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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테스크 칼럼
피도 눈물도 없는 선거판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2월 22일(월) 10:48
↑↑ 박노봉 편집부국장
ⓒ 경북연합일보
금배지를 달기 위한 경쟁이 살벌하다. 친구의 우정도, 직장 동료애도, 학교 선·후배의 돈독함도, 집안의 유대도 통하지 않는 총성 없는 전쟁터와 같다. 정글의 약육강식(弱肉强食)처럼 피도, 눈물도 없다.
 특히 대구·경북은 새누리당의 공천이 곧 당선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경선이 본선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공천을 받기 위한 후보 간의 경쟁은 다른 지역보다 더 치열할 수밖에 없다.
 지난주에 새누리당 4·13총선 지역구 후보 지원자 1차 접수결과를 봐도 대구·경북 지역이 전체 평균보다 경쟁률이 높다. 새누리당 전체 신청자 822명에 평균 경쟁률은 3.34대 1인데, 대구는 49명, 경북은 58명으로 각각 4.08대 1, 3.8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번 선거구 대구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곳은 대구 수성갑이다. 김문수 새누리당 전 경기지사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경북고와 서울대 선·후배 사이고, 1970년대 민주화 운동을 함께 한 동지이다. 7살이 많은 김 전 지사와 김 전 의원은 사석에서는 “형님 동생"하는 사이인데 금배지 앞에서는 동지애도, 선·후배도 없다.
 대구 동구갑에서는 현역인 류성걸 의원에 경북고 동기인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장관이 도전하고 있다. 두 사람은 고교시절 같은 반이다. 정 전 장관의 출마설이 나돌자 경북고 동기인 유승민 의원은 “정치가 아무리 비정해도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정 전 장관을 비판하기도 했다.
 경찰 치안정감 출신끼리 공천 경쟁을 벌이는 곳도 있다. 대구 달서을에서는 경기경찰청장을 지낸 윤재옥 의원에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도전을 하고 있다. 한 때의 동료애는 사라진지 오래다.
 경기도 수원시을에서는 정미경(새누리당) 현 의원에 백혜련(더불어민주당) 변호사가 두 번째 도전하고 있다. 두 사람 다 고려대와 검사 출신이라는 이력을 갖고 있는데, 한 치의 양보도 없다.
 심지어 집안끼리 공천 경쟁을 벌여 정치의 비정함을 보여준다. 제주시갑에서는 양창윤 새누리당 도당 부위원장과 양치석 전 신공항건설 준비기획단장은 '제주 양씨'집안이다. 옛날 같으면 집안의 어른들이 중재(仲裁)에 나서 집안끼리의 경쟁은 피했는데, 지금은 중재할 어른도 없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그것은 국회의원이 하는 일에 비해 대우와 권한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국회의원의 연봉이 1억 3천만원이나 되고, 추가로 차량유지비, 사무실 운영비, 공공요금 등 기타 경비가 지급된다. 국회의원 한 사람에게 보좌팀 7명(4급 2명, 5·6·7·8·9급 각 1명)과 인턴 2명이 돕고 있다. 또 철도, 선박, 항공기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고, 외국으로 출장 갈 때는 장관에 준하는 일등석이 나온다. 특권이 300여 개나 된다고 한다.
 이밖에도 국회의원에게는 불체포 특권과 면책 특권이 있다. 불체포 특권은 현행법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되지 아니하고, 회기 전에 체포 또는 구금된 때에는 현행범이 아닌 한 국회의 요구가 있으면 회기 중 석방된다. 면책 특권에는 국회에서 직무상 행한 발언과 표결에 관하여 국회 외에서 책임지지 아니한다고 한다.
 이런 특권과 대우를 받으면 그에 상응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국회의원의 경쟁력은 꼴찌 수준이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 국회의원은 1인당 국민소득의 5.27배의 연봉을 받고 있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가운데 일본(5.66배), 이탈리아(5.47배)에 이어 3번째로 높다.
 그런데 연봉에 비해 얼마나 일을 잘 하고 있나(의회 효과성)를 평가했더니, OECD 회원국 중 비교 가능한 27개국 가운데 26위에 그쳤다는 것이다. 즉 세금으로 충당하는 보수에 비해 한국 국회가 법안 발의나 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또 연봉 대비 행정부 견제 효과에서도 한국 의회는 25개국 가운데 23위로 최하위권이다. 이는 입법 효율성이 낮고 지나치게 지역 이익을 대변한다는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고 한다.
 이처럼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높은 연봉과 특권에 비해 하는 일은 형편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국회의원 숫자를 확 줄이자는 말과 국회 무용론(無用論)까지 나온다. 문제는 선진국은 국회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봉사하는 자리로 여기는데 반해,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개인의 출세와 가문의 영광, 사리사욕(私利私慾)을 채우는 자리로 인식하는데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이제는 법을 고쳐서라도 특권을 줄여 정말로 지역과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사람이 국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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