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 | | ⓒ 경북연합일보 | |
우리사회의 위기를 말할 때 경제의 장기침체, 청년실업, 북 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높은 자살률, 세계최하위의 저출산 등 심각한 문제점을 가진 몇가지를 든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큰 위기를 든다면 누구나 저출산을 손꼽는다.
사실 먹고사는 문제나 사회구성원들의 사기, 안전문제 등은 노력과 개선으로 해결의 여지가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저출산문제는 우리사회의 뿌리가 사라지는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사회는 2천년대 들어 지금까지 1명의 여성이 일생동안 어린애를 출산하는 합계출산율이 1,30명이하로 초저출산 상태에 머물고 있다. 남녀가 결혼해서 1명 정도의 어린애를 낳는다는 것은 우리사회의 절대인구가 감소하고 언젠가는 이 땅에 우리국민이 살지 않는 날이 올 수도 있다는 절망의 미래를 예고하는 것이다. 이 보다 더 끔찍한 위기는 없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여야정치권에서 출산과 육아 등에 대한 각종 정책들을 쏟아내고 민간단체 등에서도 출산장려를 위한 홍보를 요란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어린애를 낳지않는 초저출산 상황이 15년째나 계속되는 것을 보면 이 같은 각종 정책들과 홍보활동이 무늬만 출산장려를 표방할 뿐 어린애 낳기에는 아무런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 같다.
특히 최근 3-5세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무상보육사업인 누리과정의 예산편성을 둘러싸고 정부와 야당성향 교육감들 간의 다툼은 가임연령의 젊은 여성들에게 충격적으로 비칠 것임이 분명하다.
이 누리과정은 젊은 부부의 출산과 양육에 따른 어려움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2012년부터 실시해오고 있지만 지금까지 예산확보 문제로 여야 정치권과 정부, 야권 교육감 간에 해마다 분란이 계속되고 있다.
영유아의 보육지원사업은 선거 때도 여야를 막론하고 공약으로 지원키로 했지만 선거가 끝난 뒤에는 법적 책임문제를 들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서로 미루고 있는 것이다. 법적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는 법률전문가가 아닌 젊은 부부들로서는 시비를 가리기 힘들겠지만 여야 정치권이 영유아들과 그 부모들을 볼모로 정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분명 정치적 속임수임을 알아차릴 것이다.
결혼적령기의 젊은 남녀가 결혼을 포기하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결혼해도 출산을 기피하거나 늦추는 이유 중의 하나가 육아의 어려움에도 있다. 이 같은 정치권의 배신과 무책임은 오히려 저출산을 가속화시킬 가능성마저 있다. 출산과 육아정책 마저 정쟁의 수단으로 생각한다면 이는 국가와 민족의 기반을 망치려는 작태인 것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벌이고 있는 무상보육예산 싸움은 우리 국민들이 눈을 부릅뜨고 살펴야 하고 토론회 등을 통해 반드시 시비를 가려야한다. 국민을 속이는 정파에 대해서는 반드시 표로써 응징해야 한다. 말로는 아이낳기를 권장하면서 속셈은 표 얻기에만 관심을 가진 정치집단은 반드시 퇴출시켜야 할 것이다.
무상보육에 대한 정치권의 무책임은 결국 아이 낳기에 대한 사회지도층의 권장이 진정성 결여로 비춰질 수밖에 없고 그것은 어린이들의 소중함을 절감치 못하는 사회분위기와도 연관이 있는 것 같다.
최근 인천의 11세 소녀에 대한 부모학대사실이 불거지면서 짐승 같은 아버지에 대한 충격은 물론 학교와 주변 이웃들이 이를 알고도 신고치 않은 것은 무상보육 속임수와 같은 사회 전체의 수치다. 출산과 육아에 대한 절박한 국민적 성찰 없이는 희망없는 나라가 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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