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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못할 의병장의 순국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3월 02일(수) 16:25
↑↑ 김영호 교육학박사
ⓒ 경북연합일보

조선 중기의 저명한 유학자 여헌 선생을 숭모하는 모임에 참석했다가 귀로에 구미시 임은동에 소재하는 왕산 허위선생의 기념관을 견학할 기회를 가졌다. 일모(日暮)가 가까워지고 약간의 눈이 내리고 있어서 예정에 없었던 견학을 가자는 제안에 사양하고 싶었으나, 평소에 충신, 열사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던 동료의 권유를 뿌리칠 수 없었던 것이다. 

 초행길이라 구미시의 외곽에 위치한 왕산선생의 기념관을 찾아 가는 데는 어려움이 없지 않았다. 근무자들이 갑자기 찾아온 낯선 불청객이었지만 친절하게 맞이하여 차를 대접하고 자세하게 안내를 해주어서 대단히 고마웠다. 왕산 선생의 영정 앞에 고개 숙여 묵념하고 안내 코스를 따라 기념관을 관람하였다.
 구미시에서 많은 돈을 들여서 우뚝한 기념관을 건립한 것은 순로를 따라 관람할수록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으나 허위 선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선생의 지난 자취를 듣는다는 것이 어쩐지 미안스러웠다. 
 
 그것은 선생이 귀중한 목숨을 나라를 구하기 위해 의병을 지휘하며 활동하다가 서대문형무소에서 사형1호로 순국하셨다는 사적을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이런 훌륭한 선생이 계셨기에 오늘의 우리나라가 존속할 수 있었다고 할 때 충신의 값진 희생을 모른다는 것은 기본을 갖추지 않은 국민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허위선생은 1855년 구미시 임은동에서 출생하여 유년기부터 전통 성리학을 학습한 총명한 유생이었다고 한다. 

 특히 7세 때 읊은 "달은 대장이 되고 별들은 군사가 되어 뒤를 따르네", "꽃을 꺾으니 봄은 손 안에 가득하고 물을 길러오니 달은 집안으로 들어오네"라는 시문에서 남달리 총명하였다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15세 때 시경을 비롯한 고전과 역사서 및 병법을 두루 섭렵 통달하였다는 것이다. 

 선생은 1895년 40세 때 명성황후 시해사건과 단발령에 항거하며 1896년 을미의병 때 김천에서 기치를 들고 충북 진천까지 진격하였는데 고종황제의 밀서에 따라 의병을 해산하고 청송 진보에 거주하는 맏형에게로 가서 학문에 정진하였다.
 44세에 중앙의 관계로 출사하여 성균관박사 평리원 수반판사와 재판장 의정부 참찬 비서원승 등에 봉직하면서 불의와 타협하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1904년 평리원 수반판사로 재직할 때 일제가 한일의정서를 강제로 조인케 하는 등 한국침략에 박차를 가하자 그것을 규탄하고 전 국민이 의병의 대열에 나설 것을 축구하는 배일통문을 돌리며 항일운동을 계속하였던 것이다. 

 그 후 을사늑약이 체결되고 대한제국군대의 해산 등 국권이 완전히 기울게 되자 1907년에 다시 의병을 일으켜 전국의병의 연합체인 「13도 창의군」을 조직하여 서울진공의 선봉을 맡아 선발대 300명을 거느리고 1908년 동대문 밖 30리 지점까지 진공하였다고 한다. 치열한 교전을 벌리며 불사항전으로 신명을 바치려고 싸웠으나 일본군의 화력을 당할 수 없어 패퇴하고 말았다. 

 그 후 경기 북부지방까지 의병운동을 계속 하던 중 일본군에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고 1908년 9월 27일에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하시고 말았다. 재판과정에서 일제 재판관이 "의병을 일으키게 한 것은 누구이며 대장은 누구냐"고 묻자, 웃으면서 "의병이 일어나게 한 것은 이등박문이요 대장은 바로 나다"라는 선생의 충의와 용맹의 기상은 박상진의사와 안중근의사에 의해 계승되어 독립운동사에 빛날 수 있었다고 한다.
 "아버지의 장사를 아직 마치지 못했고 국권을 회복하지 못했다. 충성도 못했고 효도도 다하지 못했으니 죽은들 어찌 눈을 감겠는가(父葬未成國權未復 不忠不孝死何暝目)"라는 잊지 못할 의병장의 순국 전의 말씀은 현세인도 알아야 할 것 같아서 다시 전해본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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