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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질권리" 인권인가, 알 권리인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3월 31일(목) 16:37
↑↑ 최형대 사회복지학 박사
ⓒ 경북연합일보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라는 말에서 망각은 삶의 의지를 유지시켜 주기도 좌절시키기도 한다. 특히 자신의 좋지 못한 과거를 잊지 못한다면 과거에 대한 부끄러움이나 죄의식 두려움 등의 개인감정이 생활을 지배하여 일상을 유지하기가 곤란할 것이다. 다행이도 우리들이 망각기능이 있어 이런 속박의 감정에서 벋어나 활발히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기술의 이기는 이러한 망각의 순기능을 억제하기도 하고, 제한하기도 한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인터넷을 탄생 시켰고, 이 인터넷은 자신도 이미 잊어버린 감추고 싶은 기억들을 잊지 않고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누구 할 것 없이 학교 동창회 홈페이지나 관심 있는 인터넷 카페활동, 메일주고받기 등 등 수많은 인터넷활동을 하고 있다. 그러한 모든 인터넷활동에 의한 자료가 인터넷은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다.
 기억만하고 있다면 문제는 덜할 텐데 잊고 싶은 개인 자료를 가감이나 거름 없이 그대로 모든 사람들에게 노출하고 있어 개인의 명예와 인권을 송두리째 무시하고 있다.
 특히 이런 개인자료를 본인이 더 이상의 공개를 거부하고, 대중에게 잊혀지기를 원하여도 본인의사 대로 되지 않음이 문제이다. 개인의 인권과 삶의 유지에 필수적인 것들조차 해당사이트에서 탈퇴하였거나 댓글이 달렸다는 이유로 지울 수조차 없어 강제공개에 그대로 노출되어있다.

 결혼하여 화목한 가정을 꾸려 행복하게 살던 한 주부가 과거 결혼 전 남자친구와 미니홈페이지에서 주고받은 애정의 게시물들이 10여년이나 지나 남편에게 발각되어 가정에 위기를 맞게 되어 잊히고 싶어 삭제를 요청해도 사이트에서 탈퇴하였다는 이유로 할 수가 없어 숨기고 싶은 불장난의 과거와 자신 그리고 남편이 인터넷상의 주홍글씨를 두고 끊임없는 가슴앓이와 불화를 격고있다. 이와 같은 예는 우리주변에 수없이 많으며, 이글을 읽고 있는 독자께서도 해당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잊히고 싶은 인터넷게시물을 지울 수 있는 권리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의 법제화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 방통위는 본인이 작성한 과거의 게시물(글, 사진, 동영상 등)을 본인이 삭제할 수 있는 권리는 물론 본인이 삭제할 수 없을 때도 게시판 관리자에게 게시물의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자기게시물접근배제요청권(잊힐권리)'을 제도화하기로 하였다.
 
 본인이 사망한 경우엔 특정 지정인 이나 유족 등이 글 삭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만약 거짓요청일 경우에는 원상회복할 수 있는 절차도 마련하였다. 물론 공익적 목적이나 다른 법률 등에 의해 삭제가 금지된 글은 본인이 요청하여도 예외적으로 처리가 된다.
 인터넷에서 잊혀질 권리에 대한논의는 2014년 5월 유럽사법제판소의 한 판결로 시작되었다. 당시 스페인 변호사 마리오 곤잘레스는 구글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과거에 빚 때문에 집이 경매에 부쳐진 내용이 담긴 기사가 구글에서 검색되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재판부는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며 "검색결과를 지우라"고 판결하였다. 이후 유럽에서는 2개월동안 8만 건 이상의 포털 게시물 삭제 요청이 쇄도하였다. 

 잊힐 권리를 폭넓게 보장해 주면 공공의 '알 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높다는 반론도 있어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공공의 이익 등에 부합하는 경우에는 국민의 알권리가 더 중요하다는 운영세칙을 세우고 있다.
 그렇더라도 개인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잊혀 질 개인권리가 존중되어야 한다. 원하지 않는 개인의 신상이 무차별적으로 공개되어 불행을 자초하여서는 안 된다. 인권존중은 민주주의와 복지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첫 번째 가치이기 때문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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