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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향천리> 입소문난 두치 뒤에 숨은 고단했던 20년 여정
<3> '제일두치' 사장 최현숙 씨
힘들고 빠듯한 현실 속에 장사 시작
몇 년 시행착오 끝에 손질 기술 연구
착한 가격과 맛에 경주 전역서 주문
강행군에 고돼도 장인 외길인생 고집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1월 18일(월)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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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경북연합일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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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의 종점에서 볼 수 있는 유일한 행사인 장례식. 세월의 흐름에 변해가는 상갓집의 모습에도 손님상에 빠지지 않고 귀하게 오르는 음식이 두치이다. 두치는 괭이 상어를 경상도 사람들이 부르는 방언으로 상어머리와 내장·껍질·살코기를 찜통에 쪄 차게 식힌 숙회 요리이다. 두치는 경주가 대표적으로 경상도에서만 볼 수 있는 요리이며 예부터 집안의 초상이 있을 때 냈다고 한다. 경주지역 장례예식장에 두치를 손질해 납품하고 있는 20여년 두치 장인 최현숙(70)씨를 만나 그녀의 인생을 들어봤다. 경주의 대표적인 5일장인 안강읍 전통시장에 들어서면서 우측 골목 끝에 ‘제일두치’라는 간판이 보인다. 이곳의 주인인 최현숙 씨의 손은 늘 비닐장갑에 흰 목장갑을 덧대 끼고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인다. 남편의 사업 실패로 아들 둘과 단칸방에 나가 앉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맞서고자 그녀는 남의 집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것이 20여 년전. 처음 남의 집일을 간곳이 두치 집이다. 그녀가 두치 장인의 길로 이끌어 준 건 급박한 현실과 자식을 위한 어머니의 희생에서 비롯됐다. 최씨는 “남편이 직장을 다니고 있었지만 아이들이 성장하고 대학에 들어가면서 월급으로는 생활비를 해결할 수 없어 무엇이든 일을 해야 했다”며 당시를 회상하며 고개를 숙인다. 빠듯한 살림과 자식들의 학비를 보태기 위해 택한 것이 시장에 있는 두치집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며 지낸 3년이 그녀에게는 장사의 밑천이 됐다. 여러 해가 가고 배운 기술을 바탕으로 큰 마음을 먹고 안강읍장에 작은 점포를 내고 두치 소매상을 차렸다. 그러나 제삿날에만 찾아오는 손님으로는 수입이 되지 않아 살림살이는 나아지지 않았다. 몇 년을 시행착오 끝에 그녀는 두치 손질기술을 연구하고 도매로 사업의 방향을 바꾸어 납품 입찰을 보게 됐다. 경주 모병원의 장례예식장에 입찰을 신청해 제품을 인증 받고 납품하면서 사업이 안정되어 갔다. 맛과 착한 가격에 힘입어 입소문이 나면서 스스로 찾아와 주문하는 업체들이 늘어나 지금은 경주지역 전역에서 대부분의 장례예식장에 납품을 하고 있다. 현재 월 1천200만원에서 1천5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최씨의 웃음 속에 고단함이 묻어난다.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빚에 허덕이다 난생 처음으로 자신의 집인 아파트를 구입할 때 였다고 한다. 그녀는 “셋방살이가 지겨워 집을 사길 소망했는데 집을 사고 나서 너무나 기뻤다. 그런데 지금은 너무 바빠 집에 들어가지도 못한다. 일주일에 한 번 들어가면 많이 간다. 가게 방에서 대부분 지낸다”고 말하며 허탈한 웃음을 드리운다. 슬하에 아들 둘을 두고 지금은 중년의 나이에 모두 출가해 도시에서 살고 있는데도 새벽5시에서 저녁 늦게까지 일을 하고 있다는 최 대표는 “젊은 사람 세 사람 몫은 한다. 기술을 전수 받을 사람도 없고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사람을 쓸 수도 없다”며 “지금은 아저씨가 두치 제조 외의 배달과 장부 정리 등을 모두해주고 있어 일에 전념할 수 있다. 힘들어도 움직일 수 있는 동안은 계속 한다”고 말했다. 가장 힘들 때가 언제냐는 물음에 “지금이다”고 말하며 앙상한 몸과 주름진 얼굴에 웃음을 띠운다. 왠지 눈시울이 시큰해지는 것은 편히 쉴 나이에도 끝없이 계속되는 강행군을 멈출 수 없다는 이유에서 이다. 최씨는 “납품을 하면 지금 하는 대로 밤낮없이 해야 하고 하지 않으면 아예 장사를 그만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배달에서 돌아온 아저씨는 “힘들어도 이제 사업이 안정돼 재미가 있다. 더 늙기 전에 벌수 있는 만큼 벌어야 한다”고 말한다. 두 노부부는 서로 다짐하듯 지긋이 바라보는 눈길에는 서로를 향한 믿음과 신뢰가 가득하다. 지금은 경주에서 두치를 제일 잘 만들기로 소문난 두치의 장인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지난 20년의 세월과 노력이 밑거름이 되지 않았다면 오늘이 없었다는 최현숙씨. 그녀의 외소한 몸에서 묻어 나오는 당찬 포부는 어느 젊은이 못지않게 당당하다. 장성재 기자 blow@kby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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