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문무학 문학박사 | | ⓒ 경북연합일보 | |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책을 덮으면 니 인생도 덮힌다' 라는 글을 만났다. 이 짧은 문장에 사투리도 있고 맞춤법도 틀려서 개운한 맛은 아니지만 사투리와 틀린 맞춤법이 전하는 힘이 예사롭지 않다.
'책을 덮으면 네 인생도 덮인다' 가 맞는 표기다. 그런데 어떻게 표준어로 맞춤법에 맞게 쓰니까 그 의미가 앞의 것보다 못한 것 같다. 독서에 관한 격언들이 하도 많아서 신선한 맛은 없어도 '그래' 하고 고개 한번 꺼덕거릴 만은 하다.
같은 날 오후에 서점에 들렀다가 일본의 공부 전문가로 불리는 사이토 다카시가 쓴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책도 만났다.
책 제목이 하도 자신 있게 보여 한 권 사서 두어 시간 만에 다 읽었다. 독서의 중요성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불러 일으켜주는 책이었다. 책 제목과 책의 마지막 항목 "책을 읽는 한 좌절하거나 실패할 일은 없다" 란 말은 상당한 격려를 주기도 해서 기억하고 싶은 말이었다.
최근 우리 문화계에 두 권의 책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야말로 귀하고 귀한 국보급 책들인데 이 책들이 경매에 나와 여러 기록들을 갈아 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지난 해 말 김소월이 생전에 낸 유일한 시집인 '진달래꽃'초판본이 경매에 나온 것.
지금까지 한국 시집 가운데 경매시장에서 최고액으로 낙찰된 것은 백석 시집 '사슴'으로 2014년 11월 코베이에서 7천만 원에 팔렸는데, '진달래꽃'은 2015년 12월 경매 시작가 9천만 원으로 시작, 1억 3천 5백만 원에 낙찰되었다. 경매사의 평가액은 2억 원이었다. 경매가 시작 9천만 원은 한국현대문학 사상 단일 시집은 물론 단행본 통틀어 최고액이라 한다.
경매에 나왔던 책은 1925년 12월 26일 매문사에서 발행된 것으로 16부로 나뉘어 127편의 작품이 실렸다. 시집 '진달래꽃'은 총판매소에 따라 중앙서림 총판본과 한성도서주식회사 총판본으로 나뉘는데 이 책은 중앙서림 총판본이다. 지난 2011년 2월 문화재청 고시 제 2011-61호로 고시된 등록문화재 4책과 동일한 판본으로 국내에 5권 가량밖에 남아있지 않은 극희귀본이다.
또 다른 하나는 '삼국사기'와 함께 고대사적의 쌍벽으로 불리는 고려 후기 일연 스님의 '삼국유사' 권2가 경매장에 나온 것. 문화예술품 경매회사 코베이는 20일 제193회 현장 경매에서 '삼국유사' 권2 '기이'편이 출품된다고 밝혔다. '삼국유사' 권2는 전체 49장 가운데 48장은 원판에서 인출됐으며 나머지 한 장은 필사 보정되어 있지만 이미 보물로 지정돼 있는 성암고서박물관장본보다 보존 상태가 양호하다고 한다.
경매사 측도 그 값을 측정하기가 어려운지 평가액을 3억 원에서 5억 원대로 폭 넓게 추정하고 있는데 경매 시작가는 3억 5천만 원으로 책정했다. 경매가가 이렇게 엄청난 책들, 그 내용은 초등학교에서부터 우리 국민들이 많이 읽고 배우고 했던 책들이다. 그러나 이렇게 국민적인 관심을 받고 있을 때 다시 한 번 김소월의 시를 읽고, '삼국유사'를 통해 우리 역사의 향훈을 느껴봤으면 한다.
엄청난 경매가를 보고 주눅들 것이 아니라, 출판된 책들을 제대로 읽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한권은 역사책이고 또 한권은 우리말 시집이라 그 의미가 특별하다. 우리 역사, 우리 얼을 다룬 책들이라 이 책들을 국민 필독서로 정했으면 좋겠다. 우리 역사를 알고 우리 정서를 아는 것이 국민의 도리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들은 앞에서 인용한 책 제목처럼 절대 우리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