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김영호 교육학박사 | | ⓒ 경북연합일보 | |
국회의원이 되어 내 고장에 문화융성을 이룩하여 시민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꺼이 한 몸 바치고자했던 입후보자들의 절규가 사라지고, 거리에는 당선시켜준 유권자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는 현수막이 춘 사월 남기(嵐氣)와 더불어 자랑스럽게 흔들리며 무언의 외침이 되고 있다. 낙선자의 안타까운 깃발도 도덕적 가치를 전해주고 있다. 자존심은 접어 두고 거리의 매연을 삼키면서 고개 푹 숙여 인사하던 모습이며, 큰 절을 하면서 유권자에게 호소하던 각인을 위한 몸짓도 이제는 멈추고 말았다. 한 바탕 민주무대를 장식하던 노래 소리 역시 훌렁 가버리고 무한 적막의 고요가 웃음과 울음의 정서적 경계선을 드나들며 점차 사그라지고 있는 듯 세사무상(世事無常)의 법어를 보여주고 있다.
이상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정치인들이 종종 보여주는 큰 절은 대상인에게 보여주는 겸손의 예절행동이지만 절을 자주 받다보면 절하는 대상이 현장에서 목격되지 않더라도 그 특색 있는 배례의 모습은 자기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각인(imprinting)이라는 기제가 존재하게 되어 결정적인 시기에 기억을 회복하여 다시 의식화 하게 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래서 평소 국민의 대표가 되어 위민봉사하려는 뜻을 지닌 사람들은 다수인이 모임 회합장소에 나타나서 큰 절을 하면서 각인과정을 거치는 것을 볼 수 있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못함을 근심하지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함을 근심하라"는 말과 같이, 상대에게 자기를 각인 시키는 작용변수가 자기에게 있다는 각인의 중요함을 나타내고 있다.
각인을 연구한 로랜즈(Lorenz)에 의하면, 많은 종류의 조류나 포유류의 새끼들은 그들의 어미를 보고 추종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추종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그들 새끼들이 특정한 시기에 보고 따르는 최초의 대상이 그들의 어미였기 때문이다. 따르는 대상이 반드시 어미가 아닐 경우도 있다고 하였다. 로랜즈는 부화한 새끼 거위들이 자신의 움직임을 볼 수 있도록 그 앞에서 걸어 다녔더니 새끼 거위들은 로랜즈를 보고 그가 가는 곳 마다 따라 다녔으며 진짜 어미거위들은 무시하였다고 한다.
새끼 거위는 생의 초기에 그를 애착의 대상으로 삼아 그에게 각인 된 것이다. 그래서 로랜즈는 어린 거위새끼가 그의 어미나, 오리, 사람을 포함한 모든 움직이는 대상을 따라 다닌다는 것을 보고 하였다.
특히 각인은 자동적인 것으로 어린 새가 따라다니는 것은 배운 것이 아니며, 새가 부화된 후 결정적 시기 내에서만 일어난다는 것이다. 먹이로 이끌고 보호를 제공하는 어미를 따라다닌 어린 새는 살아남을 수 있고, 멀리 떨어져 방황하는 새끼들은 굶어 죽거나 약탈자에게 잡아먹히게 된다. 이와 같이 각인은 태어난 직후에 획득되는 행동양식으로 머릿속에 새겨 넣듯 깊이 기억되는 것 또는 그 기억을 말한다.
국민의 대표로서 의회에 내보낼 수 있는 자질을 충분히 갖추었다고 확인 되는 입후보자라 할지라도 그가 유권자에게 어떻게 각인되는 가에 따라 선택적 확답을 얻는 데는 차이가 있다. 평소에 지역사회의 문제점을 조사 연구하고 어떻게 하면 현안들을 잘 풀어서 시민들의 행복한 생활이 되도록 할 것인가에 대해 나름대로 답을 제시해온 경우는 구태여 다급한 상황에 한꺼번에 특색 있는 각인과정을 거치지 않더라도 그의 노력과정이 쉽게 머리에 떠올라 유효투표로 마감된다는 것을 로랜즈의 각인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타인에게 각인 시키는 방법에 있어서 미소, 말소리 등도 각인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므로, 이런 각인의 선택적 기능을 잘 이용한 입후보자는 유권자에게 더욱 근접할 수 있었다고 생각되어 선거 후일담으로 이야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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