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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흥(憬興) 스님, 문수보살을 만나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3월 17일(목) 11:00
신라 신문왕 때 경흥이라는 스님이 계셨다. 그는 웅천주(熊川州·충남 공주) 출생으로 18세에 승려가 되어 경(經)·율(律)·삼장(三藏)에 통달하였다.
 681년 문무왕의 유언에 따라 신문왕에 의해 국로(國老)가 되어, 삼랑사(三郞寺)에서 저술에 정열을 쏟으며 법상종(法相宗)을 발전시켰다.
 그 경흥스님이 어느날 대궐에 들어가려 하였다. 시종하는 이들이 동문 밖에서 먼저 채비를 하는데 말과 안장이 아주 화려하였다. 뿐만 아니라 신발과 갓을 비롯한 차림새도 사치스러웠다. 스님이 길을 나서자 주위의 사람들이 모두 비켰다.
 그 때 거사(居士, 혹은 사문(沙門)이라고도 했다) 한 사람이 초라한 모습으로 손에는 지팡이를 짚고 등에는 광주리를 지고 와서 하마대(下馬臺) 위에서 쉬고 있었다. 등에 지고 있는 광주리 속을 보니 마른 물고기가 담겨 있었다.
 시종하는 이가 그를 꾸짖었다. "너는 스님의 옷을 입고 어찌 깨끗하지 못한 물건을 지고 있느냐?" 이에 초라한 행색의 사람이 다음과 같이 대꾸했다.
 "산 고기(馬) 두 마리를 사이에 끼고 있는 자도 있는데 시장의 마른 고기를 지고 있는 것이 무엇이 나쁘단 말인가!"
 말을 마치자 그 사람은 일어나 가 버렸다. 경흥스님이 문을 나오다가 그 말을 듣고 사람을 시켜 그를 쫓게 하였다.
 남산 문수사(文殊寺) 문밖에 이르러 그 사람은 광주리를 버리고 숨어 버렸다. 짚었던 지팡이는 문수보살상(文殊菩薩像) 앞에 있고, 마른 고기를 다시 살펴보니 소나무 껍질이었다.
 뒤따라갔던 사람이 와서 고하자 경흥스님은 이를 듣고 탄식했다. '문수보살께서 오셔서 내가 말 타고 다니는 것을 나무라시는 것이구나.' 그 뒤로 경흥스님은 죽을 때까지 다시는 말을 타지 않았다.
 <모화초등학교 경사리>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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