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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영의 그늘, 고독사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3월 30일(수)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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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최재석
연합통신 논설위원 | | ⓒ 경북연합일보 | | "당신을 '고독사(孤獨死)'로부터 지켜드립니다. 방 1개당 월 300∼500엔이면 시신 처리, 집 청소, 유품정리까지 전부 다 해드립니다." 지난해 9월 일본의 한 보험회사가 내놓은 '고독사 특화 상품' 선전 문구다. 홀로 사는 노인의 예기치 못한 죽음에 대비하자는 취지에서 출시된 이 상품은 나오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다. 사망자 뒷수습에 큰 부담을 느껴오던 1인 임대가구 집주인들이 앞다퉈 가입했다고 한다. 매년 고독사한 사람이 3만 명을 넘는다는 일본에서는 2011년부터 고독사 보험 상품이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보험 상품이 어쩌면 곧 우리나라에서도 나올 것 같다. 인구 고령화로 혼자서 죽음을 맞는 홀몸노인들이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보험연구원은 지난달 내놓은 '1인 가구 대상 보험상품 제공 방안' 보고서에서 고연령 1인 가구의 특성에 맞는 저렴한 보험 상품의 하나로 고독사 보험을 제안한 바 있다. 통상 혼자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고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에 발견되는 것을 고독사라고 한다.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하지 않은 죽음이다. 이렇게 생을 마감하는 것이 이제 더는 남의 일이 아닌 세상이 됐다. 이달 10일 강원도 속초의 한 오피스텔에서는 '우리는 가족이 없습니다. 화장해서 바다에 뿌려주세요. 2015년 9월 6일'이라고 적힌 유서를 남긴 채 숨진 노부부가 발견됐다고 한다. 유서가 쓰인 지 6개월이 지난 뒤였다. 아무리 옆집과 담을 쌓고 사는 세상이라지만 이토록 이웃에 무심할 수 있단 말인가. 고독사는 노인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 역도 금메달리스트는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후 변변한 직업 없이 메달리스트 연금으로 간신히 생계를 꾸려가다가 결국 지난해 혼자 죽음을 맞았다. 일하거나 일을 하려고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사는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김춘진 의원이 입수한 보건복지부의 '2015년 무연고 사망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무연고 사망자는 1천245명이고 그중 40∼50대 남성이 483명으로 38.7%를 차지했다. 그들도 한때는 한 가정의 가장이었고, 누군가의 남편이었고, 누군가의 아버지였을 것이다. 어쩌다 가족을 부양할 만큼의 돈을 벌지 못해, 아니면 그 어떤 사소한 계기로 가족과 떨어졌고 이웃과도 단절된 삶을 살다가 끝내 혼자 세상과 이별했을 것이다. 정부 당국의 각종 통계는 우리를 더 우울하게 한다.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를 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와 1인 가구 증가추세가 뚜렷하다. 노인 인구는 올해 689만여 명에서 2030년 1천269만여 명, 2060년 1천762만여 명으로 늘어난다. 1인 가구는 올해 523만202가구로 집계됐고 그중 65세 이상 1인 가구가 144만2천544가구로 전체의 약 25%에 달했다. 2012년을 기점으로 가장 많은 비중(25.3%)을 차지한 1인 가구는 2035년에는 전체의 34.3%까지 비중이 늘어날 전망이다. 결국 고독사는 인간관계의 단절에서 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웃사촌', '한지붕 세 가족' 등의 말이 널리 회자했듯이 전통적으로 이웃과 정을 나누는 문화가 남달랐다. 최근 TV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점에서 희망을 본다. 훈훈한 이웃의 정이 넘치는 '쌍문동 골목' 문화에 많은 국민이 얼마나 열광했던가. 우리는 다들 그 옛날 그렇게 살았다. 한 동네에 독거노인이 있다면 한 걸음 다가가 보자. 그저 말 한마디 나누고 밥 한끼 같이 할 수 있는 이웃의 온기가 그들에겐 절실할 것이다. 아랫집에 혼자 사는 50대 아저씨가 며칠째 안 보인다면 오늘 저녁 당장 초인종을 한 번 눌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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