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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대구시민 무시하면 큰 코 다친다
박노봉 편집국 부국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1월 10일(일) 15:25
↑↑ 박노봉 편집국 부국장
ⓒ 경북연합일보
  무릇 정치의 계절이다. 4·13 국회의원 선거가 3개월여 남았다. 특히 이번 총선이 대구가 주목을 받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을 심판해야 한다는 언급을 하면서 당사자로 지목된 유승민 의원이 대구 출신이기 때문이다.
 자연히 유 의원과 가까운 초선 의원들도 물갈이 대상으로 떠오르면서 대구는 친박(친 박근혜)을 자처하는 인사들이 출마 러시를 이루고 있다.
 총선 출마자들이 친박을 자처하는 것까지 비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대구는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고, 대통령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국회의원이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대통령과 친하다고 하는 것도 선거의 한 방법이기도 하다.
 문제는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야 한다며 특정 인사를 떨어뜨리기 위해 장관이나 청와대 참모를 낙하산으로 내려 보내는 것은 대구시민을 무시하는 처사이고, 예의도 아니다. 아무리 유승민 의원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유 의원뿐만 아니라 유 의원과 가깝다는 인사까지 물갈이로 삼는 것은 지나치다는 여론이 높다.
 우리 속담에 '처갓집이 싫으면 그 집 말뚝만 봐도 짜증이 난다'는 말이 있다. 유승민 의원이 미우니 유 의원과 가까운 의원까지도 심판의 대상으로 삼자는 식이다. 너무 한다는 말이 나온다.
 지금까지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 비서관을 지낸 사람이 대구에서 출마할 사람은 정종섭 행자부장관,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김종필 전 법무비서관, 곽상도 전 민정수석 등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외에도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신동철·천영식 비서관의 차출설도 흘러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는 새누리당 공천만 받으면 '막대기라도 꽂으면 당선 된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다. 실제적으로 새누리당 공천을 받으면 모두 다 당선이 되어 왔다. 이런 이유로 출마자들은 새누리당 공천을 받으려고 정작 유권자인 시민들은 안중에 없고, 오로지 공천권을 쥔 당의 보스에게만 충성을 하는 잘못된 정치문화가 우리 선거판을 지배해 왔다.
 아무리 대구가 집권 여당의 텃밭이라 해도 이번 청와대 차출설은 대구시민의 정서를 무시하는 것이다.
 신년 초에 매일신문이 새누리당의 공천방식에 대한 여론조사를 보면, 청와대 차출설에 대한 대구시민의 정서가 얼마나 부정적인가를 단적으로 나타내 주고 있다. '경선을 통한 상향식 공천'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58.7%로 '전략공천을 해야 한다'는 응답 30.0%보다 2배가량 더 많았다.
 청와대 및 친박계의 'TK물갈이론'에 대해서는 '현역의원 교체는 지역민의 선택에 맡겨야'한다는 의견이 74.9%로 현역 의원의 인위적인 물갈이엔 거부감을 보였다. 이에 반해 '청와대, 친박계발 물갈이를 해도 된다'는 의견은 15.8%에 불과했다.
 또 차기 국회의원으로 적합한 인물유형으로는 '지역사정을 잘 알고, 지역에서 활동한 지역인사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67.9%로, '중앙정치권에 영향력이 있는 수도권의 지역출신 인사를 선호한다'는 응답 19.5%보다 3.5배 가량 많았다.
 이것이 대구시민의 전반적인 정서다. 청와대와 친박계는 대구시민의 이런 여론을 무시하고 낙하산으로 총선 후보자를 내려 보내면 대구시민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대구가 어떤 곳인가. 나라가 어려울 때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섰고, 경제가 어려울 때는 허리띠를 졸라매 경제를 구하기 위해 앞장섰다. 이런 결과가 2·28학생의거와 국채보상운동으로 나타났다. 이런 선조들의 나라 사랑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대구시민에게 낙하산 인사는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이다.
 대구시민은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하기를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을 보면 대구가 다른 지역보다 압도적으로 높게 나온다는 것을 청와대도 친박계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 낙하산 인사로 인해 대통령의 지지도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愚)를 범하지 말기를 바란다. 대구시민을 무시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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