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꺼림칙한 물건을 곁에 두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위험시설, 혐오시설을 기피하는 '님비현상'을 원망할 수도 없다. 단적인 예가 서울 노원구의 '폐아스콘'이다. 극미량의 방사능이 묻어 있어 법적으로는 '극저준위'로 분류되어 일반쓰레기 매립장에 묻어도 되는 그 폐아스콘을 서울시민들은 노상 방치도, 매립도 한사코 반대했다. 국회의원까지 동원하여 갖은 압력과 종용으로 경주방폐장이 준공되지 않았음에도 그 방대한 양의 폐아스콘을 임시저장고로 옮기게 만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경제를 살리고자 19년간이나 표류하던 국책사업인 '중·저준위방폐장' 유치라는 가슴 아픈 결단을 내린 경주시민들의 뜻은 높이 평가받아야 마땅하다. 어저께 원자력환경공단이 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2016년도 관리사업자 지원사업' 추진계획을 확정했다고 한다. 그런데 정부와 원자력환경공단은 방폐장을 유치한 지 10여 년이나 흐른 지금, 경주시민들이 실질적으로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지, 과연 유치 당시의 대국민 공약들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반문하고 싶다. 한수원 자사고 설립 약속도 무산 됐고, 유치지역 지원사업은 지지부진하다. 정부가 약속한 55개 지원사업 중 완료된 사업은 28개에 불과하고, 지원 예산은 당초 약속한 금액의 55% 정도에 그치고 있다.
특히 5개 사업은 전혀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고, 유치지역지원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하는 유치지역지원위원회는 그동안 1, 2차례만 회의를 개최할 정도로 유명무실한 단체로 전락했다. 오죽 분통이 터졌으면 시의원 전원이 방폐장 준공식에도 불참했겠는가. 게다가 장기적으로 보면, 방폐물 드럼의 압축공법의 발달로 반입수수료 수입 총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공단은 반입수수료부터 인상해야 한다.
재삼 강조컨대, 앞으로 고준위방폐물의 중간처분시설, 영구처분장 등 첩첩산중의 험난한 국책사업들이 도사리고 있는데 정부가 대국민 약속들을 이행되지 않아 신뢰를 잃으면 이러한 대형 국책사업들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그러므로 국책사업들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서도 방폐장 유치 당시 약속한 사업들은 반드시, 그것도 조기에 이행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