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문무학 문학박사 | | ⓒ 경북연합일보 | |
과학의 발달이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해 주는 것을 무조건 반기기만 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올더스 헉슬리의 '휼륭한 신세계'를 비롯한 디스토피아 소설들이 과학이 지배하는 세상을 예견하기도 했지만, 과학의 발달이 어디까지 갈 것인가 하는 데 대한 두려움이 생기기도 한다. 최근 컴퓨터와 프로 기사와의 바둑 대결에서 컴퓨터가 이겼다는 소식은 놀라움을 넘어 충격이 되면서 그런 생각을 더욱 많이 하게 한다.
과학 잡지인 '네이처' 최신호는 구글의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지난 해 10월 영국 런던에서 중국 출신 프로 기사인 판후이 2단과 맞바둑으로 다섯 판을 둔 결과 모두 승리해 컴퓨터가 프로 기사를 이긴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인간이 인간보다 더 강하고 지능이 높은 기계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다. 이를 반겨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과학 발전의 속도로 보면 이런 날이 오리라는 것이 짐작되긴 했다. 1997년 IBM 슈퍼컴퓨터 '디퍼 블루'가 러시아인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를 꺾었을 때 바둑 도전도 예견되었다. 체스는 첫수를 주고받는 경우의 수가 400가지, 바둑은 12만 9960가지. 체스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바둑은 복잡하다. 바둑 한 판 경우의 수를 단순히 계산해도 700자리 수가 되어 계산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렇게 복잡한 바둑을 컴퓨터가 이긴 것이다.
인류가 어떻게 발전해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관한 책을 써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고 있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도 놀라운 사실이 나온다. 인간의 불멸을 추구하는 길가메시 프로젝트, "몇몇 진지한 학자들은 2050년이 되면 일부 인류는 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쓰고 있다.
나노 공학자들이 나노 로봇으로 구성된 생체 공학적 면역계를 개발하면, 그 로봇들이 우리 몸속에 살면서 막힌 혈관을 뚫고, 바이러스와 세균과 싸우고 암세포를 제거한다. 심지어 노화과정을 되돌릴 것이라고 한다. 과학의 발달이 결국은 인간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인류의 멸망을 초래하는 발전으로는 나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과학이 목표로 하는 그 모든 것들이 목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확률도 있는 것이고 보면 지나친 우려는 그야말로 금물이 될 수 있다고 위로 한다. 그러나 그것이 앞으로 긴 세월 동안 할 수 있을 자위는 아닐 것 같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한 인문학적 견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컴퓨터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자회사 구글 딥마인드가 3월 중순 상금 100만 달러를 걸고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 대한민국 이세돌 9단과 대국을 갖는다고 한다.
이 대국에서 이겨야 한다. 이세돌 9단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제가 이길 겁니다. 구글 측은 이번 대국을 알파고를 완성시키기 위한 시험단계로 보는 것 같습니다. 구글은 대국 데이터를 분석해 알파고를 더 발전시켜 2~3년 뒤에 재도전하겠죠. 그 때 승부는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인간이 인간의 미래를 모른다는 것 이다. 지금까지는 인간의 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신의 영역까지 돌진하는 과학이 과연 어디까지 갈 것인지 모른다는 것은 불안한 일이되고 있다.
W. 브라운이 "과학은 도덕적인 관념이 없으면 칼과 같다. 외과의사와 살인자. 그들이 같은 칼을 들고도 그것을 각각 다르게 사용하는 것을 보라"고 했다. 과학의 칼은 제발 외과의사에게 주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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