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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녀도, 화랑의 후예, 등신불, 역마' 등의 대표작을 남긴 소설가 김동리 선생과 청록파 시인으로서 '나그네, 청노루, 윤사월' 등등 주옥같은 시편들을 남긴 박목월 선생은 경주가 배출한, 명실상부한 한국문단의 거봉이다. 경주시와 (사)동리목월기념사업회는 우리나라 문학계의 거대한 발자취를 남긴 두 분의 문학정신을 계승키 위해 동리목월문학관을 개관했다.
지난 10년간 기념사업회가 경주시로부터 문학관 운영을 위탁받아 두 선생 유품의 상설 전시, 문예창작대학 운영, 국내외 문학 특강 등 사업을 펼쳐왔는데 작년부터 이런저런 논란에 휩싸이더니, 기어코 경주시의회에 의해 시설유지비를 제외한 운영비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삭감된 예산은 올해 추가경정예산에 상정키로 유보된 상태라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안개 속이다. 무엇보다 올해 추경이 5월께로 잡혀 있어 그 사이 직원들의 급료가 체불될 우려가 있다.
이 사태는 애초 유족들이 기탁한 두 선생의 유품에 대해 기념사업회가 경주시로의 기탁을 주저하면서 빚어졌지만, 사태는 갈수록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기념사업회 일부 이사들이 문학관 및 기념사업회의 보조금과 시상금 사용 등 운영 전반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시의회에 제출해 파문이 일고 있다. 게다가 기념사업회와 경주문협의 위상 대립, 유족의 기탁 의사와 무관한 유품의 재기탁 여부, 일부 이사의 진상조사 요구에 대해 시의회 의장 직권으로의 불가 처분 등으로 문학관 사태는 자꾸만 꼬여가는 형국이다.
여기서 분명한 점은, 대문호인 두 분의 명예에 추호의 손상이 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시의회가 '행정사무조사특위'를 즉각 가동하여 철저한 행정사무조사를 통해 잘잘못을 따져보고 문제점이 있으면 바로잡아야 한다.
또한 경주시는 위탁운영하고 있는 주요사업의 '준예산' 상황에 대한 합법적이고 합목적적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된다. 특히 최양식 시장은 자치단체의 예산 상정에 대한 시의회의 불신임에 대해 '책임행정' 측면에서 신속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 이것만이 두 분의 문학 혼을 기리고, 지역 사회의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할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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