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문무학 문학박사 | | ⓒ 경북연합일보 | |
2001년부터 '교수신문' 이 4자성어로 한 해를 정리하고 있고 그것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선정되었다.
2015년 연초에 교수신문은 정본청원(正本淸源)을 희망의 4자성어로 뽑았다. '근본을 바로잡고 근원을 맑게 하자' 는 뜻이었다.
한 해를 정리하는 연말에는 '나라의 상황이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고 길이 보이지 않는다' 는 뜻의 혼용무도(昏庸無道)을 선정했다. 그 거리가 너무 멀어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희망의 4자성어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버렸기 때문이다.
2014년을 정리하는 4자성어가 지록위마(指鹿爲馬)였으니, 정본청원은 새해 희망의 4자성어로 상당한 설득력을 가졌다. 지록위마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이른다는 뜻이지만 정말 있어서는 안 될 일들이 일어난 고사에서 생긴 말이다.
진시황이 죽자 환관 조고는 승상 이사와 짜고 진시황이 후사로 지목한 맏아들 부소를 죽이고 어린 호해를 2세 황제로 삼았다. 이어 승상 이사를 죽이고 자신이 승상의 자리에 올라 조정의 실권을 장악하였다.
하루는 조고가 좋은 사슴을 2세 황제에게 바치며 말했다. "이것은 말입니다" 2세 황제는 "승상이 잘못 본 것이요, 어찌 사슴을 일러 말이라 하오" 하였다. 그러나 주위에 있는 신하들은 대부분 말이라 하고, 일부는 잠자코 있거나 "아니다" 라고 한 사람도 있었다.
조고는 그 후 "아니다" 라고 한 사람들을 모두 죄를 씌워 죽였다. 그 후 누구도 조고의 말에 반대하는 사람이 없었으며 황제는 허수아비가 되었다. 지록위마는 이렇게 권세를 마음대로 휘두르며 윗사람을 농락함을 비유한 말이고 피 냄새가 나는 말이다. 그러니까 새해 희망의 4자성어는 정본청원이 선정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2015년을 다 보낸 연말의 4자성어가 절망만 가득한 성어로 정리된 것은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니다. 그 누구도 이런 상황을 기대하지 않았다. 혼용무도의 '혼용'은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합친 말이고, '무도'는 사람이 걸어야 할 정상적인 궤도가 붕괴된 야만의 상태를 의미한다고 한다.
2위로 선정된 말도 '겉은 옳은 것 같으나 속은 다르다'는 뜻의 사시이비(似是而非), 3위도 '연못의 물을 모두 퍼내어 고기를 잡는다는 말로 목전의 이익에만 관심'을 두는 세태를 꼬집는 '갈택이어(竭澤而漁)'다. 모두가 다 희망이 없는 성어들이다.
개인의 삶에서 연초의 희망이 절망이 되는 것도 안타깝고 반성해야 할 일이기도 하지만 나라의 한 해가 이런 성어로 마무리된다고 하는 것은 반성해야 할 사람이 참 많다는 의미가 된다. 한해를 정리하는 성어로 추천된 여러 개의 4자 성어가 나왔지만 좋은 의미의 성어가 없다는 것은 우리의 현실이 그만큼 어둡다는 말의 다름 아니다. 참 씁쓸해진다.
책임 있는 사람도 돌아보아야 하고 우리 개인도 자신의 삶을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좀 더 적극적으로는 본인의 삶을 4자성어로 한번 정리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내일 모레 2016년이 오면 혼용무도의 상황을 치유할 수 있는 2016년의 희망 4자성어를 교수신문이 또 선정하게 될 것이다. 지록위마를 정본청원으로 극복하려했듯이 2016년에도 혼용무도의 상황을 뛰어넘을 4자성어로 우리에게 큰 희망을 주기 바란다. 그리고 2016년 연말엔 연초의 희망 4자 성어와 연말의 정리 4자성어가 손잡을 듯 그 거리가 좁혀지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2016년은 희망의 4자성어로 마무리하게 되었다는 뉴스가 교수신문을 비롯한 모든 매체에서 읽고 들을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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