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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墨池 칼럼> "자식이 원수다"
윤종현 편집국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2월 04일(목) 13:37
↑↑ 윤종현 편집국장
ⓒ 경북연합일보
아리랑 TV 방석호 사장이 '자식' 때문에 직(職)에서 내려왔다.
 그는 지난 해 9월 박근혜 대통령 UN 총회 연설 시기에 미국 출장을 가면서 가족들과 함께 갔다. 어찌 보면 해외 출장은 빌미고 가족을 동반한 '호화여행' 이었다.
 현지에서 최고급 차량을 빌리고 호화 레스토랑과 쇼핑몰을 다니는 등 '자식 사랑'이 유죄(有罪)가 된 셈이다.
 특히 그는 귀국 후 정산을 하면서 오준 유엔대사 등 현지 외교관들과 식사한 것처럼 '허위'로 동반자 이름을 적어내는 등 유치한 행동을 자행했다. 더욱이, 사적 경비를 공식 출장비로 처리하기 위해 지출 결의서를 위조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가 직위(職位)를 이용해 가족에게 기쁨을 줘 '좋은 아빠'가 됐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부적절한 처신 때문에 부도덕하고 아주 '나쁜 아빠'로 추락할 것이라는 상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방 사장을 사지(死地)로 몰았는 것은 딸이고, 사지를 택한 것도 그다.
 딸은 미국에서 '아빠 출장 따라오는 껌딱지 민폐 딸'이라는 설명과 함께 방 사장과 찍은 사진을 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려놓은 것이 화근이었다.
 이 장면을 본 딸 친구들은 '능력 있는 아버지가 있어 좋겠다' 고 부러워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부러움이 지탄(指彈)으로 변했고, 방 씨 일가는 '망신살'이란 굴레를 덮어 쓰게 됐다. 그가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딸을 원망했을 것인 지, 아니면 철부지로 간주했을 지 궁금하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자식으로 인해 곤욕을 치렀다.
 둘째 딸이 수원대 교수로 임명되는 과정이 문제가 됐다. 부적격자를 적격자인냥 교수로 채용한 이 대학도 문제지만, 이 과정에 김 대표가 '자식 챙기기'위해 부모로서 어떤 역할을 한 것이 대중적 관심사였다.
 그리고, '문제의 딸'이 마약 상습자와 결혼한 것과 검찰 조사 과정에 그가 여당 대표라는 지위를 이용해 압력을 가했느냐 등이었다. 사위도 자식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적어도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이 자식 장래를 맡길 사위를 택하는 과정도 곱지 않지만, 그가 한 말 자체도 모순투성이다.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는 항변을 통해 그가 한 국가의 지도자에 위치에 오르려면 능력 여부를 가늠케 하는 '단초'를 제공한 꼴이 된 셈이다. 수신제가(修身齊家) 후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인데, 결국 이 문제가 현재는 잠복기에 있지만, 언제가는 다시 수면위로 부상해 그의 정치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악재(惡材)로 보인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그 역시 자식을 '원수'는 아니더라도 그와 유사한 심정을 갖고 있을 것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이 누군가에게 맞고 들어오자 아들을 위해 그가 나섰다.
 그 상황은 아들이 '피해자' 일 수 있다. 그러나 그가 자식을 위해 복수(復讐)를 하는 방법은 재벌회장이 아닌 조폭 수준이었고, 결행에 직접 참여했다는 것이다.
 적어도 사회적 위치가 있는 재벌회장의 무모함에 사법기관은 '구속(拘束)'이란 불명예를 선물했다. 재벌이라 해서 무조건 배타적인 눈초리를 주는 것은 억울해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사태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나 대책 없이 시정잡배와 같이 행동한 그는 '피의자'가 됐다.
 사회적 위치가 있는 이들이 자식 때문에 곤경에 빠지는 사례도 있지만 보통 사람들도 '피해자'가 되기도 한다.
 '기러기 아빠'.
 한국 사람들이 유별나다는 것은 전 세계가 다 안다.
 특히, 미국 대통령 오바마도 "한국 '교육열(敎育熱)'이 대단하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자원도 없고, 동방의 한 귀퉁이에 있는 조그만한 나라가 자동차를 생산하고, 원전을 수출 하는 등 선진국에 오른 것도 역시 '교육' 때문이었다.
 이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면도 드러나 안타깝기 그지 없다.
 자식 유학에 아내를 동반시키는 나라는 대한민국뿐일 것이며, 이것이 우리네 교육 실상이다. 타국에 있는 아내와 자식 뒷바라지를 위해 죽을 고생을 하면서 때로는 물자조달을 위해 범법 행위를 하기도 한다. 심지어 우울증에 걸려 방황하거나 자살한 이도 있다.
 이를 두고 미국 언론 뉴스위크는 이렇게 보도했다. "이들은 새끼들을 키우는데 헌식적인 것으로 유명한 기러기에 비유해 '기러기 아빠'로 불린다"
 방 사장이나 김 대표, 김 회장,기러기 아빠들이 '자식을 위해 희생을 했다'고 하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그 희생이 정도(正道)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그 빛이 바래진다는 것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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