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문무학 문학박사 | | ⓒ 경북연합일보 | |
지난 2월 3일 본란은 '과학, 어디까지 갈 것인가?' 라는 제목 아래 바둑 9단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에 관해 언급하면서 과학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통제 하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런 관점에서 이른바 세기의 대국을 지켜보는 마음은 대단히 착잡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리 3연패를 당했을 때 아주 지는 것이 아닌가? 불안하기까지 했다. 다 지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참 많이 했다. 대국 전부터 어느 쪽이 이기든 승자는 결국 인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세돌 9단이 인간이고, 인공지능의 개발도 인간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승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세계가 어떻게 바뀔 것인가에 대한 짐작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인공지능이 인간과 같아질 수 있는가 아니 인간보다 더 우수한 능력을 가지게 되어 인간이 위축되는 것 아닌가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세계가 주목했던 것이다. 이번 대결을 보며 많은 사람들이 각기 다른 생각들을 했을 게 분명하다. 인공지능의 발달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했을 것이며, 그 반대로 생각하기도 했을 것이다. 더러는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을 것이며, 앞으로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에 대해 우려와 기대를 가지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과학의 발달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란 것은 확실하다. 왜? 그 과학을 발전시키는 것은 기계가 아니고 사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적인 대국을 통해서 바뀌는 세계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만은 깨우쳐야겠다. 이미 로봇이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해 내고 있고,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척척 해내고 있다. 지금까지는 로봇이 그냥 기계로서만 존재했는데 인공지능이 탑재되면 인간과 비슷한 생각을 하고 감정을 나눌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여러 분야에서 로봇이 상용화되었으니 인공지능의 상용화에 대비할 각오를 해야 한다. 마인드 스포츠로 분류되는 이 세기의 바둑 대결을 통해 대한민국이 크게 홍보되었다. 이세돌 기사가 전 인류를 대표해서 알파고와 대결을 했기 때문이다.
세기의 대국에 출전한 기사가, 대한민국의 이세돌 9단 이었다는 사실은 매우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국민 중의 한 사람이 인류의 대표가 되어 이렇게 지구촌의 주목을 받으며 당당하게 나서 본 적이 있었던가. 돌아보면, 필자의 과문인지 모르지만 아마 처음이 아닐까 싶다. 이 세기적 대결의 진정한 승자가 과연 누군가? 스포츠적 해석으로는 이세돌 9단이 졌다. 그러나 이 세돌 9단이 보여준 것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완전히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냈다. 그것이 우리는 반가운 것이다. 승리에 맞먹는 것이다. 인류의 실망을 달랜 것이다. 그 반가움의 크기가 우리 국민의 경우 월드컵 4강 진출보다 더 크다고 말하기도 한다. 따지고 보면 그 보다 더 큰 기쁨이라는 말이 지나치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단순히 스포츠 경기 이상의 인류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진정한 승자는 구글이라는 말도 나온다. 상상할 수 없는 홍보효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를 이 이상 더 홍보해낼 방법이 어디에 있겠는가? 구글은 이기든 지든 무조건 홍보되는 것이고, 져도 그 한계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발굴하는 것이 된다. 이세돌 9단도 스포츠에서야 졌다고 할 수밖에 없지만, 인류의 대표가 되는 게임을 했고, 이세돌과 바둑을 세계적으로 홍보하는 신나는 기회가 되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누가 이기고 누가 졌는가? 누구도 이기지 못했고 아무도 지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