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권영석 연합칼럼니스트 | | ⓒ 경북연합일보 | |
'봄이 그렇게도 좋냐 멍청이들아, 벚꽃이 그렇게도 예쁘디 바보들아, 결국 꽃잎은 떨어지지 니네도 떨어져라, 몽땅 망해라' 남성 듀오 10센치(㎝)가 내놓은 신곡 '봄이 좋냐??'가 요즘 인기다. 막강 드라마 '태양의 후예' OST를 제치고 음원 차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솔로와 학생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인기의 비결은 봄이 와서 신난 커플들에게 독설을 내뱉는 발칙한 가사에 있다. '몽땅 망해라'라는 가사에 이르면 어쩌면 기성세대에 대한 원망의 소리로도 들린다.
그래도 기성세대는 대학 다닐 때 낭만이란 것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 청년들은 성적과 취업 걱정 뿐이다. 문제는 그렇게 노력해도 좋은 대학 가고 좋은 직장 잡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라는 점이다. 세상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도대체 어른들은 무엇을 했단 말인가.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는 말이 있다.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농담이다. 어른들에게 벚꽃은 순결 또는 절세미인을 뜻한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벚꽃은 시험이다. 마음 한쪽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자극하는 메신저다. 벚꽃이 피면 중간고사가 시작되고 벚꽃이 지면 시험이 끝나기 때문이다. 꽃이 피고 찬란한 계절이 오면 학생들은 긴장한다고 한다.
도서관에 앉아 바라봐야 하는 봄꽃에 무슨 감흥이 있을 것인가. 특히 도서관에서 취업 준비를 하는 젊은이들에게 봄은 고통일 것이다. 지난 2월 청년 실업률은 12.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어렵다. 몇몇 친구들은 제때 취업에 성공한다. 그러나 상당수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도서관에 남아야 할 처지다. 그런 취업 준비생들이 맞이해야 하는 봄은 얼마나 잔인할까. 직장도 못 구하는 처지에 마음 놓고 꽃구경이나 할 여유를 갖기는 힘들다.
연애도 사치일 뿐이다. 요즘 청년들이 너무 힘들다. 이들은 우리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세대다. 하지만 포기하며 살아야 하는 세대가 되고 말았다.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3포 세대는 이미 옛날 얘기다. 내 집 마련과 인간관계를 포기하는 5포 세대. 그리고 꿈과 희망까지 포기하는 7포 세대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다가 결혼제도와 가족제도마저 바뀔지도 모르겠다. 젊은이들이 꿈과 희망조차 포기하는 세상은 불모의 사막이다. 그러니 '봄이 좋냐??' 같은 노래에 의지해 좌절과 상실감을 달래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기성세대에게도 봄은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경제는 초겨울에 들어섰고 안보는 한겨울이다. 위기를 극복할 묘책과 비전이 절실한데 정치권은 희망이 아닌 혐오만 주고 있다. 정치권의 이전투구식 공천 갈등을 지켜본 국민은 답답해 가슴이 터질 것만 같았다. 벚꽃은 만발하고 있지만, 마음은 겨울처럼 꽁꽁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주역인 청년들에게 침몰 조짐을 보이는 대한민국호를 그대로 물려주자니 한숨만 나온다. '봄이 좋냐??'는 노래가 기성세대의 마음마저 저격하는 이유다.
몽땅 망하기 싫다면 방법은 하나다. 대한민국 국민은 척박한 환경에서 산업화도 완수하고 민주화도 이뤄냈다. 이제 남은 시대적 과제는 통일이다. 남한의 자본과 기술, 북한의 노동력이 통합하면 경제에 새로운 활력이 마련된다. 남북한이 핵무기 개발이나 첨단무기 구입에 쏟는 돈을 경제 살리기로 돌린다면 청년 실업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젊은세대와 기성세대가 함께 손붙잡고 분단극복에 나선다면 경제위기 해법도 보일테고 강대국 진입의 터전도 마련할 수 있다.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동족에 대한 사랑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내년 봄 벚꽃이 필 때쯤 남북의 청년들이 어깨동무를 한 채 버스커 버스커의 달달한 봄노래 '벚꽃엔딩'을 함께 부르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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