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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결혼이주여성 차별·편견 깨고 홀로서기
人香千里 <2> '미미꼬치' 사장 전향란씨

24살에 한국에 와 이혼 아픔 겪어
주경야독으로 통번역 자격증 취득
경주 이주여성 대변자 역할 '톡톡'
미래 위해 중국 전문 음식점 운영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1월 11일(월) 19:42

↑↑ 전향란(오른쪽)씨와 부모님.
ⓒ 경북연합일보

조선족 3세대인 전향란씨(43). 그녀는 지난 1998년 24세 꽃다운 나이에 경주로 시집을 왔다. 우여곡절 끝에 이제 어엿한 성건동 소재 ‘미미꼬치’란 중국음식 전문점 사장이다. 항상 밝은 미소로 손님을 맞이하지만 나름대로의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전 씨의 시집 나라, 경주에서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본다.
<한국에서 순탄치 않은 생활>
중국 길림성 장춘시에서 살던 전 씨는 할아버지가 엄격해 집에서는 중국말을 아예 쓰질 못했다. 물론 밖으로 나가면 소통을 위해 중국말 쓰지만 조선족 1세대 할아버지의 모국어 사랑은 끝이 없었다고. 그녀는 1998년 봄 24세 나이로 결혼해 한국으로 왔고, 경주 보문단지 쪽에서 살았다. 한국에 시집 왔지만 당장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돼지농장에서 일을 해야 했다. 남몰래 눈물도 많이 흘렸다 한다. 믿고 따랐던 남편은 가정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고, 그녀의 몸으로 살림을 꾸리게 됐다. 가장이 아닌 가장이 된 그녀는 시부모와 어린 자녀를 위해 생업전선에 나섰다. 중국어 강사 알바와 중국어 제2외국인 경주중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학습지도 판촉했다.
“당장 처음엔 한국말이 서툴러 힘들었다.그렇지만 자식과 시집 부모를 모시기위해서는 어떤 일이 던 해야 했다” 이 말을 통해 그녀의 경주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닌 것을 실감케 한다.
처음 한국에 와서 수년간은 친구가 없고 내편이 없어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심지어 가까운 이웃, 남편과 시댁식구에게도 말투 때문에 무시를 많이 당했다고.
자녀는 큰 딸 16살 막내 5살까지 딸만 셋.
남편과 헤어진 계기는 그냥 문화적 차이라고 말하고 싶단다. 2008년 이혼 후 애들 데리고 회계, 워드, 엑셀 과정을 1년간 수료해 자격증을 따냈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컴퓨터 연습에 게을리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컴퓨터 연습을 하다가 실신하기도 했단다. 경주에는 방송통신고가 없어 포항까지 왔다갔다를 반복해 동생 집에 아이들을 맡기는 했다. 전 씨는 생활을 위해 야쿠르트 배달을 해서 애들 키우고 공부했다. 또 화랑초등학교 근처에서 단칸방 생활을 해야 했다. 그녀의 본격적인 변신 지난 2010년부터.
경주시다문화가정지원센터의 추천으로 경주시보건소 통역 업무를 맡았다. 저출산에 대한 홍보와 자료 번역 업무도 병행했다. 지난 2011년 센터에서 상담보조직을 뽑았다.
“수 십명이 지원했고 각종 전문성 평가 등을 거치는 등 어려운 부분들이 많아 사실 떨어지는 줄 알았는데 합격 돼 너무 기뻤다”고 한다. 그녀의 고정수입 월 140만원은 세 딸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됐다.

<가족과 한국에서 재회...주경야독으로 상담사 되다>
경주 적응이 될 시점인 2005년 그녀에게 낭보가 찾아온다. 그녀는 중국에 있던 부모님이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하고, 이어 여동생 향숙씨(40)까지 경주로 오게 된다. 부모님의 경주 첫 일터는 안강읍 소재 축산 농장.
경사가 났다. 부모님이 일하는 농장주 아들과 동생 향숙(40)씨가 결혼했고, 조카 2명까지 두는 등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녀의 도전은 이어진다. 통.번역 전담 수료증을 따기 위해 용인시 소재 한국외대까지 왕복을 감수한 후 4년만에 수료증을 획득하는 기쁨을 안았다.

<상담하다보면 안타까워 같이 눈물 흘리기도>
경주 거주 8년만인 2014년5월 단칸방을 탈출해 외동읍에 있는 주공아파트에 입주한다.
그녀는 “너무 좋았다. 시내까지 출근길이 한 시간 걸리지만 문제가 되질 않았다. 내 집에 생겨 근무도 피곤한 줄 몰랐다. 아이들도 집주인 눈치 보는 일이 없어 늘 밝기만 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주여성들의 상담은 그녀의 일상 업무.
전 상담사는 “이주여성들은 남편의 폭력과 심각한 욕설 등 인권사각시대에 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전 씨는 직접 상담자의 집을 방문하기도 하고 용기가 없는 말 못하는 이주여성들의 대변자가 되었다. 이 같은 안타까운 사연들을 멀리하고 그녀는 음식업에 진출했다.

<야심차게 창업 전선에 뛰어들다>
그녀는 2014년10월 말 정들었던 센터를 떠난다. 이유는 ‘꼬치집’ 가게를 운영하기 위해서다.
당시 식구들이 많이 반대했다 한다. 아이들부터, 부모님까지. 전 씨는 “좋은 직장을 그만 두고 고생하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하신 것 같다”고 회상하면서 눈물을 훔쳤다.

길림성 이주여성인 고향 후배의 추천으로 가게를 인수 받고 영업을 시작했다. 당시 대출과 퇴직금, 보험해약, 부모님 돈 등을 다 쏟았다. 걱정스러웠지만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장사 경험 전무한 상태이고, 잦은 손님들의 싸움 때문에 후회도 했다 한다.


<100가지 음식...중국음식 열풍 일으킨 ‘미미꼬치’>
하지만 ‘대박’은 아니지만 가게는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성건동 동국대 사거리 막창골목에 위치한 ‘미미꼬치’
‘미미꼬치’ 특징은 중국 전통의 맛을 유지하면서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데 있다. 주로 양 꼬치류와 볶음류가 주 메뉴다. 전 사장은 “이제 중국 고객보다 한국 고객이 더 많다”고 자랑한다. 특히 동국대병원 교수들이 영양가 만점의 양의 맛을 즐기려 자주 찾는다. 단골 인 A 교수는 “양고기에는 비타민과 미네랄 등 필수아미노산이 잘 조화되어 있어 영양이 충분하고 2가지 필수 아미노산에서 만들어지는 ‘카르니틴’이란 성분이 지방을 녹여 다이어트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칭찬했다. 가게 일에 부모님이 돕고 있다. 알바생도 있지만 배달 물량이 많고, 직접 가게를 찾는 손님으로 북적이고 그녀의 입가는 행복에 차있다.

‘미미꼬치’ 주인은 “양고기가 건강에 좋은데 냄새 때문에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 음식은 무조건 기름이 많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담백하고 좋은 음식들도 많다. 이런 부분들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홍보한다.

가게를 운영한지 1년 3개월 접어들었다. 자신감도 생기 많이 발전했다. 전 씨는 “예전에는 꼬치 끼우다 손이 성할 날이 없었고 일이 생길 때는 어쩔 줄 몰라 많이 힘들었는데 해 보니 주방장 없이도 혼자서 맛을 낼 수 있는데 까지 온 것 같다”고 말한다. 전 사장은 “18년 한국에서 살면서 아직 이해하기 힘든 것은 중국에서는 가족끼리 가깝게 사는데, 한국은 가족보다 직장동료와 친구가 더 친하게 지내는 같다” 며 문화차이를 말했다.

문화적 차이를 잘 극복하고, 이주여성들의 상담자 역할을 한 후 음식점 주인이자, 경주인(慶州人)으로 변신한 전향란 씨. 타향에 와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홀대와 음지에서 헤매는 이주여성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가운데 전 씨의 ‘홀로서기’가 큰 용기가 되었으면 한다.
글 김영호 기자. 사진 최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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