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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먼저, 아우 먼저'가 그리운 시절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3월 02일(수)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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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박노봉<편집부국장> | | ⓒ 경북연합일보 | | 70년대 중반에 농심라면은 우애 좋은 형제 광고로 대박을 터뜨렸다. 라면 한 그릇을 놓고 형제가 서로 먹으라고 권하는 내용이다. 이른바 '형님먼저, 아우먼저'다. 라면 겉표지에는 형제간의 우애를 상징하는 고전설화인 '형님먼저, 아우먼저' 표지를 그려 넣어 인기를 끌면서 삼양라면에 뒤진 판매량을 압도적으로 역전시켰다고 한다. 이 고전설화의 내용이 감동적이다. 어느 마을에 우애 좋은 형제가 농사를 같이 지었다. 열심히 일한 덕분에 풍년이 들어 형제는 사이좋게 똑같이 벼를 나누었다. 그러나 형과 아우는 이런 생각을 했다. 형은 아우가 장가를 갔으니, 필요한 것이 많을 것이라며 자기의 벼를 동생에게 좀 더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우는 형님은 부모님도 모시고, 자식들도 있으니 더 많은 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형은 아우의 볏가리에 자신의 볏단을 갖다놓았고, 아우도 형의 볏가리에 자기의 볏단을 얹었다. 형과 아우는 자기의 볏가리가 작아져야 하는데, 그대로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여겼다. 어느 날 밤 형과 아우는 서로 볏단을 옮기다가 마주치게 돼 감격해 하며,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이다. 조금이라도 더 많이 가지려고 욕심을 부리는 요즘 세대에게 시사(示唆)하는 바가 크다. 이런 이야기와는 달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대기업 형제간의 재산 다툼을 보면, 재산이 많은 것이 결코 좋은 것이 아니라는 교훈을 얻게 된다. 최근의 롯데그룹 형제의 난에서부터 삼성, 현대, 두산 등 재산을 놓고 벌이는 형제간의 싸움을 보면, 우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롯데그룹의 경우 장남 신동주 회장과 차남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 경영권 승계를 놓고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이에 부친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장남 편을 들고 나서 형제간, 부자간의 막장 드라마를 연상시키고 있다. 2000년대 초에는 현대그룹의 형제의 난이 일어났다. 정주영 창업주가 와병 중에 차남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5남 정몽헌 회장간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이른바 왕자의 난이다. 그래서 현대그룹이 분할되는 상황을 맞았다. 삼성그룹은 3남 이건희 회장이 잡음 없이 후계자로 정해졌다. 그러나 2012년 장남 이맹희 회장이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상속과 관련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건희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두산 형제의 난은 2005년 두산그룹의 차남인 박용오 회장이 물러나고 3남인 박용성 회장이 취임하자, 박용오 회장이 이에 반발해서 일어난 사건이다. 박용오 회장이 이사회 하루 전에 그룹이 비자금을 횡령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런 이유로 박용오 회장은 가문에서 제명됐고, 그는 2009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일반 국민들은 재벌들이 벌이는 재산 싸움에 대해 눈살을 찌푸린다. 하루 벌어먹고 살기에 바쁜 국민들 입장에서는 허탈감만 들 뿐이다. 수천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서로 더 많이 가지려고 형제간에 벌이는 재산 쟁탈전이 행복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2015년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한 발전해법 네트워크(SDSN)가 발표한 국가별 행복지수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 대상 158개국 가운데 47위며, 일본은 46위다. 1위는 스위스로 세계에서 가장 행복도가 높은 국가로 나타났고, 아이슬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캐나다가 각각 2, 3, 4, 5위 순이다. 우리나라가 경제력에 비해 행복지수가 낮은 것은 치열한 입시 경쟁과 자살률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가운데 1위라는 현상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인 자살률은 단연 최고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핵가족화로 인한 외로움 등이 노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다. 한 때는 부탄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조사됐다. 영국에 본부를 둔 유럽 신경제재단의 2010년 국가별 행복지수 조사에서 한국은 145개국 중 68위에 그친 반면, 부탄은 1위를 차지했다. 국민 100명 중 97명이 행복하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인도와 중국 사이 해발 2천 미터 히말라야 산맥에 자리 잡고 있는 부탄은 남한 면적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천 달러에 미치지 못하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다. 부탄이 말해주듯이 물질적으로 풍족하다고 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가진 것은 부족하지만, 가족 간의 유대감을 가지면서 자기 생활에 만족하면 행복한 것이 아닐까.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말과 같이 '행복은 재산순'이 아닌 것도 사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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