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흐드러진다. 봄을 환상적이게 만드는 데 이만한 꽃이 있을까. 흰색 또는 연분홍색으로 그 웅집한 꽃잎의 행렬은 가히 꿈의 세계를 연상케 한다. 십수년 전만해도 벚꽃이 일본꽃이라고 해서 늘어나는 벚꽃 가로수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왔지만 이제 전국이 벚꽃 천국이다. 벚꽃(사꾸라)은 일본꽃, 일본 국화(國花)가 아니다. 일본에는 공식 국화가 없고, 굳이 국화를 찾는다면 왕실의 문양으로 사용하는 국화(菊花)를 들어야 할까. 오히려 1932년 일본 고이즈미 겐이치라는 학자는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한국의 제주도라는 주장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깨끗하게 피었다가 깨끗하게 지는 벚꽃이 사무라이 근성과 비슷하다고 해서 일본인들이 아주 좋아하다보니 일본꽃으로 잘못 알려졌을 뿐이다.
진해가 벚꽃도시가 된 것도 일제시대 진해를 군항으로 건설하면서 일인들이 벚나무를 대거 심었던 덕분이다. 해방 직후엔 미움을 받아 많이 잘려나갔지만 집권초기 박정희 대통령이 세계적인 관광휴양도시로 만들라는 지시에 따라 진해가 벚꽃도시로 거듭났다. 이제 한국의 국민꽃이 된 벚꽃, 어디에고 벚꽃이 있다. 벚꽃축제도 안하는 고을이 없을 정도다. 아래로 제주도부터 여의도까지 전국이 온통 벚꽃이고 벚꽃축제다. 경주 역시 빠지지 않는 벚꽃도시다. 축제·마라톤 등 각종 행사와 함께 벚꽃의 향연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아쉬운 것은, 보도된 바와 같이 행사장 정리가 부실해서 지저분한 장면들이 많다는 것이다. 벚꽃은 터질듯한 정렬을 짧은 기간 한껏 내뿜고 하염없이 진다. 옹졸하게 매달려 있지 않고 바람에 빗속에 깨끗이 진다. 얼마나 찬란한가.
그러나 벚꽃은 스스로 떨어진 꽃잎을 청소하지 못한다. 구경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을 치우지 못한다. 구경꾼과 관계자들이 벚꽃을 배워 깨끗하게 할 줄 알아야 한다. 이 계절에 또 아쉬운 것은 왜 경주가 진해만 못할까 하는 것이다. 진해 군항제에 2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다. 갖가지 행사는 별로 관심대상이 아니다. 오로지 벚꽃을 보러, 벚꽃에 잠기려고 가는 것이다. 경주가 무엇이 부족해서 못하나. 병충해에 강하고 어디에도 잘 자라는 좋은 나무. 잘 기획해서 잘 심기만 하면 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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