄한 일출.'해국(海菊)' 모양의 부채꼴 주상절리는 '동해의 꽃'이라 불린다.
<경주시청 제공> | | ⓒ 경북연합일보 | |
|  | | | ↑↑ 곧 개통될 '물빛사랑다리'는 하서리 장옥과 읍천리 주상절리를 잇는 가교가 된다. | | ⓒ 경북연합일보 | |
|  | | | ↑↑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출렁다리. | | ⓒ 경북연합일보 | |
|  | | | ↑↑ 벽화마을 대상작품(바다이야기-심청). | | ⓒ 경북연합일보 | |
|  | | | ↑↑ 벽화들은 그림마다 특징이 있고, 사연이 있고, 전설을 담고 있다. | | ⓒ 경북연합일보 | |
|  | | | ⓒ 경북연합일보 | | 경주는 즐비한 문화재와 잘 갖춰진 보문리조트와 더불어 동해안 관광벨트라는 삼박자를 고루 갖춘 명실상부 세계일류 역사·문화·관광도시로 발돋움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각종 자원만 많다고 저절로 이룩되는 게 아니다. 큰 예산을 투입해 대단하게 꾸민다고 되는 일도 아니다. 자연이 준 천혜의 자원에 감사하고, 조상들이 물려 준 유산들을 소중히 여기며, 오고가는 손님들을 따뜻하게 맞아주는 마음씨가 세계일류여야 한다. 이곳에 터 잡아 살고 있는 사람들의 지혜와 정성이 쏟아져야만 진정한 세계일류로 평가받을 수 있다. 최양식 경주시장<사진>의 포부처럼 "경주시 양남 해변의 신비한 주상절리와 다정다감 벽화마을이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여행하고 싶은 곳, 세계1위 가족휴양지가 될 것"을 기대해 본다.
"얘들아, 여보! 금년 휴가 때는 경주 동해안 양남 주상절리로 가보면 어떨까" 역사·문화도시 경주여행의 코스가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경주관광 하면 대한민국 관광1번지인 보문단지 콘도에 숙소를 잡았다. 보문리조트만 해도 즐길거리가 적지 않다. 멀지않은 시내권에 박물관은 물론 동궁과 월지, 첨성대, 대릉원 등 천년고도의 볼거리는 매우 풍성하다. 하지만 이제 토함산을 단숨에 가로질러 동해안으로 떠나보자. 경주시 양남면에는 주상절리(柱狀節理, Columnar Joint, 천연기념물 536호)와 벽화마을(Wall Painting Village)이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다. 천년고도 경주 보다 2천만년 전에 탄생한 신비로운 비경이 이제 와서야 속살을 드러낸 것이다. 낭만이 가득한 감포항에서 울산 방향으로 내려가는 길은 동해안 '해파랑 길'의 일부이다. 그 사이에는 양북면 봉길해변에 문무대왕 수중릉이 순례객들을 맞이한다. 경주시내와 보문단지에서 출발해 불국사~토함산터널~양북면소재지~봉길해변으로 곧바로 와도 된다. ◇나아해변, 벽화마을의 정감 양북면 봉길리에서 새로 난 봉길터널을 지나면 양남면 나아리가 나온다. 평소의 나아해변은 한적하기 그지없다. 동해안 양남 비치의 2천만년의 신비로움은 사실상 그곳에서 시작된다. 소나무 숲 공원을 출발해 나아해변을 따라 나서는 그곳 어디에서나 동틀 녘이면 동해에 힘차게 떠오르는 붉은 해를 바라볼 수 있다. 탁 트인 백사장을 지나면서 눈앞에 나지막한 지붕의 어촌 마을이 나온다. 여느 어촌과 같았던 그곳에 몇 년 전부터 벽화가 그려지기 시작했다. 벽화 조성은 공모전 형태로 만들어졌다 한다. 수백명이 참가해 며칠 동안 벽화 그리기가 진행됐기에 벽화가 참으로 다양하고 다채롭다. 대개가 볼품없었던 블록 담벽을 있는 그대로 활용해 그렸기에 더욱 정감이 간다. 그림마다 특징이 있고, 사연이 있고, 전설을 담고 있다. 빠른 걸음으로 15분이면 통과할 거리이지만, 골목을 드나들며 그림들을 음미하고, 스마트폰에 담아 포스팅을 하다보면 한나절도 모자란다. ◇감춰졌던 신비의 주상절리 읍천리에서 시작하는 주상절리군은 오랫동안 군부대의 해안 작전지역으로 공개되지 못했다. 2009년 군부대가 철수하자 남아 있던 철책들이 제거됐다. 그 이후에도 해안도로에서 잘 보이지 않는 지형으로 인해 찾는 이가 적었다. 양남 주상절리는 그렇게 여전히 잠들어 있었다. 해변에는 초대형 태풍이 할퀴고 간 자국이 수년째 방치된 채 남아 있었다. 2008년 읍천리 이장을 맡았던 임장춘씨는 "주민들이 울산으로 많이 떠나갔습니다. 그런 와중에 멀지않은 울산 해안의 작은 규모의 주상절리가 잘 활용돼 수많은 울산시민들이 찾는 것을 보았습니다"며 경주는 그곳보다 훨씬 대단한 자원을 가지고도 주저앉아 있었던 자신을 질책했다고 한다. 그는 당시 김영환 양남면장에게 안내 표지판 설치를 제안했다. 임 이장과 김 면장의 '민관합동작전'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들은 '군사작전지역'의 잔재를 걷어내고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을 열었다. 이들의 정성은 정부와 경주시를 움직여 100억원 예산의 '면소재지 정비사업'으로 이어졌다. 얼마 후면 하서리 전통 장옥이 새단장을 마치고, 면민들의 염원을 담은 '물빛사랑다리'가 장옥과 주상절리를 잇는 가교로 개통된다. ◇'동해의 꽃' 품은 파도소리길 경주시가 공식적으로 조성한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은 양남면 읍천항과 하서항을 잇는 1.7㎞ 해안길이다. 맞은 편 쪽으로 그만한 거리의 벽화마을이 있으니, 4㎞ 이상의 트레킹 코스가 된다. 읍천항에서 해안선 언덕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왼쪽에 바다를 끼고 출렁다리, 부채꼴 주상절리, 위로 솟은 주상절리, 누워있는 주상절리, 기울어진 주상절리를 차례로 만날 수 있다. 주상절리들은 송림을 뒤로한 채 드넓은 동해로 첫 발을 내딛는 타이타닉의 진흙 발자국 같아 보인다. 특히 부채꼴 주상절리는 신라 왕궁의 와편(瓦片)담장을 연상케 하는 신비로 인해 탄성이 절로 난다. 경주지역 동해안은 신생대 말 현무암질 용암이 광범위하게 분출된 지역이다. 뜨거운 용암이 빠르게 식으면서 만들어지는 다각형 기둥(주상절리)은 수직으로 발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곳 주상절리는 기울어지거나 수평으로 누워 있는 모습, 부채꼴 등 독특한 모양이다. 그 중에서 가장 빼어난 부채꼴 주상절리는 국내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세계적으로도 희귀하다. 사방으로 펼쳐진 모습이 곱게 핀 한 송이 해국(海菊)처럼 보인다고 해서 '동해의 꽃'으로도 불린다. ◇순결하고 고귀한 기상 체험 이른 새벽 바다가 보이는 펜션에서 일어나 가족들의 손을 잡고, 벽화마을 동넷길을 지나 주상절리 파도소리길에 올라보자. 동해가 훤히 펼쳐져보이는 전망대에서 '동해의 꽃' 위로 붉게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자. 힘차게 손을 펴 아름다운 이땅을 지키고, 사해만리 세계를 가슴에 품어보자. 자라나는 자녀들에게 이만큼 순결하고 고귀한 기상을 체험하게 할 수 있는 곳은 흔치가 않다. 강병찬 기자jameskang6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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