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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 줄서기'못된 버릇'고쳐야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2월 15일(월) 15:31
ⓒ 경북연합일보
4·13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총선 후보자만큼 마음을 졸이는 사람도 있다. 바로 지방의원들이다. 어느 후보에 줄을 서느냐에 따라 2년 뒤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에 서게 되기 때문이다. 이것이 우리나라 정치의 서글픈 현실이다.
 지방의원들은 다음 선거에 당선되기 위해서는 공천권을 좌지우지하는 국회의원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강변(强辯)한다. 특히 대구·경북은 공천만 받으면 당선과 직결되기 때문에 더 더욱 국회의원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벌써 대구·경북 지방의원들의 줄서기가 이어지고 있다. 포항에서는 도의원과 시의회의장 등이 기자회견을 갖고 김정재 예비후보 지지를 선언했고, 경주에서는 경주시의원 3명이 김석기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대구 서구에는 김상훈 국회의원과 윤두현 예비후보 간에 공방이 치열하다. 김 의원은 "광역·기초 의원 전원이 자신을 공개 지지했다"고 하며, 윤 후보는 "전직 광역·기초 의원이 지지를 선언했다"고 맞불을 놓았다. 대구 동구갑에도 시·구 의원 5명이 류성걸 의원을 공개 지지하고, 정종섭 후보에게는 구 의원 2명이 지지선언을 했다.
 이외에도 달성군 시의원 2명과 구의원 8명 전원이 추경호 후보 캠프에 합류했으며, 수성갑의 시·구의원 10여 명도 김문수 예비후보를 지지하고 나섰다.
 이들의 지지선언 이유도 여러 가지다. "지역 경제를 살리고 대형 국책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사람"이라거나 "지역 발전과 시민 화합을 실현할 수 있는 분"등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들의 지지 행위에 대해 비난하고 있다. "주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목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주민대표로 자격이 없다", "소신 없는 줄서기나 특정 세력에 기대려는 무책임한 정치는 주민들이 외면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직 지지선언을 하지 않는 지방의원들도 좌불안석(坐不安席)이다. 한 지방의원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면 상대 후보와는 완전히 등을 지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쪽에 줄을 서야할지 고민스럽다"고 하소연한다. 중립을 지킬 수도 있지만, 당선된 후보자에게는 기회주의로 비쳐 눈 밖에 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립을 지키기도 어렵다고 푸념한다.
 국회의원에게 지방의원은 그야말로 수족과 같은 존재다. 궂은일은 말할 것도 없고, 선거운동뿐만 아니라 조직도 만들어야 하고, 일정 부문 선거자금도 마련해야 한다. 차기 공천을 받기 위해서는 간이라도 빼줘야 할 판이다. 자연히 유권자는 안중(眼中)에 없다.
 이런 폐해 때문에 기초선거만이라도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牛耳讀經)다.
 지방의원은 원래 무보수 명예직으로 출발했다. 의정활동비 명목으로 보수를 받아왔지만 공식적인 급여는 지방의원 유급제가 시행된 2006년부터다. 지방의원 유급제는 참신하고 전문성 있는 다양한 인재를 등용하고 의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라고 도입했다.
 하지만 유급제로 전환한지 10년이 지나도 지방의원의 행태는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 여론의 대체적인 평가다. 적지 않은 연봉을 받으면서도 외유성 해외출장을 가는가하면 지역 이권에 개입하다 철장 신세를 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기초단체 만이라도 정당공천제를 폐지하자는 여론이 높았다. 이에 따라 2012년 대선 때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도 공약으로 폐지를 약속했지만, 국회의원들의 반대로 시행하지 못했다. 앞으로도 이들은 수족처럼 부려먹을 수 있는 권한을 결코 내려놓지 않을 것이다.
 국회의원들은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이 소속 정당이 다를 경우 의정 활동이 순조롭지 못해 지역구 관리하는 데도 어렵다고 변명을 한다. 더군다나 기초단체장이 총선에 출마하면 유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정당 공천제 폐지를 기대할 수 없다.
 지방의원 줄서기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는 지방의원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설령 국회의원 후보자가 지지를 해 달라는 압력을 넣을지라도 뿌리칠 수 있는 강단(剛斷)이 있어야 한다. 주민을 위한 의정 활동으로 주민들에게 지지를 받으면, 국회의원에게 줄을 설 필요도 없다. 만일 공천을 받기 위해 줄을 선다면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돼 정치싸움으로 민심은 갈라질 것이다.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방의원 스스로 품위를 떨어트리는 행위를 하지 말기를 바란다. 그래도 줄을 서는 의원이 있다면 유권자들이 표로써 심판을 해야 한다. 그래야 국회의원에게 알랑거려 공천을 받으려는 못된 버릇을 고칠 수 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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