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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치시래기에 밥 한술, 근심일랑 뚝딱~ 비우시게"
내 고장 맛집- 경주 왕릉식당
40년간 양북시장 지켜온 터줏대감
20가지 웰빙 밑반찬·뷔페식 운영
하루 쌀 한가마니 소비 원동력인
빡빡된장, 미식가들도 '엄지 척'
70년대 모습 간직,사람 냄새 물씬
"양북시장 신축에 기대 반, 우려 반"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16년 01월 03일(일)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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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양북시장 왕릉식당의 터줏대감 김정순(73·사진 오른쪽)씨와 딸 정의자(51)씨. | | ⓒ 경북연합일보 | | , |  | | | ↑↑ '응답하라 1970'의 옛 향수가 떠오르는 때뭇은 나무간판을 달고 있는 왕릉식당의 모습. | | ⓒ 경북연합일보 | | , |  | | | ↑↑ 일명 쌈밥도둑이라고 불리는 빡빡된장. | | ⓒ 경북연합일보 | | , |  | | | ↑↑ 대표 메뉴인 꽁치시래기가 끓여지고 있는 모습. | | ⓒ 경북연합일보 | | 경주시 양북면 어일리 양북시장. 앙상하게 터만 남은 이 시장의 터줏대감은 '왕릉식당'이다. 태풍이 불면 곧 무너질 것 같은 건물인데도 발길이 끊이지 않은 것은 주인 김정순(73) 아주머니에게 물어 봐도 별 답은 없다. "나도 모르게 심더" 광고나 홍보를 한 적이 없는 이 밥집에 정장한 신사, 도시 풍의 중년 여성, 인근 현장의 근로자, 공무원, 노인들 등 손님층도 다양하다. 40년 한 자리에서 양북시장을 지키는 왕릉 '밥집'으로 들어가 본다.
▧ 착한가격으로 손님 넘쳐나는 인심 후한 밥집 40여 년 전, 이 곳 출신 고 정군화씨는 아내 김 씨와 함께 생계유지를 위해 왕릉국밥집을 창업했다. 당시 메뉴는 국밥과 국수. 5일 장이 열리는 날은 부부는 비지땀을 흘릴 정도로 손님을 치뤘다. 그때만 해도 변변찮은 식당이 없었던 시절이고, 장보러 나온 이들의 주머니 사정도 녹녹치 못해 왕릉 국밥은 '특식'이자 '외식'이었다고 김 아주머니는 회상했다. 밥과 국수 주력 메뉴에서 이 밥집은 지난 2010년 한식 '뷔페'로 제 2의 창업을 한다. '위대한 결정'을 한 것은 지난 해 고인이 된 정 씨의 판단에서다. 나무문을 열고 들어서면 먼저 보이는 글이 '셀프' '빈그릇 자진 반납'이라는 문구이다. 그야말로 '뷔페식'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아주머니는 손님들에게 "남기지 마이소. 남기면 가격 올릴 낍니더"라고 으름장을 놓는다. "음식물처리도 그렇지만 다 버려야 하는데 아깝잖아요"라며 예전의 고생했던 날들을 떠올린다. 20여 가지의 밑반찬은 김 아주머니가 직접 재배하거나 꼼꼼히 따져 장을 봐 손님들이 안심하게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한다. 찬류 모두가 육고기는 전혀 없는 웰빙이다. 이 집의 특미는 '빡빡된장'과 '꽁치시래기'. 매일 아침 감포 어시장에서 구매한 꽁치는 시래기와 함께 큰 솥에서 끓여진다.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 냄새에 침샘이 즉시 가동된다. 이렇다 보니 하루에 쌀 1가마 정도가 소비되는 등 '매상'도 가늠할 수 있다. 삶아진 배추와 야채에 금방 지어진 밥 한술을 떠서 빡빡된장과 함께 쌈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이것이 우리 고유 음식이 구나'는 감탄사가 절로 나게 만든다.
▧ 맛있다며 웃돈 내 놓는 손님과 70년대 음식점 그대의 운치 빡빡된장은 손님들이 지어준 이름이다. 절 음식으로도 알려진 이 된장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이곳에 오는 손님 중 미식가들은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운다. 주인 아주머니는 "맛있게 먹어 주니 고맙기도 하다. 근데 계산을 하려면 밥값 외에 5만원이고 3만원이고 웃돈을 주는 손님도 간혹 있다"는 했다. 80을 바라보는 할머니의 센스 있는 한 마디는 "만드는 방법은 결코 영업상 비밀이라고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 천장은 모두 합판으로 연결돼 있다. 오래 된 만큼 못 자국도 여러 곳이다. 탁자는 모두 9개. 탁자 당 4명이 앉을 수 있다. 출입문 앞에 주방이고 오른쪽으로 연탄난로가 운치를 더한다. 이 난로위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면서 구수한 냄새가 나는데 여기서 숭늉이 우러나고 있다. 가게 내부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70년대 음식점의 모습을 고이 간직한 것 같아 '드라마 세트장'이라는 착각에 빠진다. 오전 11시가 지나면 이 집은 북새통이다. 양북면사무소 직원이나 파출소, 한수원 직원과 인근 건설현장의 인부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1인당 6천원의 식대도 선불이다. 밥만 주인이 제공하고 나머지 찬류는 손님이 직접 가져가니 뷔페집이다. 대구에서 토함산에 등산왔다 입소문을 듣고 이 집은 찾은 60대 일행들은 "어릴 적 집에서 먹었던 반찬, 그 맛이다"는 연이어 칭찬을 쏟아냈다. 김 아주머니는 "상설장이 사라지고 5일장으로 양북시장이 운영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어 문을 닫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40여년을 함께한 남편이 지난 2014년 몸이 안 좋아져 병원에 입원을 하다 보니, 간병을 위해 가게 운영이 어려워 문을 닫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았다고 한다. 결국 지난 해 4월 남편 정 씨는 2남3녀를 키우고 애환이 깃던 왕릉과 이별했다. 이어 딸 의자(51)씨가 긴급 투입돼 어머니를 돕고 있다. 할머니에게 걱정꺼리가 생겼다. 70년 전통의 양북시장이 새롭게 단장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 1942년 개설된 양북시장은 시설 노후화로 인해 각종 재난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특히 인근 지역에 신월성 1,2호기 직원사택이 건립되고, 올해 말 한수원 본사 이전과 되면 시장 이용객 증가가 예상돼 건물 신축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에 따라 경주시는 조만간 이 재래시장을 헐고 새 건물로 건립할 계획이다. 딸 의자씨는 "양북시장을 문무대왕릉과 감은사지 등 역사문화관광지와 연계해 양북면을 대표하는 상가로 육성하기로 결정한 것은 경주발전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지만 기대가 되는 만큼 우려도 된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 놓았다. 새해에도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왕릉'이 이곳저곳에서 많이 생겨서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글 김영호 기자·사진 장성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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