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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2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는 우리나라 부채문제 관리의 시급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가계부채 규모가 큰 폭으로 늘었고 기업 역시 재무구조의 안정성이 저하된 상태다. 이에 따라 금융시스템의 잠재위험도 증가하고 있다.
금융안정지수(FSI·높을수록 불안정)는 지난 4월 3.5에서 10월 현재 5.0 수준으로 올랐다. '주의' 단계의 임계치인 8보다는 낮지만 5개월 만에 1.5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무엇보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것이 가계부문 재무 건전성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9월 말 현재 가계부채 규모는 1천166조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10.4% 늘어났다. 처분가능소득을 부채상환에 지출하는 비율도 2분기 중 41.4%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포인트 올랐다.
기업들의 성장성과 재무 건전성도 크게 악화됐다. 올 상반기 기업 매출액은 마이너스 7.1%로 뒷걸음질 쳤다. 매출 감소는 기업들의 부채 증가로 이어졌다. 부채비율이 200%인 기업의 비중은 작년 말 12.3%에서 지난 6월 말엔 12.9%로 상승했다.
만성적 좀비기업은 최근 5년 새 710개가 늘어나 2천500개를 넘어섰다. 좀비 기업이 늘었다는 것은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도 내지 못하고 대출로 연명하는 기업이 증가했다는 얘기다. 따라서 금리가 오를 경우 이들 기업은 치명적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 올 상반기 위험기업이 가진 위험부채가 전체 기업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2%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의 16.9%보다 4.3%포인트나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시장금리가 1.5%포인트 오르면 위험기업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국내 경기마저 급격하게 둔화한다면 기업들의 유동성 부족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신용 창출을 통한 경기 부양은 이제 한계점에 도달했다. 빚을 내 부동산시장을 떠받치도록 유도하는 과정에서 가계와 기업 부채를 마냥 늘려갈 수만은 없다. 정부가 시급하게 부채 관리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정부는 부채 관리를 강화했다가 자칫 부동산시장이 얼어붙고 부실기업과 신용불량자가 늘어날 경우 국가 경제 전체가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걱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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