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선고자 네 명 중 한 명이 60대 이상이라는 법원 통계는, 한국 사회의 고령화와 노인 빈곤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지표이다. 노년층은 치료비와 생활비를 감당 못해 경제적 불능 상태에 빠지는 '생계형 파산'이 많다. 그리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한국에서 65세 이상 노인의 상대빈곤률은 49.6%로 OECD 평균의 4배에 달한다. 홀로 사는 노인의 빈곤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분석한 내용을 보면, 작년 2분기 '노인 단독가구'의 월소득은 평균 97만원에 불과했다. 이러한 노인 인구는 전국에 144만3천명을 헤아린다고 한다. 이렇게 빈곤과 외로움으로 한계상황에 내몰린 노년층은 경제적으로 파산을 맞는 것은 물론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노인 자살률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통계가 이렇다고 해서 '노인 빈곤·파산' 문제에 대한 지나친 비관은 옳지 않다. 급격한 공업화와 도시화, 대가족제도와 마을 공동체적 삶의 해체라는 시대적 전환기의 진통일 수 있다. 지금의 7, 80대 노인들은 노후 준비보다는 자식들에게 무조건 희생하고 마구 퍼주며 살아왔기 때문에 상대적 빈곤률이 높을 수밖에 없다. 다행스러운 점은, 한국은 65세 이하 모든 연령대에서 상대적 빈곤률이 OECD 평균보다 낮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는 노인 빈곤 문제가 점차 개선될 여지가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더구나 '부모에게 효도하는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에게 효도받지 못하는 첫 세대'라는 푸념 섞인 말을 하는 베이비부머들인 5, 60대들은 나름대로 노후 준비를 하면서 부모에게 어느 정도 효도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정부와 지자체와 지역사회가 다각도의 지원책을 강구하여 7, 80대 노년층의 문제들을 잘 해결한다면 상황이 충분히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홀로 사는 노인, 노인부부만 사는 가구에 대한 정책적 배려와 함께, 대도시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홀몸노인들이 함께 생활하는 공간에 시설 개보수비와 운영비를 지원하는 사업, 공동체에 사는 노인과 노인, 노인과 청년을 연결하는 대안가족을 지원하는 사업 등을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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